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구진모 교수팀, 루닛 인사이트 활용해 RCT 연구 진행
AI 사용군 검출률 0.59%, 비사용군 0.25%로 약 2.4배 높아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구진모 교수, 남주강 교수(사진 왼쪽)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구진모 교수, 남주강 교수(사진 왼쪽)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국내 연구팀이 17일 인공지능 판독 보조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흉부 X선 영상에서 폐 결절 검출률을 향상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대병원 구진모·남주강 교수(영상의학과)이 인공지능 기반 CAD(컴퓨터 보조 진단 시스템)가 흉부 X선 영상에서 폐 결절의 검출률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2020년 6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의 건강검진 수검자 1만47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상용화된지 조사하기 위해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최근까지 다양한 인공지능 기반의 CAD 소프트웨어가 제안됐지만, 전향적으로 검증된 사례는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수검자를 △인공지능 사용군(5238명) △인공지능 비사용군(5238명)으로 무작위 배정해 수검자들의 흉부 X선 영상을 판독했다.

인공지능 사용군은 루닛 인사이트를 활용해 인공지능이 병변을 컬러맵으로 표시해주면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이 결과를 참고해 최종 판독했다.

또 인공지능 비사용군의 경우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인공지능 기반 CAD 활용 없이 흉부 X선 영상을 해석했다. 

[이미지] 인공지능 사용군 환자의 예시. 환자 흉부 X선에서 작은 결절로 의심되는 병변을 인공지능이 검출했고, 판독자에 의해 결절이 있는 것으로 판독됐다. CT를 촬영했을 때 작은 결절이 있었고, 조직검사 결과 폐암으로 확진됐다.
[이미지] 인공지능 사용군 환자의 예시. 환자 흉부 X선에서 작은 결절로 의심되는 병변을 인공지능이 검출했고, 판독자에 의해 결절이 있는 것으로 판독됐다. CT를 촬영했을 때 작은 결절이 있었고, 조직검사 결과 폐암으로 확진됐다.

연구 결과, 인공지능 사용군의 폐 결절 검출률은 0.59%(5238명 중 31명)로, 비사용군의 0.25%(5238명 중 13명)보다 약 2.4배 유의미하게 높았다.

연구팀은 또 인공지능 사용 시 결절이 없는데 있다고 보고되는 가양성이 증가해 불필요한 검사를 하게 될 우려가 있을 수 있어, 양군 간 가의뢰율(전체 양성으로 보고된 환자 중 CT에서 의미 있는 결절이 없는 환자의 비율)을 비교했다.

가의뢰율은 인공지능 사용군에서 45.9%, 비사용군에서 56.0%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이는 인공지능을 활용 시 불필요한 추가 검사를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결절 검출률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실제 임상환경에서 시행된 이번 무작위 임상시험을 통해 흉부 X선 영상에서 암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인 폐암의 주요 소견인 폐 결절 검출률을 높였다는 점에서 인공지능의 유용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임상시험은 인공지능 결과를 참고해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최종 판독한 것이며, 인공지능 단독 판독의 경우 가양성이 증가한다는 것이 보고 됐을 뿐 아니라 불필요한 방사선 검사의 증가 등의 위험이 존재해 해당 연구 결과의 확대 해석에 주의를 부탁했다.

구진모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 모델을 의료영상에 적용했을 때 유의미한 효과를 본 세계 최초의 전향적 무작위 임상시험"이라며 "또한 흉부 X선 검사에서 인공지능 사용 시 폐 결절의 검출률이 증가되면서 가의뢰율은 높아지지 않았다는 것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판독자가 폐암 등 중요 소견을 보다 효과적으로 찾아낼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의 지원으로 시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의료영상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인 '래디올로지(Radi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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