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 26~27일 개최
대기오염, 중요한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으로 자리 잡아
중앙대병원 원호연 교수 "전 세계에서 대기오염 노출 줄이는 중재해야"

▲중앙대병원 원호연 교수는 26~27일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APCMS 2023)'에서 'Air Pollution and Cardiometabolic Health'을 주제로 발표했다.
▲중앙대병원 원호연 교수는 26~27일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APCMS 2023)'에서 'Air Pollution and Cardiometabolic Health'을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대기오염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근거가 쌓이면서 심혈관 건강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개인적으로 대기오염 노출에 따른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해 할 수 있는 방안이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대기오염 노출을 줄이기 위한 전 세계적 중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대병원 원호연 교수(순환기내과)는 26~27일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APCMS 2023)'에서 'Air Pollution and Cardiometabolic Health'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1990년→2015년 대기오염에 의한 사망률, 심혈관질환 25.5%→44.0%

▲중앙대병원 원호연 교수.
▲중앙대병원 원호연 교수.

2019년 글로벌대기상태(State of Global Air) 보고서에 따르면, 특정 질환에 의한 전 세계 사망률에 대기오염이 미치는 영향은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40%, 당뇨병 20%, 허혈성 심질환 20%, 뇌졸중 26%를 차지했다. 

또 중국에서 대기오염에 의한 사망률을 조사한 결과, 1990년에는 만성 호흡기질환 47.1%, 심혈관질환 25.5%였지만 2015년에는 만성 호흡기질환이 33.6%로 줄었고 심혈관질환이 44.0%로 증가했다(PLoS One 2019;14(4):e0215663). 

이는 대기오염이 호흡기질환뿐 아니라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에도 영향을 미치고 시간이 지나면서 더 중요한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으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원 교수는 "급성(acute)으로 초미세먼지(PM2.5)와 오존에 노출됐을 때 그 수준이 아주 낮다면 단기간 사망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조사됐다. 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사망률이 증가했다"면서 "만성(chronic)적으로는 PM2.5 노출 수준과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 사이에 선형관계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대기오염 단·장기간 노출 시 심혈관질환 위험 유의하게 증가

대기오염이 심혈관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기전으로 △폐 염증(lung inflammation) △입자 이동(particle translocation) △자율신경계 조절(autonomic regulation) 등 세 가지 가설이 제기된다.

먼저 흡입한 대기오염은 심혈관계 손상과 연관된 폐 염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대기오염으로 인한 입자 이동이 혈관 상호작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자율신경계 조절에 문제를 일으켜 부교감신경계 조절능력이 저하돼 심혈관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학계에서는 대기오염과 심혈관질환 발생 간 연관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가 쌓이고 있다. 

오존을 제외한 주요 대기오염 물질에 최대 7일 동안 단기간 노출되면 급성 심근경색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한다고 조사됐다(JAMA 2012;307(7):713~721).

중국에서는 PM2.5에 장기간 노출될수록 COPD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뇌졸중 등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Environ Health Perspect 2017;125(11):117002). 

유럽에서 진행된 대기오염 관련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에서는 연간 대기오염 노출이 PM10가 10㎍/㎥, PM2.5가 5㎍/㎥ 증가할 때마다 관상동맥사건 발생 위험이 의미 있게 커졌다(BMJ 2014;348:f7412). 

특히 여성의 심뇌혈관질환 발생에 대기오염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된다.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고 주요 도시에 거주하는 폐경 후 여성을 6년 추적관찰한 결과, 대기오염으로 인한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1.35배, 뇌졸중은 1.28배 유의하게 높았다. 또 심뇌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1.83배 증가했다(N Engl J Med 2007;356(5):447~458). 

▲중앙대병원 원호연 교수는 26~27일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APCMS 2023)'에서 'Air Pollution and Cardiometabolic Health'을 주제로 발표했다.
▲중앙대병원 원호연 교수는 26~27일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APCMS 2023)'에서 'Air Pollution and Cardiometabolic Health'을 주제로 발표했다.

"대기오염 줄이기 위한 전 세계적 노력 가장 중요"

원 교수는 대기오염이 심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으로 마스크 착용과 실내 공기청정기 사용 등을 제안했다. 

중국에서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단기간 실내 공기청정기 사용이 심폐 건강을 개선하는지 조사한 무작위 연구 결과, 가짜 공기청정기 사용군과 비교해 실제 공기청정기 사용군에서 PM2.5 농도가 감소했고 순환염증(circulating inflammatory) 및 혈전유발 바이오마커 등이 줄었다(J Am Coll Cardiol 2015;65(21):2279~2287).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대기오염이 심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려면 개인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가정용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며 "또 대기오염이 심한 곳을 피하거나 운동을 하는 것도 대기오염으로 인한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각 지역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대기오염 노출을 줄이기 위한 중재를 시행하는 것"이라며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전 세계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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