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근 의원, 4일 보도자료 통해 식약처 자료 분석 결과 발표
일명 ‘롤스로이드 男’ 다니던 병원, 향정신성의약품 오남용
인 의원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모니터링 인력 및 예산 확충 필요”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

[메디칼업저버 박서영 기자] 특정 병원의 향정신성의약품 처방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오남용 처벌 수위를 높일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인 의원은 지난 4일 보도자료를 통해 ‘롤스로이드 사고’를 언급하며 이러한 사실을 지적했다. 롤스로이드 사고란, 지난 8월 2일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드를 몰던 남성이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들이받은 사건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조사 결과, 가해자에게서 케타민을 비롯해 7종의 향정신성의약품이 검출됐다. 이에 피해자 측이 가해자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한 것으로 알려진 A병원의 의사 4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고소한 상황이다.

인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A병원의 향정신성의약품 처방 현황은 2020년 790명에서 2022년 1593명으로 약 2.0배 증가했다. 처방건수는 2020년 1078건에서 2022년 3746건으로 약 3.5배 증가했다.

처방량 증가율은 이것보다도 높은데, 2020년 1655개에서 2022년 6622개로 약 4.0배 늘어났다. 올해의 경우 상반기 기준 처방환자 1433명, 처방건수 3058건, 처방량 9140개로 이미 예년 수준을 한참 뛰어넘었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인 처방 현황에서도 향정신성의약품 처방이 많은 사례가 발견됐다.

한 환자는 2022년 13건에 걸쳐 총 47개의 프로포폴을 처방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식약처 의료용 마약류 안전사용 기준에 따르면 시술 및 수술을 위한 프로포폴 투약 횟수는 월 1회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다른 환자는 2022년 280개의 졸피뎀을 처방받았는데, 이 역시 식약처 기준을 넘기는 수준이다.

인 의원은 “최근 의료기관이 마약류 투약 및 유통의 창구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합법적·정상적으로 환자를 진료하는 대다수의 선량한 의료기관을 위해서라도 향정신성의약품을 오남용하는 의료기관과 의료인을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식약처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만 매년 1억 건 넘게 쏟아지는 보고내용을 모니터링하기에는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다. 모니터링 인력과 예산 확충이 필요하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으로 모든 실태를 파악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향정신성의약품 오남용의 처벌 수위를 높여 의료기관과 의료인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방법도 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