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MO 2023] 안명주 교수, 임상3상 TROPION-Lung01 연구 결과 공개
도세탁셀 단독요법 대비 사망 위험 25% 줄여
PFS 중앙값 1개월 차이 지적...기대감 낮다는 목소리도 이어져

지난 20~2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에서 미국 존슨 종합암센터 E. Lisberg 박사는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의 TROPION-Lung01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0~2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에서 미국 존슨 종합암센터 E. Lisberg 박사는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의 TROPION-Lung01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이후 차세대 항체-약물 접합체(ADC)로 주목받는 TROP2 계열 ADC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이 비소세포폐암 영역에서 단독요법으로서도 효과를 입증했다.

지난 9월 열린 세계폐암학회 국제학술대회(WCLC 2023)에서 공개된 TROPION-Lung04 연구에 이은 성과다.

이 연구에서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은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대상으로 임핀지(더발루맙)와 카보플라틴을 병용한 3제 병용요법으로 안전성과 항종양 활성을 입증한 바 있다.

다만,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 단독요법이 화학요법 대비 무진행생존(PFS) 중앙값을 약 1개월 가량 연장한 것에 불과해 효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20~2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에서는 이전에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 단독요법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 임상3상 TROPION-Lung01 연구 결과가 베일을 벗었다.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 단독요법
도세탁셀 치료 대비 사망 위험 25% 줄여

연구에는 이전에 치료받은 이력이 없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604명이 모집됐다. 이들은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 투여군과 도세탁셀 투여군에 각각 1:1 무작위 배정돼 치료를 받았다.

모집된 환자의 43.1%는 이전에 2회의 전신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었다.

1차 목표점은 맹검독립중앙검토(BRIC)로 평가한 무진행생존(PFS)과 전체생존(OS)으로 설정했다. 주요 2차 목표점은 객관적 반응률(ORR), 반응지속기간(DoR)이었다.

연구 결과,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은 도세탁셀 대비 PFS가 유의미하게 개선, 재발 및 사망 위험을 25%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HR 0.75; 95% CI 0.62~0.91; P=0.004). PFS 중앙값은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군이 4.4개월, 도세탁셀군이 3.7개월이었다.

또 다른 1차 목표점인 OS는 데이터가 성숙하지 않았지만, 중간분석 결과에 따르면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군이 12.4개월, 도세탁셀군이 11개월로 나타났다(HR 0.90; 95% CI 0.72~1.13).

사전 지정된 비편형 조직학 하위그룹에서의 PFS 중앙값은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군이 5.6개월, 도세탁셀군이 3.7개월이었다.

ORR은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군이 26.4%, 도세탁셀군이 12.8%로 집계됐다. 또 다른 주요 2차 목표점인 DoR 중앙값은 각각 7.1개월, 5.6개월이었다.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군에서 흔하게 발생한 이상반응은 구내염, 메스꺼움 등이었다. 

약물 관련 3등급 간질성 폐질환은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군에서 3.4%로, 도세탁셀군 1.4% 대비 높았다.

주목할 점은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군이 도세탁셀군보다 용량 감소 또는 약물 투여 중단으로 이어지는 3등급 치료관련 이상반응이 적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연구를 진행한 삼성서울병원 안명주 교수는 "치료 경험이 있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도세탁셀보다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을 사용할 때 PFS가 유의미하게 개선됐다"며 "특히 비편평 세포의 비소세포폐암을 가진 경우라면 더 많은 치료적 혜택을 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OS 데이터가 최종 분석이 완료될 때까지 연구를 계속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ADC, 면역항암제 치료 실패 2차 옵션으로 실망

다만, 학회에서는 TROPION-Lung01 연구 결과가 실망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병원 Noemí Reguart 교수는 사설을 통해 "현재 면역관문 억제제 치료에도 질병이 진행된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2차 치료옵션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연구 결과는 실망적이다"고 말했다.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이 현장의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기대했지만, PFS 중앙값은 화학요법 대비 약 1개월의 절대값을 연장한 것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Noemí Reguart 교수는 "중간 분석에서도 공동 1차 목표점인 OS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아직 데이터가 미성숙했지만, 화학요법 대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하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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