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병원 김상헌 교수(호흡기알레르기내과)
기침, 호흡곤란, 쌕쌕거림 등 증상 이어지면 천식 의심해야
기존 천식과 같이 ICS/포르모테롤 병용 요법으로 조절 가능

한양대학교병원 김상헌 교수(호흡기알레르기내과)는 코로나 19 회복 후에도 4주 이상이 지나도 증상이 계속되면 전문가의 진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양대학교병원 김상헌 교수(호흡기알레르기내과)는 코로나 19 회복 후에도 4주 이상이 지나도 증상이 계속되면 전문가의 진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코로나19(COVID-19)에 감염된 환자 중에는 회복 후에도 다양한 호흡기 증상이 지속되는 이들이 많다.

그중에는 장기적인 기침, 호흡곤란, 쌕쌕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들도 있으나 단순히 코로나 후유증으로 여겨 천식을 의심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러나 국내 연구팀이 코로나19 감염 후 호흡기 증상을 나타내는 환자들의 천식 발병률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동일 증상 환자에 비해 천식 발병률이 높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한양대학교병원 김상헌 교수(호흡기알레르기내과)는 코로나 19 회복 후에도 4주 이상이 지나도 증상이 계속되면 전문가의 진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후 천식 진단 시에는 기존 천식과 같이 ICS/LABA 병용 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며, MART 용법이 가능한 복합제 사용으로 치료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새로 진단된 천식과 관련된 논문을 발표하셨는데, 어떤 연구인가? 

코로나19 이후 기침이 오래가는 환자들은 그 원인이 다양하지만 질환을 특정하지 않고 롱코비드라고 통틀어 표현을 써왔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는 일종의 호흡기 바이러스로 천식 발생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 이전에 천식이 없던 환자가 코로나 감염 후 천식 양상을 보이는 경우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이 돼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의심했다.

병원에서 코로나19 감염 후 기침이 오래가는 환자와 코로나와 관계 없이 외래를 찾은 환자의 천식 진단 빈도를 조사해 비교했다. 그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됐던 환자들의 천식 진단 빈도가 더 높았다. 

-코로나19 감염 후 장기 후유증과 천식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일반적으로 천식에서 보이는 소견이 있으면 의심할 만 하다. 기침만 오래 하기보다는 숨쉬기가 힘들거나 답답하고, 쌕쌕거리는 증상을 보이는 경우다. 기침, 가래 등 모든 호흡기 질환에서 나타날 수 있는 비특이적 증상으로는 질환을 특정하기 어렵지만, 숨이 차거나 쌕쌕 거림은 천식에서 나타나는 증상이라 더 의심해봐야 한다.

그러나 이런 증상이 없어도 천식이 확인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기침이 오래 가는 환자들은 병원에서 진찰과 검사를 받는 게 필요하다. 

-코로나19 이후 새로 천식이 진단된 환자에서 기존 천식 환자와 구분되는 임상 양상이 있는가? 

천식은 종류가 다양한 만큼 여러 특징이 있다. 천식이 어려서부터 있었는지 성인이 돼 발생했는지, 알레르기성인지 비알레르기성인지, 호산구 수치가 높은지 낮은지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코로나19 감염 후 발생한 천식 환자들을 살펴보면 알레르기성보다는 비알레르기성 환자가 많았다. 집먼지나 다른 원인에 노출돼 발생한 것이 아닌 바이러스에 의한 발생이기 때문이다. 알레르기 특성이 없거나 비교적 적었으며 대신 호산구성이나 제2형 염증성의 특성이 높았다. 이는 주로 성인들이 보인 양상으로 소아에서도 이런 특징들이 흔한지는 연구가 필요하다. 

-코로나19 이후 새로 진단된 천식환자의 중증도는 어떠한가? 

병원까지 와서 치료를 받는다는 면에서 중등도 정도 인데, 경과는 지켜봐야 한다. 천식이나 당뇨병 등 만성 질환은 평생 지속되느냐, 일정 시간 후 좋아지느냐는 자연 경과와 관련된 문제다. 코로나 감염 후 발생한 천식 환자들은 아직 지속적인 관찰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경과는 알 수 없다. 기본적으로 천식이 오래 간다는 점을 고려해 약물 치료를 지속적으로 하면서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환자는 흡입 스테로이드나 기관지 확장제 등 약물을 썼을 때 좋아지는 경우가 많았다. 약이 잘 듣지 않으면 중증 천식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데 대 부분은 경증 또는 중등증으로 약물로 조절이 가능한 단계다. 

-코로나19 이후 새로 진단된 천식환자에서 어떤 치료법을 고려할 수 있는가? 

기존 천식 환자와 치료법이 특별히 다르지는 않다. 다만 알레르기성 천식이라면 원인을 회피하는 환경요법이 쓰이겠지만 지금 환자들에서는 그런 문제가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쓰지 않는다.

약물 치료 측면에서는 통상적인 천식에서 권고되는 흡입 스테로이드 치료에 환자들이 잘 반응하기 때문에 이를 많이 사용한다. 천식에서는 흡입 스테로이드, 기관지 확장제, 복합제를 3단계 치료부터 표준 치료로 많이 사용하는데 제가 경험한 환자들은 이런 약을 썼을 때 잘 반응해 통상적인 치료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고 본다. 

-ICS/LABA 병용요법에 쓰이는 흡입 스테로이드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처방 시 어떤 측면을 고려하나? 

흡입 스테로이드(ICS)로 기도 염증을 조절할 때는 증상이나 환자에서 나타나는 효과에 따라 용량을 조절할 수 있어 성분 이를 크게 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CS의 지속 시간이 달라 하루에 몇 번 투여하는지 횟수 등을 보고, 장기 관리 약물(controller)과 속효성 약물(reliever)이 같은 제품인지 아닌지 등을 고려해 약물을 선택한다. 환자가 정량식분무흡입기(MDI)와 건조분말흡입기 (DPI) 중 어떤 흡입기를 더 잘 사용할지 디바이스에 대한 순응도도 고려한다. 

-GINA 가이드라인에서 ICS/LABA 병용 요법 중 ICS/포르모테롤을 추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ICS 처방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제품 선택 기준이 있는가? 

ICS/LABA 병용요법 치료제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포르모테롤을 함유하고 있느냐다. 포르모테롤은 빠르게 작용하는 지속성 베타-2 작용제(LABA)로서 reliever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MART(Maintenance and Reliever Therapy) 용법을 통해 매일 일정 시간 천식을 조절· 유지하면서 증상 악화 시 완화제로 사용할 수 있다.

MART 용법의 장점은 한 가지 디바이스를 그때 그때 쓸 수 있다는 점뿐만 아니라, reliever로 사용 시 항염증 효과가 있는 약을 같이 투여해 증상 악화 시 항염증 효과를 같이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베클로메타손과 포르모테롤 복합제의 경우 MART 용법을 사용할 수 있으며, MDI와 DPI 중 디바이스 선택의 폭도 넓다는 장점이 있어 사용하고 있다. 

-천식으로 ICS 치료하던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ICS 치료를 유지하나? 

유지하는 게 원칙이다. 코로나19 초기에는 ICS가 면역 억제 효과가 있어 치료를 중단해야 되지 않느냐는 걱정이 있었는데, 여러 지표를 보니 오히려 ICS 치료를 유지한 환자에서 반응 및 치료 효과가 좋았고 코로나 19로부터 보호하는 효과가 있었다.

현재는 천식 환자가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꾸준히 ICS 치료를 한다. 만약 증상 악화가 있다면 통상적으로 ICS 치료를 중단하지 않고 다른 약을 추가한다. 

-코로나19 이후 새로 천식이 진단된 환자에서 ICS 치료와 폐렴 발병에 연관성이 있나? 

폐렴 발병 가능성은 COPD에 비해서는 그렇게 높지 않다. 대신 우리나라 천식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고령이 많아 COPD 특성을 같이 가지고 있는 환자의 경우는 다를 수 있다. COPD 특성을 가진 고령 환자에서 폐렴이 발생한다면 그때 가서 ICS 치료 중단을 고려해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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