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김효수·양한모 교수팀, 줄기세포 분화·역분화기술 활용 혈관 이상 기전 밝혀
변이형 협심증 환자, 정상인 대비 혈관세포 내 칼슘 농도 높아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 양한모 교수(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 양한모 교수(왼쪽부터)

[메디칼업저버 강수경 기자] 국내 연구진이 줄기세포 원천기술을 이용해 변이형 협심증의 발생기전을 밝혀냈다.

서울대병원은 김효수·양한모 교수팀(순환기내과)이 자가 만능줄기세포를 혈관세포로 분화해 변이형 협심증 환자의 체내에서 발생하는 혈관 경련·수축 발생기전을 확인한 체외실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27일 밝혔다.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동맥이 경련·수축을 일으키면 심근혈류가 저하돼 변이형 협심증이 발생한다. 

변이형 협심증의 주요 증상인 흉통은 새벽이나 아침에 주로 발생하며, 취침 전 혈관확장제를 제대로 투여하지 않으면 심장 급사의 위험이 있다.

그동안 변이형 협심증의 발생 기전은 관상동맥을 채취해 실험하는 게 불가능했기에 정확하게 연구되지 못했다.

연구팀은 변이형 협심증의 병태생리기전을 규명하고자 서울대병원 심혈관연구단이 지난 20년간 축적해 온 자가 만능줄기세포 노하우를 활용했다. 

먼저 변이형 협심증 환자 및 정상인의 말초혈액 속 단핵구를 이용해 역분화 줄기세포를 만든 후, 역분화 줄기세포를 다시 분화시켜 관상동맥 평활근세포 및 내피세포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획득한 평활근세포에 혈관 수축 유도제를 투여한 결과, 정상인군과 달리 변이형 협심증 환자군의 평활근세포에서 강하고 연속적인 수축이 일어났다. 

특히 환자군은 세포 내 칼슘 농도가 정상인군에 비해 2배 이상 높았고, 칼슘 농도 증가 반응이 1회에 그친 정상인군과 달리 2회 이상의 반응을 보였다.

두 군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환자군의 평활근세포는 단백질 붕괴를 막는 수모화(SUMOylation) 과정의 항진으로 칼슘 조절 채널인 서카2(SERCA2a) 단백질이 세포의 소포체 부위에 누적돼 있다는 특징을 확인했다.

즉 칼슘 조절을 담당하는 서카2 단백질이 붕괴하지 않고 누적되면서 대량의 칼슘이 세포 내로 유입했고, 이로 인해 발생한 자극이 강하고 연속적인 평활근세포 수축 반응을 일으켜 결국 변이형 협심증 증세를 유발한 것이다.

[자료1] 혈관 평활근세포의 정상 수축기전(위) 및 변이성 협심증 환자의 과도한 수축기전(아래)
[자료1] 혈관 평활근세포의 정상 수축기전(위) 및 변이성 협심증 환자의 과도한 수축기전(아래)

연구팀은 칼슘 농도를 정량화한 그래프로 표현 시 정상인군과 환자군을 확실히 구분할 수 있어, 이는 칼슘 농도가 변이형 협심증을 진단할 수 있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자료2] 정상인군 및 변이성 협심증 환자군의 칼슘에 의한 수축정도 비교(좌) 및 정량화 결과(우)
[자료2] 정상인군 및 변이성 협심증 환자군의 칼슘에 의한 수축정도 비교(좌) 및 정량화 결과(우)

추가적으로 환자별로 변이형 협심증 치료제의 최적 투여 농도를 확인하고자 현존하는 치료제를 다양한 농도로 각 환자 유래 세포에 처리했다. 

이에 연구팀은 환자마다 가장 효과가 좋은 약물 및 농도를 확인, 기존 변이형 협심증 약물 치료의 난제였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순환기내과)는 “줄기세포 역분화 및 분화 기술을 이용해 체내 혈관을 체외에서 구현하고 혈관 이상현상의 원인을 규명했다”며 “아울러 암 줄기세포에 의한 재발성 암 정복, 고령환자의 근감소증 재생치료법, 심부전환자의 심근재생치료법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바이오머티리얼즈 리서치(Biomaterials Research)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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