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 베피로비르센, FDA 신속심사 대상 지정...임상3상 진행 중
다른 항바이러스제와 병용 효과 노려...backbone 치료제로 연구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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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평생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B형간염에 기능적 완치를 가능하게 할 신약이 등장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GSK 베피로비르센이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베피로비르센 단독 요법은 임상에서 다소 아쉬운 효과가 나왔으나, 다른 항바이러스제와 병용요법으로 완치에 도달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지난 12일 FDA는 베피로비르센을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했다. 베피로비르센은 GSK가 B형간염 완치제를 목표로 개발 중인 후보물질이다. 

B형간염의 기능적 완치란 B형간염 바이러스 DNA와 바이러스 단백질이 혈중에서 검출되지 않을 정도로 낮은 수치를 나타내고, 약물치료 없이도 면역계에 의해 조절 가능한 상태를 의미한다.

현재 B형간염 치료에는 뉴클레오타이드(NA)와 뉴클레오타이드 유사체(NAs) 등 경구용 항바이러스제가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치료제는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할 뿐, B형간염 표면 항원(HBsAg) 수치를 직접적으로 낮추지 못한다. 이에 기능적 완치율이 2~8%에 그쳐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는 상태다.

베피로비르센은 바이러스 RNA를 표적하는 삼중 작용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다. 체내 바이러스 DNA 복제와 혈액 내 HBsAg 수치 상승을 억제하며, 면역체계를 자극해 지속적인 반응 가능성을 높인다. 

2b상 결과 기능적 완치율 9~10%

단독 치료 효과 예상보다 낮아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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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K는 베피로비르센의 임상2b상 결과를 토대로 만성 B형간염의 의학적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FDA에 신속심사를 요청했다. 

2022년 11월에 공개된 임상2b상 B-Clear 연구는 NA 치료를 받았거나 받지 않은 만성 B형 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베피로비르센의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했다. 

참가자들은 베피로비르센 24주 간 매주 300mg 투여군, 300mg 12주 투여 후 150mg 12주 투여군, 300mg 12주 투여 후 위약 12주 투여군, 위약 12주 투여 후 300mg 투여군에 3:3:3:1로 무작위 배정됐다. 

1차 목표점은 24주 치료 후 새로운 항바이러스제 치료 시작 없이 HBsAg 수치가 검출 하한(Lower Limit of Detection, LLOD) 미만이면서 HBV DNA 수준이 정량 하한(Lower Limit of Quantification, LLOQ)에 도달한 환자의 비율이었다. 

총 457명의 참가자가 연구에 참여했으며 이중 NA 치료를 받은 환자가 227명, 받지 않은 환자가 230명이었다. 

NA 치료를 받은 참가자자 중 1차 목표점을 달성한 비율은 4개군에서 각각 6명(9%), 6명(9%), 2명(3%), 0명이었다. NA 치료를 받지 않은 참가자 중에서는 각각 7명(10%), 4명(6%), 1명(1%), 0명이 1차 목표점에 도달했다. 

1~12주 동안 주사 부위 반응, 발열, 피로, 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 수치 증가 등 이상반응은 위약군 보다 베피로비르센군에서 더 흔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24주 동안 매주 300mg의 용량으로 베피로비르센을 투여하면 만성 HBV 감염 참가자의 9~10%에서 지속적 HBsAg 및 HBV DNA 손실이 발생했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이 같은 결과는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낮은 효과다. 같은 해 발표됐던 중간 분석 결과에서 LLOD 및 LLOQ에 도달한 비율이 약 30%였던 것에 비해 수치가 크게 하락한 것이다. 

그럼에도 GSK는 베피로비르센이 완치제로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추가 연구를 진행해왔다. 현재 B-Clear 참가자를 추가로 33개월 동안 추적 관찰하는 B-Sure 연구를 통해 장기 효과 및 반응 지속성을 조사 중이다. 

이번 신속심사 신청에 B-Sure 연구 데이터 역시 함께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임상3상 B-Well 연구가 진행 중이다. 

B형간염 완치는 '병용'이 답?

베피로비르센, backbone 치료제로 연구 중

현재 개발 중인 여러 약제는 단독요법으로 B형간염의 기능적 완치를 완벽하게 유도할 수 없다는 점에서 병용치료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GSK 역시 베피로비르센의 단독요법뿐만 아니라 NAs와 병용요법을 통해 기능적 완치에 도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GSK는 "베피로비르센은 더 광범위한 환자 집단에서 기능적 완치를 위한 순차 요법의 잠재적인 백본(backbone) 치료제로 연구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개최된 미국간학회 연례학술대회(AASLD 2023)에서는 베피로비르센과 페길화 인터페론(PegIFN)의 순차 치료 효과를 평가한 임상2b상 B-together 연구 결과가 공개되기도 했다. 

연구는 베피로비르센과 PegIFN을 사용한 순차 치료가 B-Clear 연구에서 관찰된 베피로비르센의 효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 평가했다. 

참가자들은 두 군으로 나뉘어 24주(1군) 또는 12주(2군) 동안 주 1회 베피로비르센 300mg을 투여 받았다. 이후 최대 24주 동안 PegIFN 180mcg을 투여 받고, 24주(1군) 또는 36주(2군)의 후속 치료 여부를 평가했다. 

1차 목표점은 순차 치료 종료후 24주 동안 새로운 항바이러스제 치료 없이 HBsAg 및 HBV DNA 수치가 LLOQ 미만인 환자 비율이었다. 

10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1차 목표점 달성률은 1군 5명(9%), 2군(15%)로 나타났다. 베피로비르센에 반응한 환자들만이 재발 예방 효과를 통해 PegIFN 치료 혜택을 받았다. B-Together와 B-Clear 연구에서 환자들의 재발률은 1군에서 각각 58% 대 63%, 2군에서 0% 대 75%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베피로비르센과 PegIFN을 사용한 순차 치료는 베피로비르센 단독 치료에 비해 치료 외 반응이 개선됐다"며 "이는 베피로비르센 반응자의 재발 예방에 의해 유도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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