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투여 비용 350만달러로 가장 높아
상위 10개 약물 중 희귀질환 치료제가 절반 차지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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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미국에서 허가된 약물 중 가장 비싼 제품은 B형 혈우병 치료제 헴제닉스(성분명 에트라나코진 데자파보벡)으로 나타났다. 1회 투여에 필요한 비용은 350만달러, 한화 약 46억 4800만원에 달했다.

고가 약물 상위 10개 중 5개는 희귀의약품이었고, 미국에서 약가 인하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음에도 초고가 유전자치료제의 가격은 여전히 높아지고 있다.

 

미국 초고가약 헴제닉스, 1회 투여에 46억원

지난해 말 미국식품의약국(FDA)은 CLS베링 B형 혈우병 유전자치료제 헴제닉스를 승인했다.

당시 헴제닉스는 세계 초고가 약물이 될 것이란 전망이 있었는데, 실제 미국에서는 1회 투여에 350만달러로, 가장 비싼 약에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미국 시장에서 가장 비싼 약은 미국 블루버드바이오의 수혈 의존성 베타-지중해성 빈혈 치료를 위한 유전자요법인 진테글로(베티베글로진 오토템셀)였다. 

진테글로는 전 세계에서 베타-지중해성 빈혈 원샷 치료제로 등장하는 동시에 1회 투여비용 280만달러(37억 1840만원)로 가장 비싼 약물이었다.

그 이후 FDA는 부신백질이영양증 원샷 치료제 스카이소나(엘리발도진 오토템셀)를 허가하면서 투여 당 300만달러(39억 8400만원)로 미국에서 가장 비싼 약이었다.

그러나 최근 헴제닉스가 350만달러로 1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헴제닉스, 스카이소나, 진테글로로 초고가 약물 순위가 재편됐다.

노바티스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졸겐스마(오나셈노진 아베파르보벡)가 225만달러(29억 8800만원), 이탈리아 제약사 키에지의 렙틴 결핍 치료제 마이알렙트(메트렐렙틴)가 연간 126만달러(16억 7328만원)로 뒤를 이으면서 상위 탑5를 구성했다.

 

초고가약 대세, 희귀약 그리고 유전자 치료제

미국에서 초고가약 상위 10개 약물에 이름을 올린 치료제의 공통점은 희귀질환을 타깃한 약물과 유전자 치료제라는 점이다.

실제 헴제닉스, 스카이소나, 진테클로, 졸겐스마, 마이알렙트 등 가격 상위 5위 모두 유전자 치료제다.

이외에 이중대립유전자 RPE65 매개 유전성 망막질환 치료제인 럭스터나(보레티진 네파보벡)도 미국에서 고가로 책정된 유전자 치료제 중 하나다. 럭스터나의 가격은 85만달러(11억 2880만원)로 책정돼 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상위 10개 약물 대다수가 희귀질환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이다.

스카이소나가 타깃하는 대뇌부신백질이영양증은 성염색체 열성으로 유전된다는 게 밝혀진 희귀 유전병으로, 전 세계적으로 5만명 중 1명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부신백질이영양증은 신경계의 백질, 부신피질, 고환을 침범하는 질환이다. 

마이알렙트는 선천성 또는 후천성 전신 지방이영양증 환자의 렙틴 결핍증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로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 받았다. 지방이영양증은 피부 아래 지방 조직의 광범위한 손실을 특징으로 한 희귀질환으로, 렙틴 호르몬 결핍을 유발한다.

아울러 조킨비는 아이들에게 노화 현상이 발생하는 희귀 유전질환인 조로증을 타깃한다.

항암제도 여전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니엘자(낙시타맙)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고위험 신경모세포종을 타깃하는 GD2 항원 표적 단클론 키메릭 항체다.

이외에 T세포 수용체(TCR)/항CD3 이중융합단백질 기전인 킴트랙(테벤타푸스프)은 포도막 흑색종을, 플로틴(플루옥세틴)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말초 T세포 림프종을 타깃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 패러다임은 원샷 치료제로 전환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초고가 약물 순위가 재편되고 있는데, 역으로 생각하면 1회 치료로 완치되는 만큼 건강보험 재정에 절감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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