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안산병원 도입으로 3개 병원 P-HIS 도입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지난해 9월 고려대 안산병원이 클라우드 기반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P-HIS)을 도입함으로써 고려대학교의료원 산하 3개 병원 모두 P-HIS 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

P-HIS 개발은 2017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가 4차 산업혁명에 맞춰 고려대의료원이 주도한 국책사업이다.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으로 외래 및 입원진료, 원무,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 등의 병원에서 생산되는 모든 정보를 38개 표준 모듈 단위로 개발해 다양한 규모의 의료기관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정부 예산 199억 8300만원 등 총 500여 억원이 투입됐으며, 고려대의료원 이외 삼성서울병원, 삼성SDS, 비트컴퓨터 등 8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 상급종합병원들은 자체 서버에 데이터를 관리하는 온프레미스(On-Premise)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고려대의료원의 P-HIS는 네이버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다.
 

P-HIS, 서버 확장성 용이

병원에서는 실시간으로 방대한 데이터가 생산되고 있으며, 생사된 데이터를 각종 분류에 따라 새로운 묶음으로 다시 만들어야 하는 겨우가 많다. 기존 서버의 용량이 넘을 경우 서버를 증설하는 것은 병원 입장에서는 적지않은 부담이 된다.

하지만, 클라우드를 이용할 경우 손쉽게 서버를 늘릴 수 있어 병원은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클라우드의 높은 접근성이 중요한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의료원 뿐만 아니라 국내 모든 의료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상호 공유하려면 폐쇄적인 온프레미스 방식보다 클라우드 방식이 훨씬 유리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고려대의료원 산하 안암, 구로, 안산병원은 모든 수행기록과 의무기록이 P-HIS로 관리되고 있으며, 그동안 통일되지 못했던 용어가 표준화되면서 동일한 기준에 따라 리포트를 작성하고 있다.

이런 작업을 통해 정제된 의료 빅데이터가 구축되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의 P-HIS를 통해 생산되는 대량의 데이터들은 경영분석과 환자통계, 임상연구 등 필요한 방향에 따라 맞춤형 자료 추출되고 있다.

이상헌 P-HIS 사업단장(안암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은 "클라우드에 여러 병원이 가입해 표준화된 의료용어를 통한 의료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며 "다른 병원이지만 같은 병원처럼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것이 클라우드 방식의 P-HIS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P-HIS의 용어는 삼성서울병원과 삼성SDS는 40억원을 들여 용어 표준화를 이뤘다"며 "논문과 교과서 등 의료 전분야에 걸처 기존 3만 9000개 용어를 8만 9000개까지 확장했으며,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대병원과 길병원은 로컬 서버를 두고 의료정보를 공유하고 있지만, 각 병원들의 유지보수와 서버 업그레이드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또 각 의료기관에서 생산된 의료관련 데이터와 의료용어, 시스템이 통일되지 않아 서로 매핑하는 작업도 해야 한다.

고려대의료원의 P-HIS는 국내 뿐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세계 최대 의료IT학회인 미국 보건의료정보관리시스템협회(HIMSS)는 지난 9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HIMSS 2022 APAC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고려대의료원의 P-HIS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

HIMSS 디지털헬스지표(DHI)는 의료기관의 디지털 건강 생태계로의 진행상황을 측정하는 지표로, 상호운용성과 개인의료지원, 예측분석, 거버넌스 및 인력 등 4가지 분야를 측정한다.

P-HIS는 이번 디지털헬스지표에서 2022년 종합 2위, 정보처리 상호운용성 분야 1위, 예측 분석분야 1위 등 3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며 수상했다.

P-HIS 도입 이전까지는 고려대의료원도 산하 3개 병원 간 환자 정보 공유가 원활하지 않았다.

하지만, P-HIS 도입 이후 하나의 병원 체계를 갖췄다. 예전에는 안산병원의 환자가 안암병원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검사과정을 다시 거쳐야 했다. P-HIS 도입 이후에는 통합된 환자 정보관리가 이뤄져 기존 검사 기록이 바로 이관되고 있다.
 

국내 모든 의료기관 사용할 수 있는 표준 P-HIS 구현이 최종 목표

환자 편의에 따라 3개 병원에서 연속적인 진료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고려대의료원이 수행 중인 P-HIS 개발 국책사업 목표는 고려대의료원 뿐만 아니라 국내 모든 의료기관이 사용할 수 있는 표준 P-HIS 구현이다.

고려대의료원은 P-HIS에 쌓인 방대한 데이터가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인 건강기록 등 환자에 관한 데이터를 의료기관끼리 실시간 공유하면 중복검사 방지, 환자별 맞춤형 투약도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환자의 안전성 증진과 의료비 절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클라우드를 통해 연구자들에게 공유되는 데이터는 국내 의학연구 발전의 새로운 자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고려대의료원의 전망이다.

고려대의료원의 P-HIS 사업은 현재 1단계 수준이다. 데이터 통합과 안전한 활용을 위한 인프라를 확보하는 단계라는 것.

2단계는 데이터 공유와 분석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이 구축된다. CDW(Clinical Data Warehouse) 포털사이트를 고도화하고, 의료데이터 중심 병원과 연계가 이뤄질 예정이다.

3단계는 데이터 플랫폼의 외부 서비스 체계를 고도화하는 단계.

수집된 데이터를 암 임상 및 공공 데이터 활용 연구 활성화에 이용하고, 산업체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헌 사업단장은 "최근 카카오 사태를 보면서 의료정보 제공의 안전성과 보안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 "네이버 클라우드를 이용하고 있는 P-HIS는 철저한 이중 안정성을 구현하고 있다. KR1, KR2 서버가 가산 및 평촌센터에서 실시간으로 동기화하고 있으며, 데이터 망 역시 SK와 KT 이중망을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센터 한 곳 및 데이터망 한 곳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곧바로 다른 센터와 데이터망이 작동해 이용에 전혀 불편함이 없다"며 "보안성은 네이버가 자체 보안팀이 해킹 방지 및 유지, 보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사업단장은 또 "올해 말 천안 충무병원과 아산 충무병원, 삼육병원과 P-HIS를 사용을 위한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 이외 P-HIS를 사용하겠다는 병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P-HIS 확대 상황을 설명했다.

고려대의료원 측은 "국가 단위의 빅데이터 운용 환경을 구축하는 P-HIS는 대규모 장기 프로젝트"라며 "현재는 미래 가치를 위한 투자의 단계다. 아직은 씨앗을 뿌린 단계지만 의료원이 그리는 청사진이 완성된다면 국내 의료 데이터 인프라에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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