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내과의사회, 비대면 관련 설문조사 진행
비대면 진료 관련 부정적 의견 60%... 진료 참여율 46%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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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비대면진료를 대하는 내과 개원의들의 생각에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내과의사회가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는 2023년 8월 17일부터 25일까지 총 9일간 모바일/인터넷 응답을 통해 진행됐고, 전국에서 총 412명의 내과 회원들이 참여했다. 

설문 표본의 분석에서 1차 의료기관(개원, 봉직)에 근무하며(92.7%), 서울/경기 지역의 회원이 다수(56.3%)여서 비대면 진료가 이루어졌던 진료 기관과 진료 제공 지역이 본 설문 표본에서의 분포와 유사했다. 

보건복지부의 발표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가 이뤄진 전문과목 중 내과가 32.7%로 가장 많았는데, 본 설문조사가 내과의사회원을 대상으로 시행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진료 현장의 의견을 대변한다고 판단된다.

비대면 진료 요구량 줄어

설문조사 결과, 비대면 진료에 대한 부정적 생각이 줄고, 참여율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대한내과의사회를 포함한 4개 전문과목 의사회원 2600여 명이 참여한 비대면 진료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와 비교할 때, 비대면 진료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의견은 72%에서 60%로 다소 감소했지만, 실제 진료 참여율이 73%에서 46%로 대폭 감소했다. 

내과의사회는 "감염병 위기 단계의 하향으로 비대면 진료의 요구량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며 "회원들은 오진의 위험성을 포함한 안전성의 문제(77%)와 법적책임에 대한 면책 조치가 없는 것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98%)"고 발표했다. 

향후 비대면 진료 참여 의향은 약 20%의 회원이 대면 진료만 유지하겠다는 의견이었고, 대부분은 추이를 보며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활용하고 있는 진료 수단은 음성 전화가 약 60%를 차지했고, 대부분 회원들이 화상 진료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인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내과의사회, 오진 위험성과 수진자 확인 불가능 우려 

비대면 진료에 있어서 가장 큰 쟁점인 초진 허용의 문제는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95%나 되는 회원들이 강하게 반대했고 이는 작년 설문조사 때의 90%보다 더 증가했다. 

초진 허용을 반대하는 이유로는 결국 비대면 진료 자체를 반대하는 이유인 오진의 위험성과 수진자 확인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시범사업 기간에 비대면 진료를 시행한 대상 환자군의 90%는 만성질환자였고 그중 장애인 또는 거동 불편자, 감염병 확진자들의 진료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비대면 진료의 본래 취지인 의료 취약계층 섬 벽지 거주자나 희귀질환자의 진료는 5% 미만이었다.

내과의사회는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회원들은 정확한 수진자 확인과 진찰이 이뤄지지 않으면 오진의 위험성이 커지고 법적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찬성보다는 반대 및 유보 입장이 더 많았다고 발표했다. 

재진 위주, 1차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시행돼도 대면 진료를 병행하다 보면 의료현장에서는 혼선이 일어나고 내원 환자나 비대면 진료를 신청한 환자 모두에서 대기시간, 진료방식 및 깊이, 진료비에서 불만이 생겨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도 재정적 지원 없이 화상 장비를 갖출 생각이 많지 않고 화상 또는 음성통화를 통해 주로 고령층의 만성질환자를 진료하는 문제, 진료비 수납의 복잡성, 약 처방과 관련된 불만에 맞닥뜨릴 것이라 내다봤다. 

내과의사회는 "비대면진료는 진료 안정성의 부족과 법적 보호가 미흡한 환경으로 인한 의료공급자들의 의지를 떨어뜨렸다"며 "의료기관과 환자들의 요구사항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제도를 이끌어가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고 발표했다.

이어 "의료 산업화라는 미명 아래 우후죽순 생겨난 플랫폼들의 고사를 막기 위한 무리수를 둔다면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만을 유발하고 국민 건강권에 위해를 가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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