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Trendsetter’
연세의대 김중선 교수

이상지질혈증은 심혈관질환의 대표적인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그 중 LDL콜레스테롤(LDL-C) 치료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에서 가장 우선되고 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지난해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5판을 발표하면서 LDL-C 치료에 있어서 더 적극적인 치료를 권고했는데, 최근 국내에서도 스타틴 + 에제티미브 복합제의 새로운 임상들이 발표되면서 가이드라인에 부합되는 치료제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 한미약품 로수젯에 대한 대표임상 RACING 연구의 첫번째 하위분석인 RACING DM 연구결과가  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등재됐다. RACING DM 연구의 책임 연구자인 연세의대 김중선 교수(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로부터 RACING DM 연구 결과의 의의 및 임상적용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Q. 이번에 유럽심장저널에 등재된 RACING DM 연구는 어떤 임상인가?

RACING DM 연구(Eur Heart J. 2022)는 작년 Lancet에 등재되었던 RACING 연구(ASCVD 환자 3780명을 대상으로 고강도 스타틴과 중강도 스타틴 +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을 3년동안 추적관찰해 심혈관계 사망, 주요 심혈관계 사건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의 발생을 확인)의 하위분석으로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이 있는 당뇨병 환자 1398명을 대상으로, 고강도 스타틴 단독요법과 중강도 스타틴 +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의 치료 효과를 비교 분석한 연구다.

Q. RACING DM 연구에서 살펴본 의미있는 결과는 무엇인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당뇨병을 동반한 ASCVD 환자에게 로수바스타틴 10mg/에제티미브 10mg(제품명 로수젯)가 로수바스타틴 20mg보다 추적관찰 3년간 모든 시점에서 우수한 LDL-C 목표 도달률(70mg/dL 미만)을 나타냈다. 또한 최신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초고위험군 환자의 LDL-C 목표수치(55mg/dL 미만) 도달률도 로수바스타틴 10mg/에제티미브 10mg이 로수바스타틴 20mg 대비 유의하게 높았다. 특히 2차 안전성 평가에서 살펴본 불내성으로 약물을 중단하거나 용량을 감량하는 비율은 로수젯이 유의하게 낮았다.

Q. 중강도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이 당뇨병 환자에서 LDL-C 감소효과가 더 우수한 이유가 무엇인가? 

스타틴은 용량을 두 배 증량했을 때 추가적인 LDL-C 감소효과는 6%밖에 되지 않지만, 에제티미브를 병용하게 되면 추가적으로 18%의 감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에제티미브는 소장에서 콜레스테롤 흡수에 관여하는 NPC1L1 수용체에 결합해 콜레스테롤 흡수를 저해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당뇨병 환자는 NPC1L1의 발현이 비당뇨병 환자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기 때문에 에제티미브 병용 시 더 강력한 LDL-C 감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Q. 스타틴 복합제의 다른 연구와 비교해서 차이점은 무엇인가?

스타틴/에제티미브의 대표적인 임상은 IMPROVE-IT 연구다. 이 연구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 1만 8144명을 대상으로 심바스타틴 40mg 단독요법군과 심바스타틴 40mg/에제티미브 10mg 병용요법군을 6년(중간값) 동안 추적 관찰해 심혈관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불안정 협심증으로 인한 입원, 관상동맥 재개통술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 발생률을 살펴본 임상이다. 이 임상은 동일 스타틴 함량에 에제티미브를 추가해서 임상사건 발생률을 비교했지만 RACING DM 연구는 고용량 스타틴 단일제와 중강도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을 비교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RACING DM 연구는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임상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Q. 최근 국내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이 개정됐다. 어떻게 생각하나?

이번에 개정된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5판은 최근 적극적인 LDL-C 치료를 권고하고 있는 기존 해외 가이드라인과 같은 선상에서 출발한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특히 이번에 개정된 진료지침에서는 당뇨병 환자에 대한 내용 변화가 눈에 띈다. 당뇨병 환자 중 유병률 10년 이상, 또는 심혈관계 위험인자가 1개 이상인 경우에는 LDL-C 목표 수치를 70mg/dL 미만으로 설정했다. 또한 표적장기손상(알부민뇨, 만성콩팥병, 망막병증, 신경병증, 좌심실비대) 또는 3개 이상의 주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동반한 경우에는 55mg/dL 미만으로 더 강력하게 LDL-C를 낮추는 것을 선택적으로 고려하도록 했다.

Q. 아직은 에제티미브 복합제가 1차 치료제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향후의 트렌드는 어떻게 될 것 같나?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제5판에서는 ‘내약 가능한 최대 용량의 스타틴을 사용하더라도 목표 LDL-C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 병용요법으로 에제티미브를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는 권고안이 Class Ⅰ으로 상향 권고되면서 에제티미브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특히 이번에 확인된 RACING 임상 결과에서는 LDL-C 조절을 위해서 스타틴 최대 용량으로 처방하는 것보다 중강도 스타틴에 에제티미브를 병용하는 것이 LDL-C 감소효과나 안전성 측면에서 더 우수한 것으로 입증됐기 때문에 향후에는 에제티미브의 병용요법이 더 적극적으로 권고될 것으로 보인다.

Q. 임상에서 다른 만성질환을 동반한 환자는 없었나? 

RACING DM 연구에 등록된 ASCVD 환자는 74%가 당뇨병과 고혈압을 동반하고 있었다.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는 환자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고위험군에 해당되는데 중요한 것은 이러한 위험 인자들을 동시에 잘 조절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로수바스타틴 +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고 그 중에서 주목해 볼 만한 것은 단일제형복합제(Single Pill Combination, SPC)다. SPC는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높여 각각의 위험인자를 더 잘 조절할 수 있고 이러한 이점이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줄여줄 수 있다는 근거들도 많이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Q. 다양한 위험인자 조절을 위한 SPC 접근 전략은?

혈압과 LDL-C가 잘 조절되고 있는 환자에서 먼저 SPC를 고려해 볼 수 있겠다. 특히 RACING DM 연구에 등록된 고위험군 환자들 같은 경우 이미 복용중인 약제가 많기 때문에 SPC를 통해 순응도를 높여주는 것이 좋은 접근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뇨병을 동반하고 있다면 이에 대한 적응증(compelling indication)을 보유하고 있는 로사르탄(losartan)과 같은 약제도 고려해 볼 만하다. RENAAL 연구를 통해 당뇨병 환자에서 로사르탄의 효과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제시돼 있고, 최근에는 로수바스타틴 + 에제티미브에 암로디핀 + 로사르탄까지 임상에서 다빈도로 사용되고 있는 4가지 성분의 복합제가 출시돼 있어, 동반질환 치료를 위한 선택지가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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