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DM 위험 차단, 중강도 스타틴에서 중강도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까지

우리나라의 당뇨병전단계 유병률이 심각한 수준이다. 대한당뇨병학회의 ‘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2’에 따르면, 2019~2020년 통합기준 당뇨병전단계 유병률이 30세 이상 성인인구의 44.3%에 달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당뇨병전단계에서부터 정상혈당 대비 혈관·대사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당뇨병 고위험 단계에서부터 혈압, 중성지방, HDL콜레스테롤 지표가 악화되는 수순을 밟기 때문이다. 당뇨병전단계에서 이상지질혈증 동반위험이 상승한다는 지적도 있다. 때문에 당뇨병은 물론 당뇨병전단계에서부터 이상지질혈증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당뇨병전단계나 대사증후군 환자들은 이미 신규당뇨병발생(NODM, new-onset of diabetes) 위험이 증가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스타틴 치료를 선택하는데 애로사항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용량에 비례하는 당뇨병 위험증가와의 연관성이다. 가천의대 한승환 교수(가천대길병원 심장내과)로부터 당뇨병전단계 환자에서 이상지질혈증 치료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Q. 당뇨병전단계에서 이상지질혈증 동반 가능성은?

당뇨병전단계는 당뇨병 이환 가능성이 매우 높은 고위험군이다.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다른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동반이환될 가능성 또한 높다. 당뇨병전단계에서부터 여러 위험인자들이 가세하면서 아직 당뇨병이 없는 상태에서도 심혈관질환 위험이 상승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시행된 2016~2018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결과를 보면, 당뇨병전단계에서부터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지리라는 것을 쉽게 예측해볼 수 있다. 당뇨병전단계 환자군에서,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타 변수를 보정한 상태에서도, 남성의 경우 고혈압 (OR>1.82, P<0.001), 중성지방 상승(OR>1.85, P<0.001), 낮은 HDL콜레스테롤(OR>1.16, P=0.006) 위험이 증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고혈압 (OR>1.73, P<0.001), 낮은 HDL콜레스테롤(OR>1.33, P<0.001), 높은 LDL콜레스테롤(OR>1.20, P=0.004)의 비율이 정상혈당군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다.

Q. 이상지질혈증 동반의 병태생리 기전은?

현재까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높은 중성지방이나 낮은 HDL콜레스테롤 위험증가의 과정에 복부비만에 따른 인슐린저항성이 깊이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복부비만과 병행되는 인슐린저항성이 중성지방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또 높아진 중성지방이 결국 HDL콜레스테롤의 감소와 입자가 작은 small-dense LDL콜레스테롤의 증가에 기여한다. 특히 이렇게 높은 중성지방·낮은 HDL콜레스테롤·높은 LDL콜레스테롤이 동시에 나타나는 병태를 복합형 이상지질혈증 또는 죽상동맥경화 호발성 이상지질혈증이라 부르는데, 그 만큼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다는 의미다.

Q. 당뇨병전단계에서 스타틴 선택요령은?

스타틴은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1차선택으로,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1·2차예방에 매우 유용한 약제다. 하지만 스타틴은 탁월한 효과의 이면에 고용량으로 갈수록 인슐린저항성 위험을 증가시키고, 대사적으로 이로운 에디포넥틴 농도를 감소시켜 당뇨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

당뇨병전단계는 당뇨병 발생위험이 이미 높아져 있는 상태인 만큼, 스타틴 치료 시에 인슐린저항성을 유발하지 않는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가능하다면 고용량 스타틴 요법을 피하고 대체요법을 고려하는 것도 당뇨병에 의한 합병증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길이라 생각된다. 고용량 스타틴을 대체할 수 있는 선택으로는 당뇨병 위험이 없는 중강도 스타틴 또는 중강도 스타틴에 에제티미브와 같은 비스타틴계 약물을 더하는 병용요법을 꼽을 수 있겠다.

Q. 대사증후군 치료에서 중강도 스타틴의 역할은?

대표적인 중강도 스타틴 제제인 피타바스타틴은 당뇨병 발생위험이 없고, 일부에서는 오히려 고혈당 위험이 더 낮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인의 경우 스타틴에 대한 반응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을 치료하는데 중강도 용량만으로도 LDL콜레스테롤 목표치에 도달하는 경우가 많다.

중강도 스타틴과 같이 상대적으로 낮은 용량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동시에 비스타틴계 지질저하제를 더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 국내 진행된 임상연구에서 중강도 용량의 스타틴에 콜레스테롤 흡수를 차단하는 기전으로 인슐린저항성을 유발하지 않는 에제티미브를 병용투여한 결과, 고용량 스타틴 대비 심혈관사건 상대위험도 감소가 대등했다. 한편 연구에서는 중강도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 시에 고용량 스타틴에 수반되는 부작용 위험이 낮아 약물치료 중단이나 용량감소의 필요성이 유의하게 적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Q. 피타바스타틴의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예방혜택은?

임상연구 및 메타분석에서 피타바스타틴은 신규당뇨병발생(NODM, new-onset of diabetes)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보고됐다. 당뇨병 발생위험에 대한 경고문구가 기재되지 않은 스타틴 제제는 피타바스타틴이 유일하다.

기전특성 측면에서 보면, 피타바스타틴은 대사적으로 유용한 에디포넥틴을 증가시키고, 당대사와 관련해 중요한 인자인 GLUT-4(glucose transporter-4)의 위치이동(translocation)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인슐린 분비를 늘리고 인슐린저항성은 개선한다.

또한 피타바스타틴은 다른 스타틴과 마찬가지로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보인다. TOHO-LIP 연구에서 피타바스타틴 2mg은 아토르바스타틴 10mg과 비교했을 때 혈중지질의 변화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심혈관사건 발생을 66% 감소시켰다.

Q. 당뇨병전단계·당뇨병·대사증후군 환자에서 스타틴/에제티미브 SPC 전략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최근의 이상지질증 가이드라인은 과거에 비해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더 낮게 설정하고 있다. 그런데 당뇨병전단계·당뇨병·대사증후군 등이 동반된 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는 당뇨병 발생위험이 높기 때문에 고용량 스타틴을 쓸 경우 부작용으로 인한 안전성 문제가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

이 경우 가급적 스타틴 농도를 목표치 달성이 가능한 선에서 낮은 용량으로 유지하면서, 필요 시에는 대사적으로 해롭지 않은 에제티미브를 병용하는 것이 심혈관사건 위험을 감소시키면서 당뇨병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유용한 선택이라 판단된다.

더불어 중강도 스타틴/에제티미브 단일제형복합제(SPC, single pill combination)는 고용량 스타틴 투여 시 부작용에 따른 복용중단 위험을 줄이고,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증가시킬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치료전략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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