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A 2023] AZALEA-TIMI 71 임상2b상, 뇌졸중 중등도~고위험 심방세동 환자 대상
아벨라시맙, 자렐토 대비 주요 출혈 위험 크게 낮춰 연구 조기 종료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직접 작용 경구용 항응고제(DOAC)는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에 효과적인 표준요법이지만 출혈 발생에 대한 우려가 늘 따라다닌다. 

이런 가운데 DOAC보다 출혈 위험을 크게 낮춘 항응고제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미국 안토스 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최초 인자 XI(factor XI) 억제제 아벨라시맙이다.

아벨라시맙은 DOAC인 자렐토(성분명 리바록사반)와 맞대결을 펼친 AZALEA-TIMI 71 임상2b상에서 출혈 위험을 상당히 낮추는 혜택을 입증했다. 

연구는 아벨라시맙의 출혈 위험이 자렐토보다 압도적으로 낮아 지난 9월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 권고에 따라 조기 종료됐다. 이 연구는 현재까지 인자 XI 억제제와 DOAC을 직접 비교한 가장 대규모이자 가장 장기간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뇌졸중 중등도~고위험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AZALEA-TIMI 71 임상2b상 결과는 11~13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3)에서 공개됐다.

아벨라시맙, 피하주사하는 인간화 단일클론항체 약물

▲미국 하버드의대 Christian T. Ruff 교수. AHA 제공.

연구를 진행한 미국 하버드의대 Christian T. Ruff 교수는 "DOAC은 와파린보다 안전하지만 여전히 출혈이 문제가 된다. 이 때문에 30~60% 환자는 항응고제를 처방받지 않거나 출혈 우려로 치료를 중단하는 상황"이라며 "이들을 위한 더 안전한 항응고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벨라시맙은 피하주사하는 인간화 단일클론항체 약물이다. 상처를 입었을 때 혈관을 복구하는 신체의 선천적 능력을 보존하면서 뇌졸중과 심근경색을 유발하는 혈전을 예방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통해 아벨라시맙은 출혈 위험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Ruff 교수는 "인자 XI는 동맥을 막아 뇌졸중과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혈전 형성에 관여하는 것을 보이지만, 상처를 입은 후 혈관이 치유되는 지혈 과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인자 XI를 억제하면 과도한 출혈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혈전증 사건을 줄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벨라시맙군, 자렐토군 대비 주요 출혈 위험 67~77%↓

이번 무작위 활성 대조군 오픈라벨 임상2b상에는 2021년 3~12월 미국, 캐나다, 유럽, 아시아 등 95곳 지역에서 뇌졸중 중등도~고위험 심방세동 환자 1287명이 모집됐다.

이들은 아벨라시맙 매달 1회 90mg 또는 150mg 피하주사군(아벨라시맙군)과 자렐토 1일 1회 20mg 복용군(자렐토군)에 1:1:1 무작위 배정됐다. 중앙값 추적관찰 기간은 1.8년이었다.

전체 참가자들은 55세 이상이고 중앙값 나이는 74세였다. 심방세동 병력으로 인해 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있었으며, 여성이 44%를 차지했다. 뇌졸중 위험을 예측하는 CHA2DS2-VASc 점수 중앙값은 5점이었다. 

▲미국 하버드의대 Christian T. Ruff 교수는 아벨라시맙의 AZALEA-TIMI 71 임상2b상 결과를 11~13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3)에서 공개했다. AHA 학술대회 기자간담회 영상 캡처.
▲미국 하버드의대 Christian T. Ruff 교수는 아벨라시맙의 AZALEA-TIMI 71 임상2b상 결과를 11~13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3)에서 공개했다. AHA 학술대회 기자간담회 영상 캡처.

1차 목표점으로 주요 또는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비주요 출혈 발생을 종합해 평가했다. 분석 결과, 입원이 필요한 주요 출혈 및 의학적 치료가 필요하지만 입원이 필요하지 않은 출혈 위험은 자렐토군 대비 아벨라시맙 150mg군이 67%(HR 0.33; 95% CI 0.19~0.55), 90mg군이 77% 의미 있게 낮았다(HR 0.23; 95% CI 0.13~0.42).

주요 출혈 위험은 아벨라시맙 150mg군이 자렐토군보다 74% 낮았고(HR 0.26; 95% CI 0.11~0.61), 90mg군도 81%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HR 0.19; 95% CI 0.07~0.50). 또 두 가지 용량의 아벨라시맙군 모두 자렐토군보다 위장관계 출혈 위험이 93% 유의하게 낮았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아벨라시맙군과 자렐토군의 이상반응은 비슷한 수준으로 발생, 아벨라시맙군의 내약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됐다.

Ruff 교수는 "이번 결과는 아벨라시맙이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에 효과적이면서 안전한 항응고제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임상3상에서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에 대한 인자 XI 억제제 혜택이 확인되면 심장학 분야의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심방세동 환자의 첫 번째 치료 목적은 뇌졸중 예방이다. 아벨라시맙 등 상당히 안전한 항응고제로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다면 놀라운 발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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