시민사회단체·공단 노조 합동 기자회견 "원격의료·의료영리화 주장하던 인물, 즉각 임명철회" 촉구

국민건강보험공단 성상철 이사장이 얼어붙은 노조의 마음을 녹이지 못했다. 원천 봉쇄된 출근길 탓에 결국 발길을 돌려야 했다.

출근 저지에 성공한 노조원들은 무상의료본부, 보건의료노조 등 시민사회단체까지 합세하면서, 성 이사장 몰아내기에 더욱 박가를 가했다.
 

▲ 건보공단 성상철 이사장의 첫 출근길이 노조원들에 의해 막힌 모습.

2일 건보공단 성 이사장은 오전 8시30분께 노조원 80여명에게 둘러쌓여 출근이 저지됐다. 이후 15분 가량의 대치 끝에 성 이사장이 국회로 발길을 돌리자, 공단 노조와 시민사회단체가 오전 10시30분부터 공동으로 임명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파의 첫 출근길은 험난하기만 했다. 공단 1층 로비에 바리케이트를 친 유재길 노조위원장은 "공단 안에서 만일의 폭력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행동을 조심해달라"며 "그 책임은 모두 사측에 있다"고 경고했다.
 

▲ 공단의 1층 로비 역시 노조측에서 성상철 이사장의 출근길 저지를 위한 바리케이트를 치고 있다.

노조원들이 성 이사장의 검은 차량을 막고 있어 공단으로의 진입자체가 어려워지자 설정곤 총무상임이사가 중재에 나섰다.

설 이사는 노조원들을 향해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게 한 다음 말로 오해를 풀자"고 설득했다.

하지만 유 위원장은 "대화를 하려면 진작에 했어야 했다. 이제와 출근길이 막히니 대화를 하자는 것은 무슨 소리냐"고 반문했고, 옆에 있던 노조원들도 비판을 제기했다.
 

노조원 바리케이트...시민사회단체 참가로 더 '철옹성'

▲ 건보공단 노조-무상의료본부·보건의료노조·경실련 합동 기자회견.

15분간 노사간의 언쟁이 계속됐지만 성 이사장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결국 지난 1일 노사간 화합을 주장하며 '소통'을 강조했던 성 이사장은 굳건한 의지를 뒤로 한채 국회로 발길을 돌렸다.

성 이사장은 돌아가는 길에 기자들에게 "대치상황은 곧 풀린다.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일단 오늘은 국회로 돌아가 업무를 보겠다"고 밝혔다.

▲ 건보공단 사보노조 유재길 위원장.

공단 1층을 점거한 노조는 무상의료운동본부, 보건의료노조, 경실련,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의 방문으로 더 힘을 얻었다.

노조와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성상철 이사장은 수차례 건보공단을 병원산업이 좌지우지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폄하한 바 있다. 게다가 병협회장 취임 당시 '민간보험 활성화'를 주장했던 인물이기도 하다"면서 "의료영리화는 물론 유헬스산업협회장을 역임할 때는 '원격의료'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 이사장이 본격적인 업무를 보는 순간 의료산업계와 원격의료를 위한 건강보험으로 전락하고, 11조원의 흑자는 곧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비판했다.

따라서 "당장 박근혜대통령은 성 이사장 임명에 대해 사과하고, 즉각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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