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2023] ATTRibute-CM, ATTR-CM 치료제 '아코라미디스' 효능·안전성 평가
모든 원인 사망 등 1차 목표점 평가에서 유의한 치료 혜택 입증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희귀질환인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 심근병증(ATTR-CM) 환자를 위한 신약 등장에 청신호가 켜졌다.

25~28일 네덜란드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3)에서는 미국 제약회사 브릿지바이오 파마의 ATTR-CM 치료 신약인 '아코라미디스'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한 ATTRibute-CM 임상3상 결과가 공개됐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아코라미디스 투약 시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심혈관 관련 입원 등에 대해 유의한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 

현재 일본, 유럽 등 국가에서 ATTR-CM 치료제로 타파미디스(제품명 빈다맥스)가 판매되는 가운데 아코라미디스가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옵션으로 이름을 올릴지 관심이 모인다.

아코라미디스, 생체외 실험·임상2상에서 가능성 확인

ATTR-CM은 혈액 내에서 자연적으로 순환하는 운반 단백질인 트랜스티레틴이 불안정해지며 잘못 접힌 단위체로 분리돼 심장에 쌓여 제한성 심근증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진행성 희귀질환이다. 침윤성 제한 심근병증을 유발하며 심부전을 초래한다.

2019년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타파미디스는 ATTR-CM 환자 대상 ATTR-ACT 임상연구에서 위약 대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심혈관 관련 입원 등 위험을 줄이는 효능을 입증했다. 

아코라미디스는 생체외 실험에서 타파미디스와 비교해 트랜스티레틴 안정화에 우월한 것으로 확인된 약물이다. 증상성 심부전이 있는 ATTR-CM 환자 대상 임상2상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아코라미디스, ATTR-CM 치료제로서 타파미디스 대안될 수 있어"

ATTRibute-CM는 ATTR-CM 치료제로서 아코라미디스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고자 진행된 다기관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 임상3상이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 Julian Gillmore 교수는 25~28일 네덜란드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3)에서 아코라미디스의 'ATTRibute-CM' 임상3상 결과를 발표했다. ESC 기자간담회 영상 캡처.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 Julian Gillmore 교수는 25~28일 네덜란드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3)에서 아코라미디스의 'ATTRibute-CM' 임상3상 결과를 발표했다. ESC 기자간담회 영상 캡처.

연구에는 정상형(wild-type) 또는 변이가 있는 증상성 ATTR-CM 환자 632명이 경구용 아코라미디스 800mg 1일 2회 복용군(아코라미디스군)과 위약군에 2:1 비율로 무작위 배정돼 30개월간 치료받았다. 평균 나이는 78세였고 90%가 남성이었으며 10%가 변이가 있는 트랜스티레틴 보인자였다.

양 군 모두 치료 12개월 이후엔 선택적으로 타파미디스 치료를 오픈라벨로 시작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 기간에 타파미디스 치료를 받은 비율은 아코라미디스군 14%, 위약군 22%로 위약군에서 더 높았다. 

치료 30개월에 확인한 1차 목표점은 F-S법(Finklestein-Schoenfeld method)을 적용한 계층적 분석에 따른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심혈관 관련 입원, NT-proBNP, 6분 보행검사 결과 등 변화로 정의했다. 2차 목표점에는 1차 목표점의 각 평가요인과 함께 캔자스 대학 심근병증 설문지(KCCQ-OS) 점수, 혈청 트랜스티레틴 수치 등이 포함됐다.

1차 목표점에 대한 계층적 분석 결과, 아코라미디스군의 임상적 이득에 대한 승률(win ratio)은 1.8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혜택을 입증했다(95% CI 1.4~2.2; P<0.0001).

아코라미디스군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사례 감소를 포함해 1차 목표점의 모든 평가요인에서 긍정적이고 일관된 치료 효과를 얻었다. 아코라미디스군의 생존율은 81%로, 위약군 대비 절대위험감소율(ARR)은 6.4%p, 상대위험감소율(RRR)은 25%로 조사됐으며, 위험은 약 23% 의미 있게 낮았다(HR 0.772; 95% CI 0.542~1.102; P=0.15).

연구에서 보고된 사망 중 심혈관질환이 원인인 비율은 78%를 차지했다.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발생률은 아코라미디스군 14.9%, 위약군 21.3%로, 아코라미디스 치료를 통한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ARR은 6.4%p, RRR은 30%로 평가됐다.

아울러 심혈관 관련 입원 누적 사례는 아코라미디스군에서 절반가량 유의하게 적었다(P<0.0001).

등록 당시 대비 30개월째 NT-proBNP 수치 증가는 아코라미디스군이 위약군보다 둔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두 군간 30개월째 6분 보행검사 결과 차이는 39.64m로 아코라미디스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가 나타났다(P<0.0001).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 Julian Gillmore 교수. ESC 기자간담회 영상 캡처.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 Julian Gillmore 교수. ESC 기자간담회 영상 캡처.

2차 목표점 분석에서 아코라미디스군은 위약군과 비교해 KCCQ-OS 변화로 평가한 삶의 질이 유지됐다. 또 혈청 트랜스티레틴 수치가 등록 당시보다 7.1mg/dL 더 크게 증가해, 생체내(in vivo)에서도 아코라미디스의 트랜스티레틴 안정화를 확인했다. 이와 함께 아코라미디스군의 내약성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 Julian Gillmore 교수는 "코로나19(COVID-19) 감염병으로 인한 임상연구 진행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타파미디스 치료가 어려운 국가에서 환자를 모집할 수 있었다"며 "아코라미디스의 긍정적 효과는 1차 목표점뿐 아니라 주요 하위군, 2차 목표점 등 전반에 걸쳐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결론 내렸다

이어 "아코라미디스는 위약 대비 기능적 능력과 삶의 질 모두 보존하는 데 효과적이었고 순환 트랜스티레틴 수치를 증가시켰다"면서 "아코라미디스는 ATTR-CM 치료제로서 타파미디스의 효과적이고 안전한 대안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개발사는 올해 말 아코라미디스에 대한 FDA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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