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대한부정맥학회 심방세동 환자에서 NOAC 사용지침]
​​​​​​​NOAC은 와파린 대비 출혈·뇌졸중 위험감소 우수

대한부정맥학회는 지난 2022년 심방세동 환자에서 비비타민-K길항제 경구용 항응고제(NOAC) 사용에 대한 지침을 발표했다. 학회는 심방세동은 치료가 필요한 부정맥 중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질환으로 뇌졸중 위험을 5배 이상 증가시키고, 이로 인한 사망과 신경학적 합병증 위험이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적절한 항응고요법, 특히 NOAC을 사용한 치료가 뇌졸중 위험감소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NOAC의 임상적 혜택을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 일선 의료기관에서 NOAC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고, 고위험군 등 특수 환자에서 NOAC의 적절한 사용이 불분명한 부분이 많다며 진료지침 발표의 배경을 설명했다.

CHA₂DS₂-VASc

NOAC은 국내외에서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을 목적으로 적응증이 허가돼 있다. 단 대부분의 NOAC은 초기 3상임상에서 CHADS₂ 점수에 근거해 허가가 이뤄졌다.

이에 진료지침에서는 최근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 CHA₂DS₂-VASc 점수를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 NOAC 적응증도 CHA₂DS₂-VASc 점수에 근거해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지침에서는 CHA₂DS₂-VASc 점수가 뇌졸중 위험이 낮은 환자를 찾아내는데 다른 척도보다 우수하다고 말했다. 이에 진료지침에서는 성별을 제외하고 1개 이상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 장기간 항응고제 사용을 고려하도록 권고했다. 특히 CHA₂DS₂-VASc 남성 2점 이상, 여성 3점 이상일 경우 뇌경색 예방을 위해 경구용 항응고제 치료를 강력하게 권고했다.

HAS-BLED

이와 함께 출혈 위험인자에 대한 평가도 함께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출혈위험은 HAS-BLED 점수로 평가할 것을 제안하면서, HAS-BLED 점수가 저위험군을 선별하는데 우수하다고 부연했다.

단 진료지침에서는 항응고요법으로 뇌졸중을 예방할 때 얻을 수 있는 임상적 혜택이 훨씬 크기 때문에 출혈위험도 점수가 높아도 항응고치료를 중단하지 않도록 강조했다.

금기증

금기증과 관련해서는 우선 NOAC 3상임상에서 중등도 이상 류마티스 승모판 협착증을 동반한 심방세동이 제외 기준이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하지만 NOAC이 류마티스 승모판 협착증 환자에서 와파린에 비해 덜 효과적이고 와파린과 상이한 결과를 나타낼 것이라는 연구가 없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또 국내 후향적 관찰연구에서 NOAC이 와파린 대비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는 점이 부연됐다.

단 류마티스성 심질환 환자에서 와파린, 리바록사반, 아스피린 사용을 비교한 INVICTUS 연구의 최종결과 등 추가적인 근거가 나오기 전까지 중등도 이상의 승모판 협착증 환자에서 와파린이 표준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반면 와파린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에서는 사전동의를 획득한 후 NOAC을 신중하게 고려할 수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TAVI 후 NOAC 적합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경피적대동맥판막시술(TAVI) 환자에서 에독사반을 적용한 ENVISAGE-TAVI AF 연구결과가 반영됐다. 이 연구에서는 와파린 대비 복합 주요 임상사건에 대한 에독사반의 비열등성이 입증됐다.

위장관출혈 위험의 비열등성을 입증하지 못했지만, 항혈소판제를 병용하지 않았거나 에독사반 용량을 30mg으로 조정한 군에서는 위장관출혈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결과도 함께 제시됐다. 이에 TAVI 환자에서도 NOAC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적용시 주의사항

진료지침에서는 현재 사용 가능한 NOAC이 어느 정도 간과 신장에서 대사·배설된다며 처방 시 간과 신장기능을 확인하도록 주문했다. 이에 만성신장질환(CKD) 및 진행성 간질환이 이환된 경우 NOAC 용량조절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추가적으로 고령, 인지기능장애, 낙상위험이 높은 환자에 대한 내용도 언급했다. 진료지침에서는 고령, 인지기능장애, 낙상위험이 높은 환자에서 항응고치료를 중단하지 말고 지속해야 한다며, 이에 최적의 NOAC 순응도를 유지하기 위해 낙상위험 감소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순응도

복약 순응도 관리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진료지침에서 NOAC은 마지막 복용 후 12~24시간 이내에 항응고 효과가 감소하기 때문에 복약 순응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부전, 고령, 복합 동반질환, 허약 또는 인지기능저하 등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 NOAC 복용에 대한 정기적인 추적평가를 하도록 강력하게 권고했다.

와파린에 비해 NOAC의 중단율이 현저하게 낮다는 연구가 있었지만, NOAC 중단 그 자체는 여전히 중요한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NOAC 복용 순응도는 38~99%로 나타나는데, 이로 인해 NOAC 치료의 혜택이 현저하게 감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NOAC 복용중단은 신장기능장애, 연령증가, 높은 알코올 섭취량, 낮은 CHA₂DS₂-VASc 점수, 치료 비용과 연관된다고 지적했다.

약동학 & 상호작용

진료지침에서는 NOAC이 와파린에 비해 음식이나 타 약제들과 상호작용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처방 시에 동반약물 및 질환과의 약동학적 상호작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부분의 NOAC에 대한 중요한 상호작용 기전에 대해서는 장에서 흡수된 후 P-당단백질(P-gp) 수송체를 통해 위장관으로 재분비가 이뤄지고, P-gp는 NOAC의 활성화된 신장분비에도 관여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NOAC이 심방세동 환자에게 많이 사용되는 P-gp 억제제(베라파밀, 드로네다론, 아미오다론, 라놀라진, 퀴니딘)와 P-gp 경로의 경쟁적 억제를 통해 혈장농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또 사이토크롬 P(CYP) 450의 의존적 제거는 리바록사반과 아픽사반의 간청소율과 일부 관련이 있고, 강력한 CYP3A4 억제 또는 유도는 혈장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상황에 따라 평가해야 한다는 점도 언급됐다.

이에 진료지침에서는 일반적으로 NOAC은 P-gp 및/또는 CYP3A4의 강력한 억제제와 함께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고, 반대로 P-gp 및/또는 CYP3A4의 강력한 유도제(리팜피신, 카바마제핀 등)는 NOAC의 혈장수준을 현저히 감소시키기 떄문에 NOAC과의 병용은 피하거나 매우 주의하면서 사용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아시아인과 NOAC

진료지침에는 지역과 인종에 따른 NOAC의 유효성 및 안전성에 대한 내용도 수록돼 있다. 지침에 따르면, 아시아 인종은 서양인 대비 뇌경색과 출혈위험 모두가 높다.

또 와파린을 투약 중인 경우, 아시아인에서 비아시아인 대비 뇌경색 예방효과가 낮고 뇌출혈의 위험은 높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러한 주장에 근거해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NOAC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들여다 보는 연구들이 진행된 바 있다.

총 8600명 이상의 아시아인이 포함된 4개의 3상임상에서도 역시 아시아인의 뇌출혈, 뇌경색 발생률이 비아시아인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반면 와파린 대비 NOAC의 출혈 감소효과는 비아시아인과 같거나 더 큰 효과를 보여 안전성 측면에서 더 큰 혜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지침의 설명이다.

특히 아시아인 대상 관찰연구에서 NOAC이 와파린 대비 허혈성 뇌졸중, 두개내출혈, 위장관출혈, 주요출혈 위험 및 이들의 복합빈도가 비슷하거나 낮았던 것으로 보고됐다.

COVID-19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와 연관된 NOAC 사용에 대한 내용도 정리됐다. COVID-19 대유행 기간 중 NOAC은 비타민-K길항제 항응고제보다 잠재적으로 중요한 혜택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NOAC의 경우 INR 모니티링을 위한 병원방문이 필요하지 않아 의료 시스템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단 진료지침에서는 NOAC 투약에도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고, 위험인자가 수반되거나 동반질환으로 인해 COVID-19 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NOAC 사용이 권장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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