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광명병원 오윤환 교수 연구팀, 건보공단 데이터로 균형 장애-치매 위험 평가
외발서기 10초 미만 노인, 20초 이상 노인보다 치매 위험 2배 높아

▲(좌부터) 중앙대광명병원 오윤환 교수, 서울대 김혜준 연구원, 차의과대학 정속성 교수.
▲(좌부터) 중앙대광명병원 오윤환 교수, 서울대 김혜준 연구원, 차의과대학 정속성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인지기능 장애가 없지만 균형 장애가 있는 노인은 치매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오윤환 교수(교신저자), 제주대병원 이비인후과 서지영 교수(교신저자), 서울대 김혜준 연구원(제1저자), 차의과대학 정석송 교수(제1저자)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균형 장애가 치매 발병 위험에 대한 중요한 예측인자일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운동 장애가 인지기능 저하보다 앞서는 경우가 많다. 과거 치매와 운동 장애로 인한 균형 장애 연관성 연구가 이뤄진 바 있으나 연구 대상자 수가 적거나 이미 인지기능 저하를 보이는 환자 대상 연구라는 점에서 미래에 발생할 치매 위험과 현재의 균형조절 능력 사이 연관성을 확인하기에는 제한이 있었다.

연구팀은 건보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14만 3788명 노인 인구의 건강검진 결과를 9년간(2009~2017년) 추적관찰해 균형 장애와 새롭게 진단된 치매 발병률의 연관성을 평가했다.

대규모 종단 연구 결과, 현재 인지기능 장애가 없지만 균형 장애(외발서기 10초 미만)가 있는 노인은 균형 장애가 없는 노인(외발서기 20초 이상)에 비해 장래 치매 발생 위험이 2배 이상 높았다(HR 2.04; 95% CI 1.88~2.21; P<0.001). 

치매 아형에 따라 알츠하이머병의 경우는 그 위험이 2배(HR 2.00; 95% CI 1.84~2.18; P<0.001), 혈관성 치매의 경우 3배(HR 3.00; 95% CI 1.94-4.63; P<0.001)에 달했다.

오윤환 교수는 "본 연구는 균형 장애 여부가 이전 뇌졸중이나 인지장애를 진단받은 적이 없는 노인 인구에서 장래 발생할 치매 발병 위험에 대한 중요 예측인자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특히 혈관성 치매 위험도와 두드러지게 연관됐다는 점이 주목할 결과"라고 밝혔다. 

정석송 교수는 "노화는 전두엽과 피질 하부, 그리고 두 영역의 연결에 영향을 미치며 노화로 인한 뇌의 미세혈관 변화는 뇌실주위 백질과 기저핵에서 잘 발생한다"며 "최신 연구들은 이런 혈관 변화가 뇌의 전두엽과 피질하 영역 사이 연결에 손상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혈관변화는 인지기능 저하와 운동 능력 손상과의 연관 기전과 본 연구에서의 높은 혈관성 치매 위험을 설명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혜준 연구원은 "외발서기 검사는 소뇌를 포함한 피질-기저핵-시상피질 루프를 통한 움직임 조절 능력을 평가하는 검사"라며 "소뇌가 회백질 일부를 잃으면 균형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런 회백질 손실은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 전체에서, 후기 발병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측두엽과 소뇌 중간 부분에서 볼 수 있다. 또 회백질 손실은 균형 장애와 알츠하이머 발병 사이의 또 다른 연결 고리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지영 교수는 "이번 연구의 결과가 노인의 치매 조기 진단을 돕기 위한 기회의 창을 제공할 수 있다"며 "균형 조절 능력에 대한 조기 선별검사는 다른 신체적, 인지적 지표와 함께 활용 시 치매 위험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The Journal of Prevention of Alzheimer's Disease 6월 13일자에 실렸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