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앤디파마텍 엑세나타이드 변형 제제 'NLY01' 임상2상 결과 발표
NLY01 투약 36주째 결과, 위약 대비 증상 개선 효과 없어
60세 미만 젊은 환자군은 운동능력 개선할 수도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당뇨병과 비만 치료에서 활약을 펼친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제제)가 파킨슨병 치료제로 변신을 노리지만 성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GLP-1 제제인 엑세나타이드를 변형한 NLY01가 파킨슨병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는지 평가한 임상2상 결과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다.

하위분석에서 젊은 환자는 NLY01 치료로 운동기능이 개선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지만,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NLY01은 국내 바이오신약 개발회사인 디앤디파마텍의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로, 이번 임상2상은 미국 자회사 뉴랄리를 통해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Lancet Neurology 2024년 1월호에 실렸다(Lancet Neurol 2024 Jan;23(1):37~45).

파킨슨병 평가척도 점수 변화, NLY01군과 위약군 차이 없어

NLY01은 GLP-1 제제인 엑세나타이드에 페길화(PEGylated)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반감기를 늘린 뇌 침투성 장기 지속형 제제다. NLY01는 신경염증 반응의 원인인 미세아교세포(microglia)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성상교세포의 과활성화 과정을 선택적으로 차단해 신경 독성물질 분비를 막는다. 

이번 36주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 임상2상은 미세아교세포가 파킨슨병 발병 기전과 관련됐다는 근거가 쌓이면서 NLY01이 미세아교세포 기능을 약화시켜 파킨슨병 진행을 막을 수 있는지 평가하고자 진행됐다.

연구에는 2020년 1월 28일~2023년 2월 16일 미국 내 58곳 이상운동질환 클리닉에서 치료받지 않은 초기 파킨슨병 환자 255명이 모집됐다. 이들은 파킨슨병에 대한 영국 뇌은행 또는 이상운동질환학회 연구 기준을 충족했다.

전체 참가자는 NLY01 2.5mg 또는 5.0mg 투약군과 위약군에 1:1:1 비율로 각 85명씩 무작위 배정됐다. 위약군 중 1명은 치료가 이뤄지지 않아 분석에서 제외됐다.

최소 1회 용량으로 치료받은 모든 환자가 1차 분석 대상이었다. 1차 분석 시 1차 효능 목표점은 등록 당시 대비 36주째 파킨슨병 평가척도(MDS-UPDRS)에서 파트2와 3 합계 변화로 정의했다. 파트2는 일상생활에서의 운동 경험을, 파트3는 운동성 검사 결과를 평가한다.

이어 이상반응, 활력 징후, 심전도검사, 임상검사실평가, 신체검사와 자살경향성, 졸림, 충동성, 우울증 등 척도를 기록해 안전성을 확인했다.

36주째 1차 효능 목표점 평가 결과, NLY01 2.5mg군과 5.0mg군의 점수 변화는 위약군과 다르지 않았다. 위약군과 비교한 MDS-UPDRS 파트2 및 3 합계 점수차는 NLY01 2.5mg군 -0.39(95% CI -2.96~2.18; P=0.77), 5.0mg군 0.36(-2.28~3.00; P=0.79)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다만, 하위분석에서 60세 미만 환자군은 NLY01이 운동능력을 개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이들에서 36주째 MDS-UPDRS 파트2 및 3 합계 점수는 두 가지 용량 NLY01군이 위약군보다 의미 있게 감소한 것. 

치료 후 발생한 이상반응(TEAE) 발생률은 NLY01 2.5mg군 84%, 5.0mg군 93%, 위약군 87%로 모든 군이 비슷했다.

NLY01군에서 가장 흔하게 관찰된 이상반응은 위장관계 장애로, 2.5mg군 61%, 5.0mg군 75%였고 위약군은 36%로 조사됐다.

전체 환자군에서 가장 흔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구역으로, NLY01 2.5mg군 39%, 5.0mg군 58%, 위약군 19% 발생했다. 연구 기간 동안 사망 사례는 없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로완대학 Andrew McGarry 교수는 "임상2상 결과, NLY01 2.5mg과 5.0mg은 위약과 비교해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 및 비운동 기능을 개선하지 못했다"며 "다만 하위분석에서 젊은 환자라면 NLY01 치료 시 운동기능이 개선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 이러한 탐색적 관찰 결과가 재현될지 판단하려면 향후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독일 괴팅겐대학 의학센터 Claudia Trenkwalder와 Brit Mollenhauer 교수는 논평을 통해 "GLP-1 제제를 파킨슨병 치료제로 활용하기 위한 한 가지 전략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환자군을 잘 선택하는 것일 수 있다. 예로, 높은 염증활성을 보이는 젊은 환자가 GLP-1 제제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적절한 질병 단계에 있는 파킨슨병 환자군을 신중하게 선별하는 것에 더해 연구 디자인을 개선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임상2상은 연구기간이 짧아 NLY01 효과를 명확하게 할 수 없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이에 현재 진행 중인 Exenatide-PD3 임상3상 결과를 기다려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enatide-PD3 임상3상은 표준치료를 받고 있는 경도~중등도 파킨슨병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약 2년간 엑세나타이드 치료 결과를 평가한다. 결과는 내년에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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