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NGS 급여 확대로 MRD 진단·치료 활성화 기대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올해 1월부터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이 비급여에서 선별급여로 확대되면서 암젠 블린사이토(성분명 블리나투모맙)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NGS는 임상 현장에서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지만, 항암 치료 분야에서는 특정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를 확인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분석에 주로 사용된다.
이번 급여 확대로 NGS를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ALL)의 재발 위험인자인 미세잔존질환(MRD) 측정에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평가 때문이다.
국내 유일 MRD 치료옵션 블린사이토
현재 국내에서 MRD 치료 적응증을 가진 치료제는 암젠 블린사이토가 유일하다.
블린사이토는 2020년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관해에 도달한 환자 중 MRD 양성 ALL 환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적응증을 획득했다.
또 올해 5월부터는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관해 후 MRD가 0.1% 이상인 18세 이상 필라델피아 염색체 음성 전구 B세포 ALL 환자의 MRD 치료에 사용할 때 건강보험 급여로 처방할 수 있다.
블린사이토의 급여 및 적응증 확대 근거는 성인 MRD 양성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BLAST 연구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혈액학적 관해 상태에서 MRD 양성인 18세 이상 성인 전구 B세포 ALL 환자 중 블린사이토를 1주기 투여군의 78%는 완전한 MRD 치료 반응에 도달했다.
완전한 MRD 치료 반응에 도달한 환자군은 그렇지 않은 환자군에 비해 긴 무재발생존기간(RFS)와 전체생존(OS)을 보였다.
자세히 보면 완전한 MRD 치료 반응 도달군의 RFS는 23.6개월이었던 반면, 그렇지 않은 환자군은 5.7개월에 불과했다.
또 완전한 MRD 치료 반응 도달군의 OS는 38.9개월로, 그렇지 않은 환자군 12.5개월 대비 길었다.
지속적으로 관해를 유지함으로써 조혈모세포이식률을 개선효과도 보였다.
연구에서 67% 환자가 블린사이토로 치료 후 지속적인 관해 상태를 유지, 조혈모세포이식에 성공했다. 이들의 49%는 관해를 유지했다.
백혈병 재발 위험인자 MRD, 진단·치료 활성화 기대
블린사이토가 국내서 허가와 급여를 받은 배경은 MRD가 ALL 재발의 강력한 예후인자이기 때문이다.
MRD는 체내 백혈병 세포 수치를 5% 이내로 낮추는, 즉 완전관해에 도달한 후에도 백혈병 세포가 0.1% 이상 남아있는 경우를 말한다.
ALL은 재발이 흔하게 발생하는데 특히 MRD 양성인 경우 재발위험은 더 높아진다. 실제 완전관해에 도달한 성인 ALL 환자의 30~50%는 MRD 양성으로 확인되며, MRD 양성 환자의 56~100%는 5년 내 재발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ALL 환자는 재발 시 예후가 불량한 것으로 보고된다.
성인 MRD 양성 환자는 10년 무사건생존(EFS)이 21%로, 음성환자 64%에 비해 턱없이 낮다. 게다가 사망 발생 위험은 88% 더 높다(95% CI 0.20~0.39).
ALL 환자가 재발 전 검사를 통해 MRD를 모니터링하고 이를 치료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때문에 최근 NGS의 급여가 확대되면서 블린사이토를 이용한 MRD 양성 ALL 환자 치료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NGS는 올해 1월부터 선별급여로 전환, 기존 100% 환자 부담이었던 비용이 80%로 줄었다.
MRD 진단은 NGS를 비롯해 다형광유세포분석(MFC), 중합효소연쇄반응(PCR) 등이 이용된다.
이 중 NGS는 대량의 유전자 정보를 동시에 분석해 기존 현미경 분석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MRD를 진단, 추적, 모니터링하는 데 유용하다. 아울러 약제 내성 여부와 예후 예측도 동시에 가능하다.
부산대병원 신호진 교수(혈액종양내과)는 "그동안 MRD 진단을 위한 NGS 검사는 환자가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 했던 만큼 검사를 망설이거나 포기하는 환자가 많았다"며 "NGS 검사 급여 확대로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줄면서 MRD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치료를 시도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 ALL 완치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MRD 양성 여부를 확인하고 치료하는 것은 ALL 환자의 사망 위험을 높이는 질병 재발을 줄일 수 있는 중요한 치료기회이자, 환자와 의료진에게 의미 있는 변화"라며 "블린사이토를 이용한 MRD 치료로 ALL 치료 표준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