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야마가타 계통 2020년 이후 미검출 때문"
글로벌 제약업계, 3가 전환에 국내 제약업계도 준비 중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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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2025년 사라질 것으로 전망됐던 3가 인플루엔자 백신이 반전을 맞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24년 남반구 인플루엔자 시즌 입찰 백신을 3가로 전환할 것을 권고하면서부터다. 이에 따라 2024~2025년 북반구 인플루엔자 시즌 입찰 역시 기존 4가에서 3가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라질 전망이었던 3가 독감백신의 부활

인플루엔자 백신은 인플루엔자 H1N1, H3N2 등 2개의 인플루엔자 A형과 인플루엔자 B형을 예방할 수 있도록 3가 백신으로 공급돼 왔다.

이후 2012~2013년 북반구 인플루엔자 시즌과 2013년 남반구 인플루엔자 시즌부터 4가 백신으로 전환해 공급하라는 권고가 내려지면서 현재까지 글로벌 독감백신 시장은 4가 백신으로 공급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오는 2025년이면 3가 독감백신은 시장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데이터가 발표한 '계절성 독감백신 글로벌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7대 주요국가의 계절성 독감백신 시장은 오는 2025년 5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2025년 3가 독감백신이 사라지고, 4가 백신과 고용량 제품이나 면역증강제가 포함된 백신이 대체할 것으로 전망됐다.

4가 독감백신 권고 10년 후 대세는 바뀌는 분위기다. WHO가 현재 공급 중인 4가 백신에서 야마가타 계통 항원을 제외한 3가 백신으로의 공급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2020년 3월 이후 야마가타 계통 바이러스가 검출된 적이 없다는 이유다. 실제로 2020년 이전에는 빅토리아, 야마가타 등 인플루엔자 B형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퍼진 바 있다.

이에 따라 인플루엔자 B형에는 야마가타 계통 항원이 제외된 빅토리아 계통 항원만 포함된다.

WHO 인플루엔자 백신 구성 자문위원회는 "2020년 3월 이후 야마가타 계통 바이러스의 자연적 발생이 확인된 바 없다. 이는 감염의 가능성이 낮다고 봐야한다"며 "인플루엔자 백신에 야마가타 계통 항원을 포함시키는 것은 더 이상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유정란 방식 백신과 세포배양 방식 백신의 인플루엔자 A형 균주도 달라진다.

유정란 방식 백신에서는 인플루엔자 A/Victoria/4897/2022와 유사한 N1H1 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 A/Thailand/8/2022와 유사한 H3N2 바이러스를 포함할 것을 권장했다.

세포배양 방식 백신에서는 인플루엔자 A/Wisconsin/67/2022와 유사한 H1N1 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 A/Massachusetts/18/022와 유사한 H3N2 바이러스가 권고됐다.

인플루엔자 B 계통에서는 B/Austria/1359417/2022 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를 Victoria 계통으로 제안했다.

 

WHO 권고에 글로벌 제약사 준비 태세...국내 업계도 준비 중

WHO 권고에 따라 글로벌 제약업계는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CSL 시퀴러스는 2024~2025 인플루엔자 시즌 동안 모든 백신에서 야마가타 계통 항원을 제외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CSL 시퀴러스는 "인플루엔자 예방은 백신의 민첩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2024~2025년 인플루엔자 시즌을 앞두고 야마가타 항원을 제외한 3가 백신으로의 전환을 위해 보건당국과 협력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GSK는 2024~2025년 인플루엔자 시즌부터 4가 백신 대신 3가 백신으로 전환해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사노피는 3가 백신으로의 전환이 확실해지면 공급을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인플루엔자 균주 선정 이후 움직인다는 취지다.

국내 기업들도 3가 전환에 대비해 준비가 한창이다. 다만, 선제적이기 보다는 유행 균주 선정 등 3가로의 전환이 확실해지면 움직이겠다는 복안이다.

우선 GC녹십자는 글로벌 입찰 시장에서 3가 백신의 매출이 4가 백신보다 높은 상황인 만큼, 3가 백신으로 전환돼도 타격이 없는 상황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연중 내내 독감 백신을 생산 중"이라며 "균주 선정이 확실해지면 생산에 변화를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3월 유행 균주 등을 발표하는 만큼 현재로는 3가로의 전환을 확언할 수 없어 시장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균주 선정이 끝나고 3가 백신으로의 전환이 확실해지면 국내 기업들도 생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글로벌 인플루엔자 백신 파이프라인은 코로나19(COVID-19)를 기점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우선 모더나와 화이자, 노바백스는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를 동시 타깃하는 mRNA 기반 복합 백신을 개발 중이다. CLS 시퀴러스는 mRNA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인플루엔자 백신에 면역증강제와 고용량 항원을 결합한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미쓰비시다나베는 식물유래 바이러스 유사입자(VLP) 백신 개발에 나섰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계절성 인플루엔자 백신 파이프라인은 총 153개에 달한다. 하지만 3가 백신은 단 1개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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