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 치료 후에도 후유증 오래 지속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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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강수경 기자] 한국학교정신건강의학회는 최근 학교 내 정신건강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학교폭력 설문조사 시행 결과를 발표했다고 17일 밝혔다.

학교폭력은 학생들 간에 발생하는 신체폭력, 언어폭력, 금품갈취, 강요, 따돌림, 성폭력, 사이버폭력 등으로 신체적, 정신적 혹은 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다. 

학교폭력 문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줄어들다 재난 이후 다시 증가하게 된 일반적인 현상으로 보이며, 학생들 간 상호작용이 줄면서 교우관계 형성 및 갈등 조절 어려움 등이 등교 수업 이후 표출되는 실정이다.

한국학교정신건강의학회는 2023년 2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65명에게 학교 폭력 경험과 의견을 조사했다. 

그 결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78.5%가 학교폭력 피해자를 진료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번 연구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5명 중 4명은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하다’(매우 심각하다 29.2%, 심각하다 49.2%)고 보고했고,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하지만 나아지고 있다’고 응답한 전문의는 2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의들은 피해 학생들의 증상으로 우울, 불안, 대인기피, 학교거부, 자해 등이 가장 흔하고 불면증, 분노조절 어려움, 자살사고를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고 응답했다.

특히 학교폭력 피해로 인해 자살시도를 한 환자를 진료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전문의는 70%로 보고됐다. 

학교폭력 피해 이후 증상이나 후유증의 정도와 지속 기간은 개인에 따라 매우 다양했다.

전문의들은 피해 학생이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이나 우울장애, 불안장애를 진단받으며, 정신의학적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증상이 호전됐으나 후유증은 오래 지속된다고 말했다.

특히 학교폭력이 중단됐다고 해서 바로 증상이 호전된 환자를 본 경험은 없었다.

31.4% 전문의는 폭력 중단 이후에도 수년 동안 후유증이 지속되는 환자들을 진료했고, 전문의 62.7%는 학교폭력 피해 후유증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지속됐다고 말했다. 

전문의는 학교폭력의 장기영향은 피해자의 성격 형성뿐 아니라, 성인기 이후 실직 혹은 사회부적응과 연관된다는 데 동의했다.  

이어 전문의 90.2%는 가해자에게 복수하는 생각을 하는 학교폭력 피해 환자를 진료한 적이 있다며 정신의학적 치료의 필요성을 말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학교폭력 예방에 있어 ‘안정적인 학교 환경 도모(33.7%)'가 가장 중요하다 답했고, 이어 ‘가정 내 지지적인 양육(27.7%)', ‘학교 폭력 예방교육(15.4%)', ‘교사 역할 및 재량 강화(12.3%)' 순으로 예방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전문의들은 학교폭력 발생 이후 피해자, 가해자 및 방관 학생들의 정서, 사고 및 적응상에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세밀하게 들여다봐야 하고, 피해자에게 정신의학적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며 이어 정신 건강 전문가가 개입할 수 있도록 협조 및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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