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 Milind Y. Desai 교수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 Milind Y. Desai 교수는 캄지오스를 HCM 환자 치료 과정의 적절한 시기에 투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 Milind Y. Desai 교수는 캄지오스를 HCM 환자 치료 과정의 적절한 시기에 투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비대성 심근병증(HCM)은 고혈압 등 심장 근육의 비대를 유발할 다른 원인이 없음에도 심장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질환이다.

전 세계 유병률은 500명 중 1명 또는 200명 중 1명으로 추정하지만, 이중 약 85% 환자는 오진 또는 미진단, 과소진단 등으로 놓치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oHCM) 치료제 캄지오스(성분명 마바캄텐)가 등장했다. 캄지오스는 심장 마이오신을 선택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최초의 oHCM 치료제다.

캄지오스는 증상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기존 치료제와 달리 액틴과 마이오신의 과도한 교차결합을 억제하는 기전을 통해  HCM의 기저 병태생리를 표적할 수 있는 최초의 치료제다.

이에 유럽심장학회(ESC)는 9년 만에 HCM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며 캄지오스를 2차 치료제로 고려하도록 권고하기도 했다. 특히 전체 약물치료옵션 중 가장 높은 A 근거수준으로 권고했다.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 Milind Y. Desai 교수는 HCM 각 단계에서 적절한 시기에 캄지오스를 사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최근 유럽심장학회(ESC)에서 가이드라인을 9년 만에 업데이트했다. 주목할 내용은 무엇인가.

과거 HCM 가이드라인은 개별 기관에서 보고된 소규모 관찰 데이터 또는 후향적 분석결과, 전문가 합의 의견 정도의 근거를 바탕으로 가이드라인을 구성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권고 약물 중 근거수준 B보다 높은 옵션은 없었다.

그런데 캄지오스가 상황을 완전히 바꿨다. 캄지오스는 임상3상 RCT 연구 2건을 통해 유의한 효과를 보이면서 가이드라인에서 권고 수준 A로 권고됐다. 이는 HCM 치료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약물은 캄지오스 뿐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캄지오스가 2A로 권고된 점은 아쉬웠다. Class1로 권고될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심장학회(ACC)와 미국심장협회(AHA)도 가이드라인 개정을 준비 중인 만큼, 내년 초 새로운 발표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EXPLORER-HCM 연구에서 캄지오스는 환자의 증상과 운동능력을 개선했다. 이는 비대해진 심장 구조나 형태에도 변화를 주나.

연구에서 캄지오스군은 1차, 2차 목표점 모두에서 위약군 대비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NYHA 등급 1단계 이상 개선+pVO2 1.5. mL/kg/min 이상 증가, NYHA 등급 유지+pVO2 3. mL/kg/min 이상 증가를 충족시킨 환자 비율은 위약군 대비 캄지오스군에서 모두 높았다.

좌심실 유출로 압력차가 정상 수준에 가깝게 회복된 환자와 삶의 질이 개선됐다고 답한 환자 비율 역시 캄지오스군에서 더 많았다.

EXPLORER-HCM 연구에서 30주 간 확인된 캄지오스의 효과를 추가 관찰한 장기 연구인 EXPLORER-LTE에서도 캄지오스의 효과는 약 4~5년 동안 일관되게 유지됐다. 이전 연구에서 확인됐던 효과가 지속됐을 뿐만 아니라, 캄지오스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비대해졌던 심장 근육 두께와 크기가 적정 수준으로 줄었으며, 뻣뻣해졌던 심장 근육 문제도 해결됐다.

- 현재 VALOR-HCM 연구를 진행 중이다. 주목할 결과는 무엇인가.

EXPLORER-HCM 연구에서 캄지오스 효과가 확인된 이후 캄지오스가 중격축소술(SRT)의 필요성까지 줄일 수 있을지 추가로 확인해보고자 임상3상 VALOR-HCM 연구를 진행했다.

기존 HCM 치료에서 약물요법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SRT를 시행한다. 그러나 SRT는 환자의 위험부담이 높고 얻을 수 있는 효과의 편차가 커 가이드라인에서는 숙련된 의료진으로부터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VALOR-HCM 연구는 SRT가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16주 간 캄지오스를 투약해 효과를 살펴봤다. 그 결과, 캄지오스 치료를 받은 환자의 약 82%가 더 이상 SRT가 필요하지 않다는 판정을 받았으며, 이후 1년 간 환자들의 경과를 추적 관찰했을 때 약 93%의 환자가 NYHA 등급 개선 효과를 유지하고 있었다.

- 실제 확인한 캄지오스의 치료 성적은 어땠나.

현재 미국 전역에서 약 7000명이 캄지오스로 치료받고 있다. 실제 리얼월드에서 캄지오스 치료 후 투약 중단을 결정한 비율은 약 2.2%로, 임상연구에서 보고된 것에 비해 낮다.

클리블랜드클리닉에서 캄지오스 치료 환자 중 SRT가 필요한 경우는 없었고, 다른 의료기관에서 SRT를 받았지만 증상이 개선되지 않아 클리블랜드클리닉에서 캄지오스 치료를 시작한 환자들도 긍정적인 예후를 보이고 있다.

- 향후 HCM 치료 패러다임은 어떻게 바뀔 것으로 예상하는가.

HCM 영역에서도 정밀의학이 적용되고 있고, 인공지능(AI) 기반 진단을 통해 더 많은 환자들이 발굴되고 있다. 특히 특정 유전자 변이를 표적할 수 있는 치료도 시도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HCM 치료에 대한 접근 방식은 더욱 다변화되고 환자 상황에 맞춰 적절한 치료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는 HCM 진단을 받은 환자가 증상이 있다면 베타차단제, 칼슘채널차단제, 디소피라미드 등 1차 치료옵션으로 치료를 시작한다. 

이 약물들로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무작정 증량해 치료할 게 아니라 적절한 시점에 캄지오스로 전환하는 게 효과적이다.

다만, HCM 치료는 베타차단제, 캄지오스, 수술 순서로 진행되는 일방향적인 치료가 아니라는 점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 환자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면 각 단계를 오가며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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