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비만학회 춘계학술대회 8~9일 개최
홍준화 교수팀, 큐시미아+SGLT-2 억제제 체중 조절 효과 평가
큐시미아 단독요법보다 3·6개월 체중 감소 커

▲대전을지대병원 홍준화 교수(내분비내과)는 8~9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대한비만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The Beneficial Effect of SGLT2i and Phentermine-topiramate FDC Combination Therapy'를 주제로 발표했다. 
▲대전을지대병원 홍준화 교수(내분비내과)는 8~9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대한비만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The Beneficial Effect of SGLT2i and Phentermine-topiramate FDC Combination Therapy'를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10% 이상 체중을 줄이며 비만대사수술과 맞먹을 정도의 효과를 보고한 비만치료제들이 등장했지만 국내 도입은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기존 약제의 병용요법이 비만 환자의 체중을 줄이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주목받는 병용요법은 식욕억제제인 큐시미아(성분명 펜터민/토피라메이트)와 항당뇨병제로 개발된 SGLT-2 억제제다.

국내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소규모 연구에서 큐시미아+SGLT-2 억제제 병용요법은 큐시미아 단독요법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컸고 체지방량과 요산 수치도 줄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을지대병원 홍준화 교수(내분비내과)는 이 같은 연구 결과를 8~9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대한비만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식욕억제 '큐시미아'+대사조절 'SGLT-2i', 체중 조절 혜택 클까?

큰 체중 감량 효과로 비만 치료의 게임체인저로 평가되는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젭바운드(티르제파타이드) 등은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지만 국내에 들어오지 않았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제의 체중 조절 효과는 이들에 미치지 못한다.

항당뇨병제에서 비만치료제까지 영역을 넓힌 GLP-1 수용체 작용제 삭센다(리라글루타이드)는 5%의 체중 감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항당뇨병제로 개발된 SGLT-2 억제제는 체내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지만 체중은 약 3kg 감소에 그친다.

홍 교수는 "SGLT-2 억제제는 체중 감량 효과가 있지만 5% 이상 감소라는 벽을 넘지 못했다. 이 때문에 SGLT-2 억제제는 비만 적응증을 받지 못했다"며 "식욕을 억제하는 약제와 대사를 조절하는 약제 병용요법이 혜택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에 큐시미아와 SGLT-2 억제제 병용요법이 비만을 치료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큐시미아+SGLT-2i 병용군, 체중·요산 수치 함께 줄어

▲대전을지대병원 홍준화 교수.
▲대전을지대병원 홍준화 교수.

홍 교수는 큐시미아와 SGLT-2 억제제 병용요법(SGLT-2 억제제 병용군)의 체중 감량 효과를 큐시미아 단독요법(큐시미아 단독군)과 비교한 소규모 연구 중간 분석 결과를 이번 학술대회에서 공개했다.

2021년 12월~2024년 2월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비만한 환자 총 57명이 연구에 모집됐다.

큐시미아 단독군은 33명으로, 당뇨병 환자는 14명, 비당뇨병 환자는 19명이었다.

SGLT-2 억제제 병용군은 24명으로, 당뇨병 환자는 9명, 비당뇨병 환자는 15명이 포함됐다. SGLT-2 억제제는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 25mg과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 10mg을 사용했다.

중간분석 결과, 3개월째 체중 감소율은 큐시미아 단독군 5.60%, SGLT-2 억제제 병용군 8.32%, 6개월째에는 각 8.49%와 12.63%로 조사됐다. 

체성분 분석에서 근육량은 큐시미아 단독군이 3개월째 3.10%, SGLT-2 억제제 병용군이 6.36%, 체지방량은 각 7.99%, 11.86% 줄었다. 6개월째 근육량은 큐시미아 단독군이 4.82%, SGLT-2 억제제 병용군이 8.02%, 체지방량은 각 14.67%, 20.72% 줄었다. 

새롭게 확인된 결과는 체중이 줄면서 요산 수치도 함께 감소했다는 것이다. 3개월째 요산 수치는 큐시미아 단독군 0.49mg/dL, SGLT-2 억제제 병용군 1.33mg/dL, 6개월째에는 각 0.45mg/dL와 1.48mg/dL 줄었다.

비당뇨병 환자만 분석한 결과도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3개월째 체중 감소율은 큐시미아 단독군 5.83%, SGLT-2 억제제 병용군 9.04%, 6개월째에는 각 9.18%와 13.36%로 조사됐다. 비당뇨병 비만 환자는 큐시미아와 SGLT-2 억제제를 병용하면 10% 이상의 체중 감량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요산 수치도 유의하게 줄어, 3개월째 큐시미아 단독군 0.74mg/dL, SGLT-2 억제제 병용군 1.26mg/dL 감소했고, 6개월째에는 각 0.53mg/dL와 1.27mg/dL 줄었다. 

당뇨병 환자의 체중 조절 효과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3개월째 체중 감소율은 큐시미아 단독군 5.29%, SGLT-2 억제제 병용군 7.13%였고, 6개월째에는 각 7.55%와 11.81%로 파악됐다. 

3개월째 요산 수치는 큐시미아 단독군 0.15mg/dL, SGLT-2 억제제 병용군 1.43mg/dL, 6개월째에는 각 0.34mg/dL, 1.71mg/dL 감소했다.

SGLT-2 억제제, 감량된 체중 유지에 긍정적 영향 기대

이번 연구에서 큐시미아와 SGLT-2 억제제를 병용했을 때 전체 환자군, 비당뇨병군 그리고 당뇨병군 모두에서 체중 및 체질량지수(BMI) 감소 효과가 유의하게 큰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요산 수치도 함께 감소한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 

그는 "체중 조절에 따른 요산 수치 변화의 경우, 기전적으로 명확하지 않지만 체지방량이 줄어들 때 지방증(adiposity) 수치가 줄거나 크기가 작아지면서 혈중 요산 수치가 낮아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SGLT-2 억제제 투약 시 요산 배설이 증가해 신장보호 효과나 심부전 혜택 등이 나타난다는 추정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큐시미아와 SGLT-2 억제제를 병용하면 체중 감량에 비례해 추가적인 근육량 감소가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체지방량 감소를 보여주는 기울기는 당뇨병 동반 비만 환자에서 큐시미아와 SGLT-2 억제제 병용했을 때 커지는 양상이 나타났다"면서 "내장지방 또는 체지방량을 줄이면서 요산 수치를 낮춰야 하는 당뇨병 동반 비만 환자라면 큐시미아와 SGLT-2 억제제 병용요법이 도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체중 감량 이후 유지요법으로 SGLT-2 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했다. 새로운 비만치료제는 체중을 크게 줄일지라도 중단하면 다시 늘어날 수 있는데, SGLT-2 억제제는 소변 중 포도당 배설로 지속적인 칼로리 소실을 유발하기에 감량된 체중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SGLT-2 억제제를 계속 사용하면 300~500kcal가 배출돼 지속적인 체중 감량 유지에 SGLT-2 억제제가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큐시미아를 중단한 이후에도 SGLT-2 억제제 단독요법을 지속하면 체중이 다시 늘어나지 않고 유지되는 장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허용 범위 밖의 이야기일지라도, 비당뇨병 비만 환자에게 큐시미아와 SGLT-2 억제제 병용요법이 치료옵션이 될 수 있다"면서 "안정적으로 접근한다면, 공복이 3일 이상 계속되거나 저탄소식이를 지속하는 환자, 충분한 수분 섭취를 유지하는 환자에게 체중 조절 효과를 기대하면서 두 가지 약제 병용요법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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