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로비드 CDC 등 몇몇 연구에서 질환 위험도 낮추는 효과 입증
미국 연구팀, 성인의 롱코비드 발병 확률 낮추지 못해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시기 힘을 발휘했던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인 팍스로비드(성분명 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가 롱코비드(long Covid)에서는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확진 후 3개월 안에 발생해 최소 2개월간 증상이 지속되는 후유증을 '롱코비드'라고 정의하고 있다. 대표적 증상으로 기침, 후각·미각 변화, 피로 등이 꼽힌다. 

최근 롱코비드를 겪는 환자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팍스로비드가 연구마다 각기 다른 결괏값을 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팍스로비드, 롱코비드 증상 감소 

초기 연구에서는 팍스로비드가 롱코비드에 효과가 있는 연구들이 주를 이뤘다. 

2022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보훈병원 연구자들이 보훈병원에 등록된 환자 중 팍스로비드 치료받은 환자(9217명)와 코로나19 감염 후 1개월간 항바이러스제 치료나 항체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4만 7123명)을 비교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5일 이내에 팍스로비드를 투약하면 기침 등 롱코비드 증상이 2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망률과 입원율도 낮췄는데, 코로나 확진 후 30일~90일이 지난 시점의 사망률과 입원율은 각각 48%와 30% 감소했다. 

지난해 3월 JAMA Internal Medicine에도 팍스로비드가 롱코비드에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가 게재됐다.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임상역학센터 Yan Xie 박사 연구팀이 재향군인회 데이터를 후향적으로 분석한 결과, 중증 질환 위험이 있는 고령자에게 팍스로비드를 투여하면, 코로나19 이후 질환 발생 위험이 약 25% 감소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5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사례-대조군 연구에서도 코로나19 이후 질환 위험도가 약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다른 양상 보이는 팍스로비드 

계속 청신호를 그리던 팍스로비드가 최근 적신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4일 Medical Virology에 팍스로비드가 백신접종 후 입원하지 않은 성인의 롱코비드 발병 확률을 낮추지 못했다는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미국 UCSF의대 Matthew Durstenfeld 교수 연구팀이 미국 'UCSF COVID-19 Citizen Science study(CCS)'에 등록된 환자 중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고, 입원하지 않은 환자 중 코로나에 걸린 환자를 대상으로 팍스로비드를 투여했다. 이들에게 롱코비드 증상, 코로나 회복 증상, 양성 반응이 지속된 기간 등을 설문으로 조사했다. 

이들 중 연구 기준에 맞는 환자는 4684명으로 팍스로비드 치료를 받은 환자는 988명(21.1%), 치료받지 않은 환자는 3696명(78.95)이었다. 이후 롱코비드 조사(n=1611)에서 치료받은 환자는 353(35.7%), 치료받지 않은 환자는 1258(34.0%)으로 조사됐다.

또 롱코비드 증상을 보고한 환자는 각각 57(16.1%), 176(14.0%)였다. 1611명 중 연령(중앙값)은 55세였고, 66%가 여성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이 롱코비드 증상으로 보고한 것은 피로, 숨이 가쁨, 혼란, 두통, 미각과 후각의 변화 등이었다. 

박스로비드 
박스로비드 

연구 결과, 롱코비드 상황에서 팍스로비드 치료는 증상 개선에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OR: 1.15; 95% CI: 0.80~1.64; p=0.45).

구체적으로 팍스로비드로 치료한 군(16%)과 치료받지 않은 군(14%)의 증상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팍스로비드를 복용한 군과 복용하지 않은 군 모두 코로나 증상이 오래 지속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소수의 환자에게서 심각한 롱코비드 증상이 보였는데, 팍스로비드를 투여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팍스로비드 치료로 증상이 개선된 일부 환자 중 21%가 코로나 증상이 다시 재발(Paxlivid rebound)됐다. 

CDC는 5일 동안 전체 치료 과정을 거친 후 코로나 증상이 다시 나타나거나, 이전의 음성 테스트에서 이후 양성 반응을 보인 경우를 재발이라 정의한 바 있다. 

한가지 이상의 롱코비드 증상을 보인 환자는 재발 증상이 있는 환자 10.8%, 재발 증상이 없는 사람은 8.3%로 차이를 보였다. 

음성 판정 및 치료를 완료한 후 항원 검사를 반복한 참가자 중 25.7%가 재발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타났다. 총 26.1%가 재발 증상 또는 테스트에서 양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우리는 이전에 보고 된 것보다 재발 비율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지만 치료 후 재발이 롱코비드 증상에 미치는 영향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