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부 신형주 기자
취재부 신형주 기자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윤석열 정부 4개월 간 장관 후보자의 무덤이 되고 있는 보건복지부는 여전히 장관 부재 상태다.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과 김승희 전 국회의원의 후보 낙마에 이어 조규홍 복지부 제1차관이 장관 후보자로 내정됐다.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이달 말 경 진행될 전망이다.

인사청문회는 조 후보자 신상에 대한 부분 검증되겠지만, 재정 전문가로서 보건의료 및 복지 분야에 대한 전문성 여부도 검증될 것이다.

의료계는 조 후보자의 보건의료 분야 및 복지분야 전문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 후보자는 의사 출신, 김승희 후보자는 식약처장을 거친 약사 출신으로 보건의약 분야 전문가로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서 전문성은 인정받았다.

보건의약계는 두 장관 후보자 개인의 의혹과는 별개로 보건의료 분야 전문성 만큼은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세번째 후보자인 조홍규 후보자는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으로 재정 전문가다. 조 후보자는 복지부 제1차관으로서 임명된지 4개월간 연금개혁과 사회복지 분야를 총괄해 왔다.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지난 5년간 문재인케어 추진에 투입된 건보재정 악화를 건전화 시키고, 방만한 연금재정을 개혁할 적임자라고 조 후보자를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는 재정 전문가 장관이 오면서 보건의료 및 복지분야에 대한 재정 축소를 우려하고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가 관료 출신 장관 후보자를 내정하는 것은 그동안 후보자 개인적인 의혹으로 인하 낙마를 막기 위한 선택인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기획재정부 출신 재정 전문가가 장관이 되는 것은 보건의료 및 복지 분야로서는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 전문가로서 철학과 보건의료 및 복지분야의 철학이 상충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보건의료 및 복지분야는 정부 재원 확대 필요성이 큰 분야지만 재정 전문가는 합리적인 재정 운영 기조에 초점을 맞춘 철학을 가지고 있다.

의료계는 조 후보자가 장관이 될 경우 건강보험 재정 축소와 복지정책이 후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상황 등 예기치 못한 신규 감염병 대응과 필수의료 확충, 국민 건강보장성 확대를 위해서는 재정 지출 확대 필요하지만 재정 건전성만 고려할 경우 보건의료 및 복지는 후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우려의 분위기를 의식한 듯 조 후보자는 내정 소감을 통해 취약계층을 위한 촘촘하고 두터운 복지안전망을 구축하고, 복지 사각지대를 면밀히 챙기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또 꼭 필요하지만 공급이 부족한 필수의료를 확대하고, 의료취약지 지원과 코로나19 대응에도 힘쓰며, 저출산 대응 및 바이오헬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구조적인 개혁과제를 추진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의료계는 조 후보자가 재정 전문가로서가 아닌 보건의료 및 복지분야에 대한 철학과 전문성을 키우길 바라고 있다.

행정학자 출신인 박순애 교육부 장관의 자진사퇴는 교육계 및 학부모, 국민 여론과 동떨어진 만5세 조기입학 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박 전 장관의 정책 실패는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의 부재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 후보자는 박 전 장관의 전철을 반면교사 삼아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보건의료 및 복지 분야에 대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정책 철학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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