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넨바이오, 8일 서울대∙길병원과 기자간담회 개최
지난해 식약처 허가 후 길병원 IRB 승인...올해 상반기 임상시험 착수
김광원 교수 “2명 환자로 임상 시작...유효성 입증되면 대상 확대할 것”

제넨바이오와 서울대 장기이식연구소, 가천대 길병원은 8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세 기관은 국내 이종췌도이식 임상이 올해 상반기부터 게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넨바이오와 서울대 장기이식연구소, 가천대 길병원은 8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세 기관은 국내 이종췌도이식 임상이 올해 상반기부터 게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난치성 질환인 1형 당뇨병 치료에 새로운 대안인 이종췌도이식이 국내에서도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게 됐다.  

제넨바이오와 서울대 장기이식연구소, 가천대 길병원은 8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국내 이종췌도이식 임상시험 시작을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제넨바이오는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 허가획득과 함께 올해 1월 길병원 임상윤리심의의원회(IRB) 심의를 통과해 이종췌도이식 임상시험 진입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며, 임상을 성공적으로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무균돼지, 사람에게 감염 일으키지 않아

그간 이식이 필요한 환자 비율은 높았지만, 동종이식을 진행할 경우 뇌사자의 장기를 기증받아야 해 소수 환자만이 혜택을 받고 있었다. 

특히 난치성 질환으로 꼽히는 1형 당뇨병 환자는 장기부족의 문제로 0.1% 환자만이 췌도 이식의 수혜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동종이식의 안전성과 비교해 이종이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웠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생존 기간을 늘린 상황이다. 

현재 고형암에서 이종이식을 진행했을 때 폐(14일), 간(29일), 동소성 심장(195일), 신장(499일), 이소성 심장(945일) 등에서 생존 기간이 연장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에 세 기관은 번식이 용이하고, 형질을 변환시킬 수 있는 무균 미니돼지를 이용해 췌도를 사람에게 안전하게 이식할 수 있을지를 살펴볼 계획이다.   

특히 이번 임상에 사용되는 무균 미니돼지는 지정 병원균 제어시설(Designated pathogen-free, DPF)에서 관리된 만큼,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다.

서울대 장기이식연구소 박정규 소장

서울대 장기이식연구소 박정규 소장은 “이식을 받기도 어렵지만, 받더라도 국내에서는 췌장이식이 먼저”라며 “췌장이식이 가능한 췌도를 얻기는 굉장히 어렵다. 이에 이종췌도이식의 필요성을 공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이다 보니 면역학적 장벽, 감염, 윤리적인 문제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며 “특히 동물과 사람은 탄수화물 구조가 다르고 장기를 이식하자마자 수분 내에 사망하기도 하는 결과도 있었지만,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 과학적인 방법이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유효성뿐만 아니라 안전성까지 파악하려면 적어도 6개월은 소요 될 전망이다. 면역거부반응이나 돼지 내재 바이러스 전파 등 위험요소를 배제할 수 없어서다. 특히 돼지 표면에서 발현되는 알파갈(alpha-gal) 유전자는 사람에게 초급성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박 소장은 “유전자를 제거한 돼지를 개발해 심장과 신장을 원숭이에 이식했을 때 적어도 초급성거부반응은 극복할 수 있음을 확인됐다. 추가적으로 검증돼야 할 부분은 사람에게 이식하며 가능성을 확인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안전성 고려해 임상 등록은 까다로운 절차...시작은 2명부터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는 방법으로 췌도이식이 가능하다라는 것을 강조한 세 기관은 올해 상반기부터 본격 임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제넨바이오 김성주 대표
제넨바이오 김성주 대표

특히 영장류 시험을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한만큼 사람 대상으로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세 기관의 주장이다. 

제넨바이오 김성주 대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종췌도이식 임상에서 돼지내인성레트로바이러스(PERV)에 대한 안전성을 입증했다. 멕시코, 중국, 아르헨티나, 뉴질랜드 4개 국가에서 이종췌도이식 임상이 진행 돼 여러 데이터가 나왔지만 PERV 감염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4개 국가에서는 영장류 대상 임상 없이 바로 사람에게 이종췌도이식을 진행했다. 영장류 대상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봐도 된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종이식의 불안정성을 감안해 임상시험은 엄격하게 제한된 환자들로 구성 될 예정이다. 

가천대 길병원 김광원 교수
가천대 길병원 김광원 교수

임상시험 대상자는 만 19세 이상, 1형 당뇨병을 진단받고 당뇨병 유병기간이 5년 이상인 환자, 경구 당부하 검사 혹은 글루카곤 자극검사 상 최대 인슐린 분비가 0.3mg/mL 이하인 환자, 저혈당 무감지증(저혈당 건조 증상없이 혈당(54mg/dL)으로 인한 의식저하)으로 1년 이상 입원했거나 응급실을 방문했던 환자 등이 해당 된다. 

임상시험 책임자인 길병원 김광원 교수(내분비대사내과)는 “우선 임상시험은 2명 환자를 대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예측한대로 잘 진행되면 숫자를 늘릴 것”이라며 “현재 나와 있는 당뇨병 치료방법을 동원해도 안 되는 사람들이 췌도이식을 필요로 한다. 췌도이식이 유일한 치료 방법인 환자에게 해당 임상시험이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유기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식약처와 임상 등록 대상을 확대할 수 있을 지 상의 중에 있다”며 “임상을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되면 환자 수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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