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ESA 주사제, 투약 불편함, 부작용 단점 지적
AZ 에브렌조 이후 GSK∙JW중외제약 등 경구제 출시
경구제, 저온보관 필요 없고 투여 용이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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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신장(kidney)에서 원인이 돼 생기는 신성빈혈. 최근 경구용 치료제 등장으로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최근 GSK는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경구용 신성빈혈 치료제인 제스두브록(성분명 다프로두스타트)의 승인을 획득했다. 이는 경구제가 FDA 승인을 획득한 첫 사례다. 

이에 아스트라제네카 에브렌조(록사두스타트)가 등장한 국내 시장에도 진출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또 지난해 11월 JW중외제약 경구제 에나로이(에나로두스타트)가 국내 허가되며 시장의 판을 키우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기존 신성빈혈 치료제 시장은 적혈구생성촉진제(ESA) 주사제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지만, 투약 불편함과 부작용, 보관의 어려움 등은 단점으로 지적돼 투약 편의성을 앞세운 경구제가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 지 주목되고 있다. 

 

ESA 주사제 투약 불편함 지적...에브렌조 등 경구제 등장

만성 신장 질환 환자에서 빈혈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주된 요인으로 신장 내 적혈구를 생성하는 에리스로포이에틴(EPO) 생산 감소가 꼽힌다. 이에 대다수 환자가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만든 ESA 주사제를 치료제로 활용하고 있다.

ESA는 1세대 에포에틴 알파, 2세대 다베포에틴 알파, 3세대 메톡시폴리에칠렌 글리콜-에포에틴 베타 등으로 구분된다. ESA 주사제 시장 규모는 대략 900억원으로, 1~3세대 주사제들이 각기 고른 매출 분포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알보젠 에포틴(성분명 에포에틴 알파)이 대표적인 1세대 시장 규모는 2021년 496억원을 기록했다.

2세대인 쿄와기린 네스프(다베포에틴 알파)는 210억원, 3세대인 로슈 미쎄라(메톡시폴리에칠렌 글리콜-에포에틴 베타)는 지난 2021년 181억원을 올렸다.

피하주사와 정맥주사인 형태인 ESA 주사제는 혈압 상승, 구토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 또 최근 개발된 ESA는 한 달에 한 번 맞는 것으로 반감기가 개선됐지만 투여 부위 가려움증 등 투약이 불편한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이런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 저산소유도인자 프롤린 수산화효소(HIF-PH) 저해제 경구제다. 해당 의약품은 저산소 유도인자(HIF)를 분해하는 프롤린 수산화효소를 억제해 EPO 생성을 촉진한다. 특히 주사제의 단점으로 꼽히는 저온보관 등이 필요하지 않다. 

이 분야에 최초로 등장한 경구제는 아스트라제네카 에브렌조다. 해당 의약품은 투석 중이거나, 투석 중이지 않은 환자도 사용될 수 있다. 또 그동안 사용해온 ESA 주사제에서 투여를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에브렌조도 FDA 허가 벽은 넘지 못했다. 

 

FDA가 선택한 치료제 GSK 제스두브록,

JW중외제약 에나로이도 국내 등장

GSK 제스두브록은 에브렌조나 오츠카 바프세오(바다두스타트)가 실패한 FDA 허가를 유일하게 얻어냈다.

FDA는 지난 2월 제스두브록을 조건부 승인하며 최소 4개월 투석치료를 받은 성인 만성 신장질환 환자의 빈혈을 치료하는 용도로 사용하도록 했다.

이번 조건부 승인은 투석 중인 만성 신장질환으로 인한 빈혈환자 대상 임상2상 결과가 기반이다. 

임상2상에서 제스두브록은 10~11g/dL 범위 안에서 투석 환자와 비투석 환자에서 모두 헤모글로빈 수치를 유지시켰다. 

다만, 사망과 심근경색, 혈전성 제반증상 위험을 증가시킬 우려가 있는 점에서 돌출주의문을 삽입하는 동시에,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및 혈압 상승, 미란성 위염 등 위험이 있어 주의 및 경고사항에 포함하도록 했다.

또 제스두브록은 투석치료를 받지 않는 만성 신장질환으로 인한 빈혈 치료 용도로는 승인을 취득하지 못했다.

국내사도 경구제 개발에 성공했다. JW중외제약은 HIF-PH 저해제인 에나로이를 지난해 11월 허가받아 올해 본격 출시했다. 1㎎, 2㎎, 4㎎ 세 가지 용량의 정제 제형 경구제로 개발해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을 높였다.

JW중외제약은 2016년 일본 기업 ‘재팬타바코(Japan Tobacco Inc.)’와 신성빈혈 신약후보물질 ‘JTZ-951’의 국내 개발 및 판권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국내 28개 병원에서 가교임상3상을 통해 JTZ-951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2세대 치료제인 다베포에틴 알파 대비 비열등성도 확인했다.

다만, 보험급여 적용까지 성공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한 신장내과 전문의는 “신성 빈혈 치료제의 치료옵션이 경구제를 통해 확대됐지만 비급여로만 사용돼 안타깝다. 투약 편의성을 개선했다는 것이 인정돼 환자들에게 급여로 사용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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