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김영학·하창훈 교수 연구팀, 연구결과 발표
CTRP9, 증상 개선 효과 확인...신규 동맥경화 치료제 개발 단초 마련

서울아산병원 김영학 교수(심장내과), 하창훈 교수(융합의학과)
서울아산병원 김영학 교수(심장내과), 하창훈 교수(융합의학과)

[메디칼업저버 박서영 기자] 동맥경화와 관련된 새로운 표적 물질이 밝혀졌다.

현재 동맥경화를 치료하는 약물로 스타틴 계열의 약물이 거의 유일하게 쓰이던 가운데, 이번 연구가 신약 개발의 단초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서울아산병원은 김영학 교수(심장내과)·하창훈 교수(융합의학과) 연구팀이 동물 실험을 통해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CTRP9이라는 물질이 동맥경화와 심근경색을 개선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이 심근경색 환자 혈액검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CTRP9 수치가 낮았다는 결과는 국제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동맥경화는 스타틴과 같은 항지질약물을 제외하면 예방 효과가 입증된 약이 없어 의약계에서는 새로운 표적 물질을 찾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CTRP9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세포신호물질인 아디포카인의 한 종류다. 아디포카인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와 면역 반응 등과 연관돼 있는데, 비만과 당뇨 등 대사증후군, 심혈관질환 발생에도 관여한다는 사실들이 최근 밝혀졌다.

연구팀은 분자생물학적 구조 분석을 통해 아디포카인 중에서도 동맥경화, 심근경색 등과 연관이 클 것으로 예측되는 CTRP9이라는 물질을 선정해 새 표적 물질을 밝히는 것을 연구 목표로 삼았다.

먼저 실험실에서 배양된 인간 탯줄 유래 혈관내피세포에 CTRP9을 처리했다. 그 결과, 혈관신생이 약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혈관신생이 증가했다는 것은 혈관을 구성하는 혈관내피세포의 밀도와 혈관항상성이 증가했다는 것으로, 혈관이 건강하고 튼튼해진 것을 의미한다.

이후 연구팀은 CTRP9 유전자가 제거된 실험용 쥐를 분석했다. 그러자 CTRP9이 제거되기 전과 비교해 혈관 신생이 80% 감소했다.

또 실험용 쥐의 경동맥을 결찰해 동맥경화를 유발한 후 CTRP9을 투여하자 동맥경화가 약 40% 나아졌으며, 심근경색을 유발한 쥐에서는 심근경색으로 인한 좌심실 허혈성 손상 증상이 62% 감소했다.

실제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동맥경화 환자 중 혈액 시료를 보관하던 100명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잠재적 관상동맥질환 환자군과 심근경색 환자군의 혈중 CTRP9 수치가 정상인에 비해 70%로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이 확인됐다.

김 교수는 “전 세계 가장 큰 사망 원인 중 하나가 심근경색”이라며 “그동안 임상 현장에서 새로운 동맥경화 치료제 개발에 대한 요구가 절실했는데, 이번 연구로 CTRP9을 표적하는 신약이 개발될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협심증과 심근경색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며 “혈액 바이오마커로서 CTRP9이 심혈관 질환 위험성을 예측하는 지표로 활용되는 것을 목표로 추가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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