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 13~15일 개최
임상2상, 고용량 투약 시 48주째 체중 약 24%↓…가장 강력한 체중 강하 효과
심혈관질환 위험요인 관리해 예방 역할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13~15일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린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레타트루타이드 임상2상 결과를 토대로 레타트루타이드의 유용성 및 심혈관 예후 개선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13~15일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린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레타트루타이드 임상2상 결과를 토대로 레타트루타이드의 유용성 및 심혈관 예후 개선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새로운 비만 치료제인 일라이 릴리의 레타트루타이드가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를 바탕으로 심혈관 예후를 개선할 수 있을지 학계 관심이 모인다.

13~15일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린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레타트루타이드 임상2상 결과를 토대로 레타트루타이드의 유용성 및 심혈관 예후 개선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레타트루타이드는 GIP/GLP-1/글루카곤(GCG) 수용체 삼중 작용제로, 비만 치료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를 위협하는 신약이다. 약 6일의 반감기를 가져 주 1회 투여할 수 있다.

48주째 체중 25% 이상 감소 도달률, 위약군 0% vs 12mg군 48%

레타트루타이드는 임상2상에서 고용량 투약 시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의 48주째 체중을 24% 줄였다. 마운자로의 체중 감량 효과가 약 20%라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효과다. 연구 결과는 올해 6월 열린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23)에서 공개됐고 동시에 NEJM에 실렸다.

연구에는 당뇨병이 없으며 체질량지수(BMI)가 30kg/㎡ 이상 또는 27~30kg/㎡이면서 최소 하나 이상 체중 관련 합병증이 있는 성인 338명이 모집됐다. 전체 참가자 중 51.8%가 남성이었고 평균 나이는 48세, 평균 BMI는 37kg/㎡였다.

전체 환자군은 레타트루타이드 △1mg군(69명) △시작 용량이 2mg인 4mg군(33명) △시작 용량 4mg으로 유지한 군(34명) △시작 용량이 2mg인 8mg군(35명) △시작 용량이 4mg인 8mg군(35명) △시작 용량이 2mg인 12mg군(62명) △위약군(70명)에 2:1:1:1:1:2:2 비율로 무작위 배정돼 48주 동안 주 1회 치료받았다.

1차 목표점은 등록 당시 대비 24주째 체중 감소율로 정의했다. 2차 목표점은 등록 당시 대비 48주째 체중 감소율 그리고 최소 5%, 10%, 15% 이상 체중 감소 도달률로 설정했다.

분석 결과, 레타트루타이드군 24주째 체중 최소 제곱 평균 감소율은 △1mg군 7.2% △시작 용량이 2mg인 4mg군 11.8% △시작 용량 4mg으로 유지한 군 13.9% △시작 용량이 2mg인 8mg군 16.7% △시작 용량이 4mg인 8mg군 17.9% △시작 용량이 2mg인 12mg군 17.5%로 용량 의존적인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위약군은 1.6% 감소에 그쳤다.

레타트루타이드군의 48주째 체중 최소 제곱 평균 감소율은 △1mg군 8.7% △시작 용량이 2mg인 4mg군 16.3% △시작 용량 4mg으로 유지한 군 17.8% △시작 용량이 2mg인 8mg군 21.7% △시작 용량이 4mg인 8mg군 23.9% △시작 용량이 2mg인 12mg군 24.2%였고, 위약군은 2.1%에 불과했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권오성 교수.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권오성 교수.

48주째 최소 5% 이상 체중 감소 도달률은 위약군은 27%였으나, 레타트루타이드군은 위약군보다 높은 △1mg군 64% △시작 용량이 2mg인 4mg군 87% △시작 용량 4mg으로 유지한 군 91%, 그 이상 용량군은 100%로 파악됐다. 

48주째 25% 이상 체중 감소 도달률은 위약군은 0%로 한 명도 없었고 레타트루타이드군은 △1mg군 6% △시작 용량이 2mg인 4mg군 14% △시작 용량 4mg으로 유지한 군 19% △시작 용량이 2mg인 8mg군 36% △시작 용량이 4mg인 8mg군 43% △시작 용량이 2mg인 12mg군 48%로, 고무적인 결과를 얻었다.

BMI 35kg/㎡를 기준으로 나눠 보면, 이상인 고도비만 환자의 체중 감량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아울러 남성보다 여성이 레타트루타이드의 체중 조절 혜택을 더 얻을 수 있었다.

단, 레타트루타이드군에서 모든 이상반응이 약 80% 발생했고 고용량을 투약할수록 약물로 인한 치료 중단율이 높아졌다. 레타트루타이드군에서 보고된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구역, 변비 등 위장관계 사건이었다. 심박수는 24주째 최고조에 도달한 이후 감소했으나, 용량 의존적으로 증가해 주의가 필요했다. 

이와 함께 치료기간에 항약물항체(antidrug antibodies)가 생길 가능성은 레타트루타이드 12mg 투약 시 9%였고, 고용량을 쓸수록 많이 생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권오성 교수(순환기내과)는 "당뇨병이 없는 비만 환자에게 레타트루타이드를 매주 투약한 결과, 48주 동안 용량 의존적으로 일관된 체중 조절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고대 안암병원 김남훈 교수(내분비내과)는 "레타트루타이드는 현재까지 가장 강력한 체중 강하 효과를 확인한 약물이다. 비만대사수술인 루와이 위우회술에 필적하면서 위소매절제술보다 좋은 효과를 보인다"며 "비만 치료에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치료 중단 시 체중 재증가…심혈관 예후 영향 줄까?

▲고대 안암병원 김남훈 교수.
▲고대 안암병원 김남훈 교수.

레타트루타이드는 상당한 체중 조절 효과를 입증했지만, 심혈관 예후를 개선했다는 데이터는 없다.

그러나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유의하게 관리할 수 있다고 조사돼, 레타트루타이드가 심혈관질환 예방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교수는 "레타트루타이드 투약 시 중성지방, 비HDL-콜레스테롤 등이 약 30% 떨어졌고, 수축기혈압과 이완기혈압도 5~10mmHg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비만 환자에게서는 수축기혈압이 약 12mmHg, 중성지방이 54mg/dL, LDL-콜레스테롤이 24mg/dL까지 낮아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확실한 연구 결과는 없지만 위험요인을 조절해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연구 결과를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 레타트루타이드 치료 중단 시 체중이 다시 늘어난다는 점에서 장기 치료 가능성과 이를 통한 심혈관 예후 개선 여부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다. 

김 교수는 "레타트루타이드 등 비만치료제를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는 중요한 문제다. 판매되면 고가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건강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라며 "치료를 중단한 환자의 대다수가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것처럼 보인다. 한 번의 체중 감량에 따라 장기간 심혈관 예후가 어떻게 달라질지 관련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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