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의학회 김동찬 신임 회장의 취임 포부

전담전문의 배치 의무화, 적정성 평가 등 시행예고
원가 50%인 수가, 입원료 9만 6700원 "병원 책임만 탓할 수 없어"

“2008년도에 세부전문의 인증이 시작되면서 중환자의학을 열심히 하는 의사들이 많아졌습니다. 상급종합병원 기준에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배치 의무화가 입법예고되면서 더욱 활성화될 조짐입니다. 학회의 이해라기보다는, 생사가 달린 중환자실의 수준을 끌어올리도 지원책이 뒤따랐으면 합니다.”

▲대한중환자의학회 김동찬 신임 회장


이달부터 임기 2년간 대한중환자의학회를 새롭게 이끌게 된 전북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동찬 교수는 이번 입법예고를 두고 중환자실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계기라고 해석했다.

제도가 병원에 어우러져서 정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학회의 가장 큰 임무다. 중환자실 전담전문의가 지정됐지만, 세부전문의가 근무해야 하는 조건은 아니다. 대신 중환자실 교육, 관리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학회가 맡게 됐다. 

전담전문의 배치는 8~9월경 시작되며, 이를 위한 중환자실 적정성평가 사전 의견수렴도 진행 중이다. 그만큼 정부에서도 중환자실 관리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회는 중환자실에 근무했던 이들이 존재가치를 인정받게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김 회장은 “법적 기준을 마련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라며 “중환자실 기준을 상향시키고 정부 지원을 주장해 의사들만의 이해가 아니라 환자들도 이득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의사, 간호사, 약사 등이 모두 자긍심을 가지고 중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중환자실의 질은 '극과 극'이다. 외국에 비해 뒤지지 않을 정도의 시설, 설비, 인력구조를 가진 곳이 있다. 반면, 중환자실이라고 이름 붙이기조차 의문스러운 곳도 있다. 그만큼 수가 문제는 매우 크다. 적절한 중환자실 수가가 책정된다면 아직 부족한 병원들도 빠르게 질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회장은 “성인 중환자실 입원료가 하루에 고작 9만6700원이고, 중환자실 원가보전율이 50% 수준이다. 그만큼 병원에만 중환자실 기준 향상 책임을 돌릴 수는 없다. 의료 질을 높이면서 국민건강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가되, 현실적인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즉, 대형병원 중환자실만 선진화되고 나머지는 탈락되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중환자실 적정성평가 역시 이를 토대로 이뤄지며, 지원책 필요성에 대한 주장을 병행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정부가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질환의 마지막을 좌우하는 곳이 바로 중환자실이다. 전체 중환자실 체제나 수가를 개선해야 한다”라며 “대신 정부에도 중환자실 수가가 낮다는 주장만 해서 될 일은 아니다.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배치로 의료비용이 감소했다는 것도 논문으로 증명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진료과간 갈등없이 ‘화합’하는 학회 강조

중환자의학회는 호흡기내과, 마취통증의학과, 외과, 응급의학과, 영상의학과 등 여러 진료과가 한데 어우러지는 것이 가장 큰 자랑이다. 그만큼 갈등없이 화합하는 학회로 성장해왔다. 

김 회장은 “과간 갈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라며 "임원 역시 이사 활동을 하면서 진료과가 아닌 역량에 따라 추천에 의해 선임된다. 경쟁으로 결정되는 일은 없다”고 소개했다. 
  
마찬가지로 ‘화합‘을 주요 책무로 회장이 된 그의 임기 중 소망은 보건당국과 합동회의를 통해 5~10년을 내다보는 우리나라 중환자의학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현재로선 정책적인 결정이 뒤따라줘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정부기관과 중환자의학 체제 정립을 위해 정례적이고 허심탄회한 이야기할 수 있는 심포지엄을 만들고, 서로 간의 이해도를 높이고 싶다”며 “환자안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중환자실 제도 마련에 힘쓰겠다”고 부연했다.

내년 세계학회의 성공적인 개최도 준비하게 된다. 다학제로 구성된 학회에서 세계학회까지 유치하게 되면 더욱 큰 학회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 회장은 “회장의 리더십 외에 회원들의 팔로우십도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회장과 회원의 관계가 아니라, 모든 회원들이 중환자의학 발전을 위한 공동체라는 생각으로 서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며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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