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토닌 1A 수용체 작용제 '엑수아', 허가 도전 20년 만에 FDA 승인
SSRI, SNRI 등과 다른 기전으로 성기능에 영향 없어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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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성기능 장애 부작용을 줄인 새로운 우울증 치료제가 등장해 환자들의 치료 부담을 줄이는 데 일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28일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성인 주요우울장애(MDD) 치료제로 엑수아(성분명 게피론염산염)를 승인했다. 

엑수아는 미국 제약사 파브르-크레이머 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새로운 기전의 항우울제로 기분과 감정의 핵심조절인자인 세로토닌(5HT) 1A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표적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선택적 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SRI)와는 다른 기전으로 부작용 프로필 역시 다르게 나타난다. 

특히 SSRI와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재흡수억제제(SNRI) 등 항우울제가 성기능 저하를 일으키는 것과 달리 엑수아는 성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50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엑수아는 환자들의 우울증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시켰다. 

DSM-IV 기준을 충족하는 18~69세 MDD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8주 동안 무작위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엑수아 복용군의 HAMD-17 점수가 위약군에 비해 더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군의 평균 차이는 -2.47점(P=-0.013)이었다. 

엑수아에 반응한 MDD 환자를 대상으로 최대 12개월 동안 치료를 지속하거나 위약으로 전환하는 유지 연구를 진행한 결과, 엑수아군의 재발률이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았다. 두 군의 재발률은 각각 24% 대 38.7%였다. 

엑수아로 치료받은 환자들의 성기능 부작용은 위약과 비슷했으며 체중, 혈압, 심박수 또는 간 기능 등에 심각한 부작용을 발생시키지 않았다. 

임상 연구에서 나타난 가장 빈번한 이상 반응은 현기증과 메스꺼움이었으나, 이는 일반적으로 경미한 수준이었으며 단기간 발생했다.

엑수아의 위약 대비 성기능 장애 또는 체중 증가 유발률이 높지 않음에 따라 FDA는 엑수아의 제품 라벨에 해당 부작용을 포함하지 않도록 했다.  

버지니아의대 정신의학 및 신경행동과학과장 Anita H. Clayton 박사는 "엑수아는 MDD 단독요법으로서 위약 대비 우수한 효능을 보인  5-HT1a 작용제이며, 임상시험에서 성기능 장애 발생률은 위약과 다르지 않았다. 이는 환자들에게 중요한 새로운 치료옵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20년 만의 새로운 항우울제 등장

한편 엑수아의 이번 허가는 20여 년 만에 이뤄진 결과다. 엑수아는 지난 2004년 긍정적인 결과를 낸 2개의 임상 연구를 바탕으로 FDA 승인을 신청했다. 

그러나 당시 FDA는 2개의 연구를 제외한 다른 연구에서 결과가 부정적이거나, 정보가 없다는 이유로 승인을 거부했다. 12개의 단기 임상시험 중 단 2개 만이 긍정적 결과를 냈다는 것이다.

엑수아 이후 2007년, 2015년에도 승인에 도전했으나 FDA 자문위 투표에서 많은 반대표를 받으며 번번히 허가에 실패했다. 

회사 측이 결과에 항소하면서 2015년 정신약리학 약물자문위원회(PDAC) 청문회가 개최됐다. 이듬해 FDA가 MDD에 대한 엑수아의 효과를 인정하면서 승인의 문이 열렸다. 

회사는 올해 초 엑수아의 NDA 수정안을 제출했으며 결국 FDA 승인에 성공했다. 미국에서 2024년 초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다만 엑수아의 효과 메커니즘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5-HT1a 수용체의 선택적 활성을 통해 CNS에서 세로토닌 활성을 조절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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