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DL-C 증가 → 죽상동맥경화증 진행 → 심혈관질환이환·사망의 악순환 끊어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일수록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1차타깃인 LDL콜레스테롤(LDL-C) 조절 목표치가 계속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강력한 약제에 대한 요구가 팽배하고 있다. 지금까지 임상현장의 요구를 충족시켜 온 장본인은 바로 스타틴이다. LDL콜레스테롤을 이전보다 강하게, 낮게 조절하도록 요구하는 데는 ‘LDL 이론’이 배경으로 자리한다. LDL콜레스테롤을 낮게 조절할수록 심혈관질환 예방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The Lower, The Better’ 접근법이 정설로 인정받으며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 LDL콜레스테롤 강하치료의 심혈관질환 임상혜택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쌓아 온 대표적 사례가 바로 스타틴이다. 콜레스테롤 합성억제 기전의 스타틴은 비스타틴계 지질저하제가 나오기 전까지 외로이 이상지질혈증과의 전쟁에 임하며 우수한 전적(임상근거)을 남겼다.

한국인 LDL-C 목표치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지난해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제5판’을 발표,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치에 변화를 줬다. 진료지침에서는 관상동맥질환 동반 이상지질혈증 환자에게 LDL콜레스테롤 55mg/dL 미만조절과 함께 기저치 대비 50% 이상 낮추도록 동시에 주문했다.

이전 지침에서 “LDL콜레스테롤 농도를 70mg/dL 미만 혹은(or) 기저치보다 50% 이상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였던 반면 2022년판에서는 “LDL콜레스테롤을 55mg/dL 미만, 그리고(and) 기저치 대비 50% 이상 낮춘다”고 변경해 권고한 것이다.

1차치료 스타틴

약물치료 알고리듬도 제시했는데 스타틴이 변함없이 1차치료제로 자리를 지켰다. 알고리듬에서는 심혈관질환 위험도 평가 후 가장 먼저 처방선택되는 단독약제로 스타틴을 제시했다. 이후 LDL-C 목표치 도달 여부에 따라 최대가용 스타틴의 적용 또는 비스타틴계 지질치료제의 병용 등이 2차선택으로 제시됐다.

치료전략 알고리듬을 자세히 보면, 이상지질혈증 환자에게 치료 가능한 최대내약용량 스타틴을 투여하고 이후에도 LDL콜레스테롤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면 에제티미브를 병용하도록 주문했다. 그럼에도 목표치 도달이 어려운 경우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과 고위험군에게 PCSK9억제제 추가를 고려하도록 제시했다.

지침에서는 LDL콜레스테롤과 관련해 “메타분석에서 LDL콜레스테롤이 39mg/dL 감소할 때마다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20%, 심혈관사건 발생은 23%, 뇌졸중은 17% 감소했다”며 “스타틴은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의 1차선택약제이며 심혈관질환 위험도에 따라 LDL콜레스테롤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도록 용량을 조절한다”고 권고했다.

한국인의 스타틴 반응률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내리고 스타틴을 1차치료제로 권고하는데는 서양인 중심의 임상근거가 다수를 차지했지만, 한국인의 스타틴 반응률에 대한 데이터도 근거로 작용했다. 2022년 지침에서 관심을 끌었던 대목은 ‘한국인에서 스타틴의 LDL콜레스테롤 강하효과’에 대한 내용이었다.

전통적으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인에서 서양인 대비 스타틴에 대한 반응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돼 왔다. 이번 지침에서는 한국인 연구들을 근거로 각각의 스타틴에서 관찰된 LDL콜레스테롤 강하효과를 집계하고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해 보고했다.

일반적으로 50% 이상의 LDL콜레스테롤 강하효과를 보이는 경우 고강도 스타틴, 30~49% 감소는 중강도 스타틴으로 불린다. 한국인에서도 아토르바스타틴 40·80mg과 로수바스타틴 10·20mg이 고강도 기준을 충족시켰다. 중강도로 분류되는 피타바스타틴은 4mg에서 최대 45%의 강하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LDL-C에서 심혈관질환까지

지침에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1차목표는 LDL콜레스테롤 조절”이라고 명시돼 있다. LDL콜레스테롤 상승과 심혈관질환 위험증가의 인과관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스타틴으로 LDL콜레스테롤을 강력하게 조절할 경우 심혈관질환 위험을 유의하게 낮출 수 있다는 공식이 일련의 임상연구를 통해 입증돼 있다.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경우, LDL콜레스테롤 상승에서 시작해 관상동맥 등 혈관의 구조·기능적 변화, 즉 죽상동맥경화증을 거쳐 최종적으로 심혈관질환에 다다른다. 따라서 심혈관질환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스타틴으로 LDL콜레스테롤 등 지질인자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죽상동맥경화증의 발생이나 진행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또한 죽상동맥경화증을 억제하거나 퇴행시킬 수 있다면 궁극적으로 심혈관질환 이환도 예방·지연할 수 있다.

콜레스테롤 합성 억제

LDL콜레스테롤 상승 → 죽상동맥경화증 진행 → 심혈관질환 이환·사망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이 바로 스타틴의 임무였다. 더불어 죽상동맥경화증을 퇴행시킨다는 것은 심혈관질환 예방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강력히 시사한다. 결국 스타틴 치료를 통해 LDL콜레스테롤 조절 → 죽상동맥경화증 억제·퇴행 → 심혈관질환 예방의 선순환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선순환의 전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검증받은 스타틴 제제는 로수바스타틴이 대표적이다. 로수바스타틴은 △STELLAR △ASTEROID △METEOR △ORION △COSMOS △SATURN △ARTMAP △JUPITER 등 GALAXY 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지질조절 △죽상동맥경화증 퇴행 △심혈관질환 예방 등 주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LDL-C 조절

먼저 STELLAR 연구에서 로수바스타틴은 다른 제제와 비교해 우수한 지질조절 효과를 보고했다. 로수바스타틴 10~40mg 요법은 아토르바스타틴(10~80mg), 프라바스타틴(10~40mg), 심바스타틴(10~80mg)에 비해 LDL콜레스테롤을 각각 8.2%, 26%, 12~18% 더 감소시켰다.

죽상동맥경화증 퇴행

한편 로수바스타틴은 ASTEROID 연구를 시작으로 죽상동맥경화증 퇴행효과 검증의 포문을 열었다. 연구에서 환자들은,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으로, 로수바스타틴 40mg 고강도 치료를 받았으며 죽종용적비율(percent atheroma volume, PAV)의 변화를 보기 위해 연구시작과 종료시점에서 혈관내초음파(IVUS) 검사가 이뤄졌다.

24개월 치료·관찰결과, 로수바스타틴은 LDL콜레스테롤을 기저치(baseline) 130.4mg/dL에서 60.8mg/dL까지 감소시키며 53.2%의 강하효과를 나타냈다(P<0.001). PAV의 변화는 평균 -0.98%(중앙값 -0.79%)로 유의한 퇴행효과가 확인됐다(P<0.001). 총죽종용적(total atheroma volume, TAV) 또한 6.8%(중앙값) 감소하며 유의한 효과를 나타냈다(P<0.001).

ASTEROID 연구에서 관상동맥의 죽상경화반 퇴행을 관찰했다면, METEOR 연구는 경동맥내막중막두께(CIMT)의 변화를 통해 죽상동맥경화증 진행억제 효과를 봤다. 연구는 초기 무증상 죽상동맥경화증 단계의 위험도가 낮은 환자를 대상으로 로수바스타틴 투여 후 B-모드 초음파를 사용해 경동맥 12개 혈관부위에서 CIMT 변화를 조사했다.

2년 관찰결과, 로수바스타틴군의 지질조절 정도는 LDL콜레스테롤 49% 감소, HDL 콜레스테롤 8% 증가, 중성지방이 16% 감소해 위약군과 비교해 유의한 효과를 나타냈다(P<0.001). 주요 종료점이었던 CIMT 변화는 위약군이 연간 0.0131mm 증가(진행)한 반면 로수바스타틴군은 0.0014mm 감소했다(P<0.001).

ORION 연구에서는 로수바스타틴 저·고용량 치료의 경동맥 죽상동맥경화증 진행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고LDL콜레스테롤혈증과 경동맥 협착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로수바스타틴 치료 후 자기공명영상(MRI)으로 24개월 관찰결과, 저·고용량 그룹 모두에서 LDL콜레스테롤이 38.2%와 59.9%씩 감소하며 유의한 효과를 나타냈다(P<0.001). 또한 로수바스타틴은 저·고용량 모두에서 경동맥 죽상경화반의 괴사성 지질핵 비율(%, LRNC)을 41.4%까지 낮추며 죽상동맥경화증 진행억제 효과를 시사했다(P=0.005).

심혈관질환 예방

한편 이상의 3개 연구들이 로수바스타틴의 죽상동맥경화증 퇴행효과를 시사했다면, JUPITER와 HOPE-3 연구는 죽상동맥경화증 차단을 거쳐 궁극적인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입증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두 연구를 통해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이 크지 않은 저위험군 또는 중등도위험군 단계에서부터 스타틴 치료를 시작해 향후의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보고됐다.

JUPITER 연구는 LDL콜레스테롤이 크게 높지 않으나 고민감도 C-반응성단백질(hsCRP) 수치가 높은 중등도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로수바스타틴의 심혈관질환 1차예방 효과를 검증했다.

1차종료점(심근경색증, 뇌졸중, 동맥재형성술, 불안정형 협심증 원인 입원, 심혈관 원인 사망) 복합빈도는 위약군 대비 44% 낮아 심혈관사건 감소혜택을 보였다(P<0.00001). 심근경색증 발생률은 54%(P=0.0002), 뇌졸중도 48%(P=0.002) 감소시켰다. 궁극적으로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20%↓, P=0.02)도 유의하게 줄였다.

HOPE-3 연구는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중등도위험군 환자에서 지질치료제, 항고혈압제, 지질치료제·항고혈압제 치료의 심혈관사건 위험감소 효과를 평가했다. 지질치료 분석에서는 대표적 스타틴 제제 로수바스타틴 10mg 요법의 심혈관질환 1차예방 효과를 평가했다.

HOPE-3의 지질치료 분석에서는 로수바스타틴 10mg 요법의 심혈관질환 1차예방 효과가 확인됐다.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 복합빈도는 로수바스타틴 10mg군 3.7% 대 위약군 4.8%로 로수바스타틴군의 위험도가 24% 유의하게 낮았다(P=0.002).

2차종료점(심혈관 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 심장발작 소생, 심부전, 재관류술)은 각각 4.4% 대 5.7%로 로수바스타틴군의 위험도가 25% 감소했다(P<0.001). 2차종료점 세부평가에서는 심근경색증 0.7% 대 1.1%(P>0.05), 관상동맥질환 1.7% 대 2.2%(P=0.02), 심혈관 원인 입원율은 4.4% 대 5.8%(P<0.001)로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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