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이비인후과 연구팀, 호중구 세포외 덫의 기저세포 영향 분석
“호중구 많이 침윤된 동양인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전략 제시할 것”

신현우 교수(이비인후과), 임수하 박사과정

[메디칼업저버 박서영 기자]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호중구 세포외 덫’이 기저세포를 증식시켜 만성 부비동염의 발생과 악화를 촉진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호중구 세포외 덫은 세포사멸 과정에서 방출되는 세포 내 성분으로, 과도하게 방출되면 세포 손상이나 염증, 세포 증식을유발해 만성 부비동염 혹은 폐쇄성 폐 질환 등 다양한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신현우 교수팀(임수하 박사과정)은 기능적 내시경 부비동 수술을 받은 만성 부비동염 환자를 대상으로 코 조직과 콧물에서 호중구 세포외 덫의 발견 빈도와 기저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고 28일밝혔다.

만성 부비동염은 전 세계 인구 중 약 10%가 보유하고 있는 질환으로, 코폴립 존재 여부에 따라 분류된다.

호중구 세포외 덫은 비강상피세포 내 기저세포의 과증식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중구 세포외 덫은 비강상피세포 내 기저세포의 과증식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양인은 주로 호산구성으로 나타나는 것에 비해 동양인은 호중구성으로 많이 나타난다. 주요 증상은 코막힘, 콧물, 얼굴통증, 후각 감퇴 등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을 수 있으며, 약물 및 수술적 치료 후에도 질병의 재발률이 높다.

이전에는 호산구성 만성 부비동염 관련 연구가 대부분이었으나, 호중구가 만성 부비동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부족한 실정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기능적 내시경 부비동 수술을 받은 45명의 만성 부비동염 환자의 코조직과 콧물, 비강 상피세포 및 기저세포에서 호중구 세포외 덫이 얼마나 발견되는지 각각 확인했다.

그 결과, 정상군에 비해 코폴립이 있는 만성 부비동염 환자군의 코조직에서 호중구 세포외 덫이 10배 이상 빈번하게 관찰됐으며, 대부분 비강 상피세포층 부근에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호중구 세포외 덫이 많은 부위에서 상피세포가 두꺼워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호중구 세포외 덫이 기저세포 과증식을 유도할 것이라 예상한 연구팀은 정상인의 코조직에서 상피세포를 분리·분화시킨 후 호중구 세포외 덫을 처리해 기저세포 수의 변화를 확인했다.

확인 결과, 호중구 세포외 덫은 비강상피세포 내 기저세포의 과증식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호중구 세포외 덫과 기저세포의 수와 층이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기저세포의 과증식은 만성 부비동염 악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추가적으로 연구팀은 호중구 세포외 덫 억제제의 역할을 확인하기 위해 호중구성 코폴립 쥐 모델을 활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호중구 세포외 덫 억제제는 코폴립의 개수 감소와 염증 및 상피세포 증식의 완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현우 교수(이비인후과)는 “이번 연구를 통해 호중구 세포외 덫은 체내를 보호하는 비강상피세포 내 기저세포 과형성을유도하며, 호중구 세포외 덫을 억제하면 비강상피세포를 보호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며 “이는 호중구가 많이 침윤돼 있는 동양인 만성 부비동염 환자에서 새로운 치료 전략 및 신약 후보 물질을 제안해 효과적인 치료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알레르기 및 임상면역학 저널(The 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 연구 사업’ 및 ‘기초연구실 지원 사업’, 그리고 서울대병원의 ‘중점 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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