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병원 국제의료기기임상시험센터 모지훈 센터장(이비인후과)
임상 지원받은 국내 기업들 가시적 성과 보여
ISO 14155 취득한 국제의료기기임상시험센터, 국내 임상시험으로 국제 인증 가능

단국대병원 국제의료기기임상시험센터 연구팀, 안과 정호석 교수(왼쪽), 모지훈 센터장(가운데), 이비인후과 유신혁 교수(오른쪽)
단국대병원 국제의료기기임상시험센터 연구팀, 안과 정호석 교수(왼쪽), 모지훈 센터장(가운데), 이비인후과 유신혁 교수(오른쪽)

[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지난 20여 년간 광‧레이저 의료기기의 연구개발 및 상용화 경험을 보유한 단국대병원은 지난 4월 국제의료기기임상시험센터/의료기기 사용적합성센터를 확장 이전하며 레이저·광 의료기기에 특화된 임상시험센터 구축을 목표로 삼았다.

특히 산-학-연-병 클러스터를 구축해 의료기기 기초부터 임상까지 기업들과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전문 센터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단국대병원 국제의료기기임상시험센터 연구팀을 만나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국제의료기기임상센터, 기술자문부터 인허가 지원까지

‘전주기적 지원 가능’

단국대병원은 그동안 레이저·광 의료기기를 집중적으로 연구해왔다. 지난 2001년 설립한 의학레이저센터는 2020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원하는 '혁신의료기기 실증지원센터'로 지정돼 융복합 광학기술을 응용한 스마트 진단치료기기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의학레이저연구센터, 레이저중개임상시험센터, 의학레이저대학원, 한국베크만광의료기기연구재단으로 구성된 단국광의학연구원은 지난 2020년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 사업에서 6개 과제를 수주해 5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은 기초 기술 개발부터 제작과 임상시험 과정을 하나의 과정으로 엮어 통합 지원하는 사업으로 모든 단계를 연구자와 기업이 함께 진행한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이에 지난 4월 단국대병원은 국제의료기기임상시험센터/의료기기 사용적합성센터를 확장 이전하고 이비인후과 모지훈 교수를 센터장으로 임명하며, 전주기적 임상 지원을 위한 운영에 들어갔다. 

모 센터장은 “우리 센터는 광의료기기 분야에 특화돼 있으며 기초 연구개발부터 상용화를 위한 임상시험 및 인허가 지원 시스템까지 잘 융합돼 있다. 충남, 천안에 지역 거점 연구센터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산-학-연-병 협력 레이저 중개임상연구 클러스터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단국광의학연구원은 레이저·광 의료기기 전문 임상시험기관 답게 원텍, 이루다, 레이저옵텍, 텐텍, 휴비츠, 아스테라시스 등 다양한 레이저 의료기기 회사들의 인허가용 임상/비임상 및 상용화를 지원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다.

또 벤쳐기업 및 스타트업 기업들의 임상시험지원 및 시제품개발, 품목허가 지원 등을 통해 국산화지원에 힘쓰고 있다.

라메디텍은 2900nm 파장대의 Er:YAG레이저를 이용하는 채혈기를 개발해 기존의 바늘방식을 대체하는 방식의 선도기술을 갖고 있었으나 벤쳐기업의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이에 단국대병원 레이저임상시험센터의 시판후조사(PMS), CRO 비용지원,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 지원 등을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 FDA 승인을 완료해 국내 70여곳의 의료기관 진입에 성공했다.

웰스메디텍은 휴대용 세극등 카메라를 개발한 스타트업 기업으로 단국대병원 레이저임상시험센터의 네트워크 활용으로 캄보디아 수출기회를 획득했고 안질환 자동진단 인공지능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국제의료기기임상시험센터는 레이저중개임상시험센터부터 이어온 국내 굴지의 광/레이저 분야 의료기기 기업의 적극적 컨설팅 지원을 통해 국산화 점유율을 높이고 수출 증대에 앞장서고 있다.

레이저옵텍의 팔라스(PALLAS)에 대해서는 백반증 치료의 의료수가 등재를 위한 컨설팅을 지원했고, 텐텍의 수출용 페이스마스크는 FDA 인허가 컨설팅, 이루다의 시크릿듀오 시리즈(secret Duo, Secret RF)는 FDA 인허가 컨설팅, 휴비츠에는 국산화 대체 안진단기기 개발 등을 지원했다. 

그중 원텍은 2016년부터 꾸준한 전주기지원에 걸친 상용화 지원의 대표사례로 꼽을 수 있는데, Nd:YAG 레이저 수술기(v-laser)를 시작으로 타이탄(피부과 장비), 홀인원(비뇨기과 장비), 올리지오(피부과 장비)등 유수의 의료기기 비임상/임상 인허가지원, 사용적합성테스트와 국제인증까지 지원해 명실공히 수입대체 의료기기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원텍의 '올리지오'는 2022년 현재 누적매출 388억원에 이르는 단극성고주파 의료기기로 식약처 인허가로 외산제품의 시장점유율을 공유하고 유럽 CE 인증, 대만 TFDA 인증, FDA 인증을 받아 수출길을 개척하고 있으며 2022년 11월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된 바 있다.

국제의료기기임상센터는 피부과뿐 아니라 안과용 의료기기 국산화를 위한 임상지원 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모 센터장은 “국내 회사와 협력해 해외 의료기기를 대체하기 위한 '국산화'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며 “휴비츠라는 회사는 저희 병원과 협력해 각막 곡률 측정 기기 및 생체계측기기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 센터장에 따르면 현재 각막곡률 측정은 해외의 펜타캠(pentacam)이 주로 사용되고 있지만, 단국대병원의 임상 지원을 받은 각막곡률반경 측정기(Topography)인 휴비츠 HOCT-1가 펜타켐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돼 센터에서 각막 곡률반경 측정기 간에 측정 값을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휴비츠가 기존 펜타캠을 대체 가능하다는 결과를 보였다.

정호석 교수(안과)는 “휴비츠의 HOCT-1F는 안축장 등의 생체 계측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황반부 단층촬영(OCT) 및 망막 혈관의 평가 및 각막 전면부의 단층 촬영(Anterior segment OCT)도 가능하다”라며 “해외 장비를 여러 개 합쳐 나온 제품이라고 볼 수 있어서 가격적인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내장 수술을 할 때 안축장 및 각막곡률을 측정해 이를 바탕으로 인공 수정체의 도수를 결정하게 되는데 HOCT-1F를 이용해 계산한 인공수정체 도수를 표준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장비와 비교하는 연구도 환자 모집을 완료해 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

모 센터장은 “휴비츠는 외국 회사보다 뒤지지 않는 장비 품질을 갖추고 있다”라며 “또 수입 기기 대비 5분의 1정도 가격이다. 안과쪽 장비를 많이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성과를 보이는 단국대병원은 최근 충남대병원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축해 상호보완적이고 확장성을 가진 광 융합혁신의료기기 실증지원센터를 설립해 ‘융복합 광학기술기반 스마트 진단치료기기 상용화’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단국대병원은 ISO 14155 국제규격 임상기관을 인증하며 국내 기업의 임상부터 인허가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도 돕는다는 계획이며, 충남대병원은 IEC 62366 사용적합성센터 인증과 GMP 제조시설 인증을 통해 전주기 스마트 광의료기기 실증에 나선다. 

모 센터장은 “중소기업들은 임상/비임상시험 인허가 관련해서 아직 정보도 부족하고 해외 회사 대비 임상시험에 대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다”며 “병원에서 임상을 진행하기 여건이 부족한 회사들에게 실증적으로 도움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ISO 14155 취득한 국제의료기기임상시험센터,

국내 임상시험으로 국제 인증 가능

국제의료기기임상시험센터 모지훈 센터장
국제의료기기임상시험센터 모지훈 센터장

국제의료기기임상시험센터는 지난 4월 국제의료기기 임상시험 인증인 'ISO 14155'를 획득했다.

고려대의료원, 중앙대병원에 이어 국내 대학병원 중 세 번째이며, 지방 대학병원 중에서는 단국대병원이 최초다.

ISO 14155 획득은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 중 수출을 염두해 두고 개발에 나서는 기업들이 임상시험 비용과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특히 국내 임상시험만으로 국제 인증도 함께 획득할 수 있어 국내 업체의 해외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ISO 14155 인증과 더불어 확장 이전한 사용적합성센터는 현재 활발히 사용적합성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다. 사용적합성센터 실무를 담당하는 이연희 교수는 “2022년 현재 16개 기업과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고 이미 수 차례 사용적합성테스트 결과 보고서를 발행했다”며 “전문요원이 상시 약 4명 배치돼 있어 피드백이 빠르다”고 강조했다.

특히 단국대병원은 중부권 사용적합성센터에서 유일하게 1년에 10개이상 수행평가를 하고 있다. 규격에 맞춰서 위험관리요소, 안전관리요소 등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원스탑 서비스로 전문의 상담부터 리포트 발행까지 가능하다.  

모 센터장은 “인허가 규격이 바뀌어 모든 의료기기가 사용적합성 센터 테스트를 마쳐야 인증을 받을 수 있다”라며 서울에서는 신청량이 많아 밀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단국대병원에도 수주가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이어 “레이저∙광 등 의료기기 임상시험을 진행하기 어려운 기업들이 있다면 단국대병원은 잘 준비해놨으니, 앞으로 많은 이용과 문의를 바란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국내 의료기기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많은 정책적 도움이 필요한 부분도 지적했다. 

이 연구교수는 “실증 사업화을 하려면 3년이라는 기간은 짧다. 연구 기간이 3년이라고 명시돼 있지만 자금이 들어와서 집행하고 보건복지부 행정사항에 맞게 실증지원 데이터를 만들려고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든 면이 있다”라며 “사업을 운영할 때 임상시험은 최소 1년 여유 기간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 센터장은 “도와주고 싶은데 저희 센터를 알지 못해 지원 요청을 하지 못하고 있는 회사가 많다. 그런 회사들이 병원과 함께 연계해 성장할 수 있게끔 지원하려고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약품 인증, 개발 등 바이오 의약품쪽으로는 시장이 많이 확대됐고 해외 진출을 위한 임상 시험 지원도 비교적 잘 돼 있다”며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따라왔다고 하지만 의료기기 쪽은 아직 노력이 더 필요하다. 정부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 및 홍보를 잘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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