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이형성증후군 이어 급성골수성백혈병 연구도 중단
ENHANCE-3 연구 중간분석 결과, 사망 위험 증가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길리어드가 부단히 노력했던 CD47 단클론항체 마그롤리맙의 개발이 결국 중단된다. 여러 차례 심폐소생했지만, 환자에게 이점이 아닌 사망 위험만 높였기 때문이다.

마그롤리맙은 2020년 길리어드가 포티세븐을 49억달러에 인수하면서 확보한 CD47 단일클론항체다.

면역세포에 신호를 보내 암 세포의 면역 회피 기능을 강화하는 CD47 항원을 표적, 암 세포 파괴 능력을 높이는 기전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길리어드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환자를 대상으로 마그롤리맙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3상 ENHANCE-3 연구를 중단했다. 임상 연구 중단은 벌써 세번째다.

ENHANCE-3 연구 중단 배경은 전체생존(OS) 중간분석에 따른 것이다.

이 연구에는 이전에 치료받은 경험이 없고 집중 화학요법을 받을 수 없는 AML 환자를 대상으로 마그롤리맙+아자시티딘+베네토클락스 병용요법과 마그롤리맙+위약의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고자 했다.

중간분석 결과에 따르면 마그롤리맙+아자시티딘+베네토클락스 병용요법은 AML 환자들에게 무익했고, 오히려 감염과 호흡부전으로 인해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길리어드가 임상3상 ENHANCE-3 연구를 중단하면서 미국식품의약국(FDA)은 마그롤리맙 관련 골수이형성증후군(MDS)와 AML에 대한 모든 연구를 완전한 임상 보류 상태로 전환했고, 길리어드는 결국 개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길리어드는 "MDS 환자 대상 ENHANCE 연구, TP53 돌연변이 AML 환자 대상 ENHANCE-2 연구, AML 환자 대상 ENHANCE-3 연구까지 마그롤리맙의 사망 위험이 증가했다"며 "마그롤리맙의 추가적인 개발을 추진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패 거듭했던 마그롤리맙

많은 기대를 받았던 것과 달리 마그롤리맙의 개발 과정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2021년 1월 FDA의 MDS 환자를 대상으로 마그롤리맙+아자시티딘 병용요법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 임상3상 ENHANCE 연구를 부분 보류 조치한 게 시작이었다. 당시 연구의 중간분석 결과 예상하지 못한 심각한 수준의 부작용(SUSAR)이 보고됐다.

이로 인해 ENHANCE, ENHANCE-2, ENHANCE-3 연구를 비롯해 MDS 환자 대상 임상1b상, 골수성 악성종양 환자 대상 임상2상 등 총 5건의 임상연구가 일시적으로 중단됐었다.

당시 길리어드는 AML을 비롯해 고형종양 등 다양한 유형의 암에 마그롤리맙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한다는 방침이었다.

실제로 2021년 4월 FDA가 임상 연구 부분 보류 조치를 해제하면서 희망의 불씨가 살아나기도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마그롤리맙 개발 중단을 결정한 길리어드는 연구에 참여한 환자에게 마그롤리맙 치료를 중단했고, 이들을 위한 치료를 위해 논의에 돌입할 예정이다.

길리어드는 "ENHANCE 연구 중단은 혈액암 치료의 복잡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연구에 참여해 준 환자와 연구자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편, 길리어드는 ENHANCE-3 연구의 하위분석을 진행 중이며, ENHANCE 연구 프로그램 주요 결과와 함께 곧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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