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이석 교수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이석 교수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이석 교수

- Ph+ ALL은 어떠한 질병이며, 진단 방법은 무엇인가?
급성림프구성백혈병 중 염색체 9번과 22번의 이상(상호전좌)이 발견되는 경우를 필라델피아염색체 양성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이하 Ph+ ALL)으로 정의하며, 성인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의 약 20~40%를 차지하고 있다. 혈액 및 골수검사를 통해 미성숙한 림프아세포를 발견해 진단할 수 있다. 림프아세포를 다른 계열의 질환과 감별하는 과정에서 기본적 현미경검사 외에 면역표지자, 염색체, BCR::ABL1 유전자 등의 추가 검사가 이루어지게 되고, 이를 통해 Ph+ ALL이 진단된다.

- Ph+ ALL의 치료 목표와 치료 과정은 어떻게 되는가?
Ph+ ALL의 치료 목표는 완전관해를 획득하고 이를 장기간 유지하기 위한 치료 전략을 구상하는 것이다. Ph+ ALL의 치료 과정은 tyrosine kinase inhibitors (TKI) 약제와 화학요법을 병용하여 관해유도요법과 관해후치료법을 시행한다. 필라델피아염색체는 tyrosine kinase의 활성화를 일으켜서 백혈병 단백질을 합성하여 세포를 증폭시키기 때문에, TKI 약제를 표적항암제로 사용하여 염색체의 활성을 억제시킬 수 있다.

- Ph+ ALL 의 치료에 TKI가 사용되는 이유는 무엇이며, 최신 치료 경향은 어떤가?
TKI가 개발되기 이전에는 Ph+ ALL의 3년 생존율은 약 15% 정도로 매우 낮았다. 이후 1세대 TKI인 이마티닙이 개발되어 임상에 도입된 후 화학요법과 병용시 5년생존율은 약 40~50%로 과거에 비해 치료 성적이 크게 개선되었다.

최근 Ph+ ALL 1차 치료에 3세대 TKI 치료제인 포나티닙(아이클루시그정)과 화학요법 병용시 5년생존율이 약 73%에 도달하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으며, 다른 연구에서는 1차 치료에 포나티닙과 블리나투무맙을 병용한 결과 2년생존율이 95%로 치료성적의 향상이 보고되었다. 

또한 새로 진단된 Ph+ ALL 환자를 대상으로 저강도 항암화학요법을 기반으로 포나티닙과 이마티닙 병용요법을 직접 비교한 글로벌 3상 연구의 1차 분석 결과, 미세잔존질환이 검출되지 않는 완전분자학적반응률이 포나티닙 그룹에서 34%로 이마티닙 그룹의 16%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다.

이와 같이 최근 Ph+ ALL 치료에 3세대 TKI인 포나티닙을 1차 치료에 도입하는 치료 패턴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와 병용하는 화학요법 또한 강도를 낮추거나 새로운 면역항암제인 블리나투모맙 약제 등의 도입으로 다양한 치료 옵션이 추가되고 있다.

- 3세대 TKI인 포나티닙을 1차 치료제로 사용했을 때 
1세대 및 2세대 TKI와 비교해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궁금하다
최근 발표된 1차 치료제로서 3세대 TKI인 포나티닙의 임상연구 결과를 1, 2세대 TKI의 임상연구 25건을 분석한 메타분석 논문에 의하면, 포나티닙을 1차 치료제로 투여했을 때 완전분자학적반응률이 79%로 1, 2세대 TKI 치료제군의 32%에 비해 우수한 반응을 보였다. 

또한 2년째와 3년째 생존율은 포나티닙을 1차 치료제로 투여했을 때 각각 83%와 79%로 1, 2세대 TKI의 58%, 50%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즉, 기존 1, 2세대 TKI에 비해 3세대 TKI인 포나티닙은 1차 치료제로서 Ph+ ALL의 반응률과 생존율을 유의하게 향상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Ph+ ALL은 재발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3세대 TKI가 Ph+ ALL의 재발을 줄이는데도 효과가 있는가?
1세대 TKI 치료를 받은 Ph+ ALL 환자의 유전자변이 분석에 따르면, 약 70%에 해당하는 환자에서 재발하고 재발한 환자 중 약 70%에서 유전자변이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이 중 약 40%가 T315I 변이가 나타났다. 

2세대 TKI 치료제는 1세대 치료제에 저항하는 일부 변이에서 억제 효과가 있지만 특히 T315I 변이에 대해서는 작용하지 못한다. 3세대 TKI 포나티닙은 T315I 변이에 유일하게 효과적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유전자변이에 대한 감수성이 1, 2세대 TKI보다 우수하다.

실제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 포나티닙은 T315I 변이가 동반되거나 1, 2세대 TKI에 저항성이 획득된 Ph+ ALL에 효과적임을 명시하고 있다. 유전자변이가 재발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3세대 TKI를 활용하면 유전자변이 발생에 대응할 수 있어서 재발률의 감소에 따른 완치율의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 Ph+ ALL의 3세대 TKI 치료에 있어 국제가이드라인과 비교하여 우리나라의 실정은 어떤가?
미국 The MD Anderson Manual of Medical Oncology에서는 Ph+ ALL 1차 치료부터 포나티닙과 화학요법의 병용요법을 권고하였다. 최근 NCCN 가이드라인에서도 포나티닙은 T315I 변이가 동반되거나 1, 2세대 TKI에 저항성이 획득된 Ph+ ALL에 효과적임을 명시하면서 1차 치료제로의 사용을 권고하기 시작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18년 시행된 국내 요양급여 세부인정 기준에 따라 1세대 및 2세대 TKI 치료제에 저항성 또는 불내성을 보이는 18세 이상의 Ph+ ALL에 한해서 포나티닙을 ‘3차 치료제 단독요법’으로만 허용하고 있어 사용이 제한적인 실정이다.

- 향후 Ph+ ALL의 치료 전략에 대하여 교수님의 고견을 듣고 싶다
근본적으로 Ph+ ALL의 치료성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3세대 TKI 포나티닙을 기반으로 기존의 화학요법 강도를 낮추어서 병용해야 한다. 또는 새로운 면역항암제와 병용요법을 통하여 치료 독성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고 완치율을 향상시켜야 한다. 이러한1차 치료법 패턴의 변화가 요구되며, 실제로 NCCN 가이드라인과 MD Anderson Cancer Center에서 이를 권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3세대 TKI인 포나티닙의 사용이 기존 1세대 혹은 2세대 TKI 치료제에 저항성 또는 불내성을 보이는 18세 이상의 Ph+ ALL에 한해서 ‘3차 치료제 단독요법’으로만 사용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 경우에도 화학요법과의 병용은 인정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시급한 절차는 재발 혹은 불응성인 Ph+ ALL에서 포나티닙(아이클루시그정)의 급여기준인 현행 3차 치료제 단독요법 조건을 확대하여 화학요법과의 병용을 허용하면서, 2차 치료 단계까지 급여 인정, 적용이다. 

나아가 국제 가이드라인에서 최근 권고되고 있는 1차 치료 단계에 포나티닙의 사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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