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NORAMIC 연구 하위분석 결과 공개
5일 경구 투여 시 코로나19 치료 충분치 않아

MSD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
MSD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MSD 경구용 코로나19(COVID-19) 치료제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나비르)가 또 다시 악재를 맞았다.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라게브리오는 초기 코로나19 감염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5일 치료로 바이러스 제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다.

지난해 초 코로나19 노출 후 예방요법 적응증 확대에 실패한 데 이은 결과다. 이로써 라게브리오가 국내에서 긴급사용승인 이후 추진 중인 정식 허가는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라게브리오 5일 치료, 코로나19 바이러스 제거 '불충분'

최근 Nature Communication에는 라게브리오 PANORAMIC 연구의 하위분석 결과가 실렸다. 

이 연구는 영국에서 코로나19 환자 577명을 대상으로 라게브리오 5일 치료군과 항바이러스제 투여 없이 일반적 치료를 받은 환자군의 바이러스 샘플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라게브리오군은 일반 치료군에 비해 코로나19 감염 초기 코로나19 바이러스 수치를 더 빠르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라게브리오군은 치료 5일차에 14%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제거된 반면, 일반치료군은 2%에 불과했다.

하지만 문제는 라게브리오군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소 속도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치료 9일차 라게브리오군의 48%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라진 반면, 일반치료군은 56%로 라게브리오를 앞질렀다. 특히 라게브리오군은 일반치료군에 비해 코로나19 돌연변이가 더 많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코로나19 감염 및 치료 후 스파이크 단백질 항체 수준을 조사한 결과, 라게브리오군은 치료 종료 후 항체 수치가 6200U/mL이었던 데 비해 일반치료군은 8400U/mL에 달했다.

연구팀은 치료 초기 바이러스 양을 낮춘 만큼 인간의 면역 체계가 강한 반응을 가질 필요가 없었고, 결과적으로 더 적은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 항체를 생성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결국 라게브리오로 치료받은 코로나19 환자는 스파이크 단백질 항체 수준이 일반치료군보다 낮아 코로나19 재감염이 쉽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연구를 진행한 영국 런던대학교 Joseph Standing 교수는 "치료 후 최대 9일 동안 채취한 샘플에서 코로나19 돌연변이 바이러스를 배양할 수 있었다"며 "이는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라게브리오를 복용한 환자가 다른 환자에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5일 동안 라게브리오 치료 후에도 코로나19 감염 환자의 몸 속에 바이러스가 남아 있다는 것은 5일 치료법이 환자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제거할 만큼 길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많은 수의 환자가 라게브리오로 치료받는다면 인간의 면역 체계를 더 회피하는 새로운 변종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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