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P-CAB 후보물질 '자스타프라잔', 식약처 품목허가신청
기존 P-CAB, 위염‧NSAID 병용 등 적응증 넓혀 PPI 신‧구 영역 대체 노력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최근 세 번째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신약 후보가 허가 신청에 나서면서 향후 더 치열한 시장 경쟁이 예고된다.

게다가 기존 P-CAB 제품들은 프로톤펌프 억제제(PPI)가 활발히 처방되던 영역과 이제 막 개척에 나선 영역까지 넘보며 시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7일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후보물질 '자스타프라잔'의 품목허가신청서(NDA)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자스타프라잔이 출시될 경우 현재 HK이노엔 '케이캡'과 대웅제약 '펙수클루'가 양분하고 있는 P-CAB 시장은 3파전에 접어들 전망이다.

회사 측은 "심사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내년 중 신약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P-CAB 시장은 앞서 출시된 두개 제품이 양분하고 있다. 2019년 출시된 케이캡은 출시 첫 해 310억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며 P-CAB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두 번째 주자인 펙수클루가 출시되면서 시장은 더 팽창했다. 2022년 7월 출시된 펙수클루는 반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펙수클루 출시 후에도 케이캡 매출은 증가세를 보이며 2022년 1252억원의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했다. 두 제품이 함께 시장을 확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두 P-CAB 계열 약물이 동반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 PPI 계열 약물의 파이를 뺏어 오고 있기 때문이다. P-CAB 등장 후 PPI 대표 품목의 처방 실적은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PPI는 복용 시간이 식전으로 한정되고 약효 발현에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으며, 장기 복용 시 부작용 발생 위험이 높다. 이에 PPI의 한계점을 보완한 P-CAB 계열 약물이 대체제로 떠오르는 추세다.

PPI 가는 곳, P-CAB도 간다

다만 케이캡과 펙수클루의 빠른 성장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경쟁 약물인 자스타프라잔의 출시가 가까워지고 있는 데다, 케이캡 제네릭 출시를 위한 특허 공방도 진행되고 있어서다. 

P-CAB 제품들은 경쟁자 확대에 앞서 처방 영역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적응증 확보를 통해 기존 PPI 계열 약물이 쓰여온 영역과 새로 확장된 영역까지 모두 넘보는 중이다.

선발 주자인 케이캡은 총 5개의 적응증을 확보했다. 케이캡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미란성위식도역류질환 △위궤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제균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에 허가를 받았다. 

후발 주자인 펙수클루는 케이캡에는 없는 위염 적응증 확보로 경쟁력을 키웠다. 티딘 계열 치료제가 주로 사용됐던 위염까지 P-CAB의 적응증을 넓혀 케이캡과 겹치지 않는 또 다른 시장을 확보한 것이다.

위염 치료에는 아직 H2RA 제제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대원제약의 '에스코텐'이 PPI 제제 중 처음으로 위염 적응증을 획득했으며, 8월에는 펙수클루가 위염 적응증을 허가 받으면서 새 옵션으로 등장했다.

위염에 있어서는 PPI와 P-CAB이 거의 동시에 발을 넓힌 셈이다. 다만 펙수클루는 아직 위염에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향후 급여 여부가 중요할 전망이다.

NSAID 병용으로 소화기내과 너머까지

케이캡과 펙수클루가 최근 동시에 넘보고 있는 적응증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유발 위궤양 예방이다.

케이캡은 현재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유발 위·십이지장궤양의 예방 요법'으로 임상3상을 진행 중이며 펙수클루도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유발 위궤양 예방'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PPI와 같은 위식도역류질환(GERD) 치료제들은 소화기내과에서 처방이 주로 이뤄지나 최근 정형외과나 심장내과 등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다. 

NSAID 처방이 많은 과에서는 위장관계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이를 함께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PPI 계열 치료제 처방 시 내시경 검사를 해야했던 기존 급여기준이 사라지면서 이들 약물의 처방이 더 쉬워졌다.

따라서 P-CAB이 NSAID 유발 위궤양 예방 적응증을 확보한다면 현재 PPI가 점유하고 있는 소화기내과 외 타과 처방까지 영역을 더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여러 과에서 NSAID가 처방될 때 NSAID 유발 위장관계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PPI가 많이 병용되고 있다"며 "이에 NSAID 유발 위궤양 예방 적응증을 확보해 펙수클루 처방량을 늘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HK이노엔 관계자 역시 “케이캡이 해당 적응증을 확보하면 NSAID와 병용 투여 시 유발되는 소화기계 부작용인 속쓰림이나 소화불량, 위궤양 등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추가 적응증 확대 및 제형 다양화와 차별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세 번째 주자인 자스타프라잔이 어떤 전략을 가지고 시장에 나설지는 지켜봐야할 전망이다.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으로 허가를 신청한 자스타프라잔은 현재 위궤양 대상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자스타프라잔은 2020년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 임상1상을 진행한 바 있으나 후속 연구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 제균 적응증은 케이캡만 보유하고 있으며 펙수클루는 전임상 단계에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 관계자는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 임상1상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했으나 이를 추가 적응증으로 할지는 고민 중"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위궤양 임상3상을 먼저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