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국회 의원회관서 중증 천식 치료 토론회 개최
韓, 생물학적 제제 급여 미적용…경구 스테로이드제 의존도 높아
복지부 “평가 진행 중이고, 좋은 결과 위해 노력”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증 천식 환자 삶의 질: 치료 사각지대 개선 위한 정책 토론회’를 주최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증 천식 환자 삶의 질: 치료 사각지대 개선 위한 정책 토론회’를 주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서영 기자] 생물학적 제제의 급여화가 미뤄지는 사이, 국내 중증 천식 환자들이 경구 스테로이드제에 지나치게 의존해 부작용 위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OECD 국가 중 우리나라의 천식 사망률은 2위에 달해 정부의 빠른 급여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증 천식 환자 삶의 질: 치료 사각지대 개선 위한 정책 토론회’를 주최했다.

중증 천식은 고용량 흡입 스테로이드-지속형 베타작용제 복합제를 최적화해 사용하고 있음에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생물학적 제제의 접근성을 높이는 해외 여러 국가와 달리, 우리나라는 오말리주맙 1개를 제외하면 생물학적 제제 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적절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아산병원 김태범 교수(알레르기내과)
서울아산병원 김태범 교수(알레르기내과)

서울아산병원 김태범 교수(알레르기내과)는 중증 천식 환자의 삶의 질을 상세히 설명하는 것으로 급여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먼저 전체 천식 환자 중 중증 환자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2년 3.5%에서 2015년 6.1%로 증가했으며, 2023년인 현재는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중증 천식 환자의 외래방문 횟수와 연간 입원 횟수는 비중증 천식 환자의 3배·2배이며, 약제비용 역시 비중증 대비 10배에 달한다.

이에 국내 45개 병원에서 비중증 천식 환자 826명과 중증 천식 환자 183명을 대상으로 삶의 질을 연구한 결과, 기침 항목을 제외한 거의 모든 항목에서 중증 환자 삶의 질이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때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했을 때, 중증 천식 환자 삶의 질이 뚜렷하게 개선되는 것이 확인됐다.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생물학적 제제가 여기에 해당됐다.

김 교수는 “중증 천식 환자 삶의 질은 암 환자보다도 낮게 나타난다”며 “중증 천식 환자 삶의 질을 개선하고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이려면 생물학적 제제 접근성 향상과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韓, 경구 스테로이드제 치료 비정상적으로 많아

일산백병원 정재원 교수(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일산백병원 정재원 교수(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일산백병원 정재원 교수(호흡기알레르기내과)는 천식 환자에게 생물학적 제제가 사용돼야 하는 이유로 경구 스테로이드제의 위험성을 꼽았다.

경구 스테로이드제는 부작용 위험이 크다는 게 세계천식기구와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의 설명이지만, 우리나라는 기형적으로 경구 스테로이드제 의존도가 높다. 미국 대비 4.5배 수치다.

우리나라와 유사한 보험체계를 가진 국가들은 오말리주맙을 포함해 두필루맙·벤라리주맙·레슬리주맙·메폴리주맙 등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를 이미 급여화한 상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오말리주맙 이후 레슬리주맙이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교수는 경구 스테로이드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생물학적제제 여러 개를 급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경구 스테로이드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생물학적제제 여러 개를 급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생물학적 제제별 타깃하는 천식의 종류가 달라 환자마다 치료 효과도 다른 상황”이라며 “모든 생물학적 제제를 급여화해 맞춤형 치료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제약사에서 기준 충분히 만족 못 시킨 듯…좋은 결과 위해 노력”

복지부는 제약사에서 비용 대비 효과성 기준을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한 것 같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오창현 보험약제과장은 “발표 말씀 중간 중간에 마음에 와닿는 표현들이 많았다.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임상적으로 효과가 있었지만 비용 효과성을 입증하는 측면에서 제약사들이 자료 제출이라든지 심평원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측면도 있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중증 천식에 쓰이는 생물학적 제제 4가지 평가가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 환자들이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유미영 약제관리실장 역시 “꼭 중증 희귀 질환이 아니더라도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들은 정부에서 급여 기준을 확대시키고 있는 상황”이라며 “제도가 완화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므로 정부와 협의해 앞으로 좀 더 나은 환경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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