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부 박선혜 기자.
학술부 박선혜 기자.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입당(入糖) 전이라네요. 운동하면 괜찮겠죠."

최근 또래 지인이 '입당 전' 소식을 전해왔다. 당뇨병에 들어서기 직전, 즉 당뇨병 전단계를 진단받았다는 얘기다. 

소위 말하는 MZ세대인 그는 주변에 당뇨병을 진단받았거나 당뇨병 전단계인 지인들이 많다며 "아직 젊은데 무슨 병원이에요. 혼자 관리하면 괜찮겠죠"라며 웃어넘겼다.

최근 MZ세대는 의료진의 관심 대상으로 자리 잡았다. MZ세대는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의 합성어로 10대 후반부터 30대까지 아우른다. 사회경제적 활동이 활발한 연령대이자 건강할 것으로 여겨졌던 세대다.

그러나 이제 MZ세대는 고혈압, 당뇨병, 대장암 등 질환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는 세대로 조사되면서 요주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의하면, 2014년 국내 30~39세 2형 당뇨병 유병률은 남성 3.1%, 여성 2.1%에서 2018년 각 3.7%와 2.7%로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20~39세 중 고혈압을 진단받은 환자는 2017년 대비 2021년 29.2% 증가했다. 

의료진들은 MZ세대가 건강에 문제가 있음을 알고 있어도 의사에게 진단받거나 치료받는 비율이 낮아 질환을 방치하다 뒤늦게 병원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한다. 이에 학회는 MZ세대에서 질환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치료율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MZ세대의 질환 인지도와 치료율을 높이기 위한 학회 전략은 기존과 다르지 않다. 그동안 학회에서 추진해온 카드뉴스, 라디오 캠페인, 유튜브 강의, 건강강좌 등 주제를 MZ세대로 정하는 수준에 그친다.

학회는 MZ세대에게 기존에 진행하던 방법으로 정확한 질환 정보를 전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의 시선을 사로잡기는 어렵다. 

MZ세대는 학회가 제공하는 정보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창구를 통해 건강 정보를 얻는다. 그 어느 세대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 SNS 등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취득하고 다른 사람들과 양방향 소통을 한다.

SNS에 운동 후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해시태그를 다는 등 건강관리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며 다른 사람들과 활동 및 건강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대표적 예다. 

그러나 지금 학회가 MZ세대를 타깃으로 추진하는 질환 홍보 활동 전략은 말하는 사람만 있고 듣는 사람은 적거나 없는 일방향 소통에 불과하다. 

학회가 MZ세대의 건강을 관리해 국민 건강에 기여하겠다면 공략법이 달라져야 한다. 소비시장에서는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메타버스를 활용하거나 챌린지를 시행하는 등 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전략을 펼친다. 

학회가 강조하는 'MZ세대 건강 경고등'이라는 말은 더 이상 젊은 세대에게 자극이 되지 않는다. 급격한 변화의 물결 속 국민 건강을 위해 MZ세대의 시선을 끌 수 있는, 기존과 다른 학회의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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