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최희정 교수

 

▪ 랄록시펜, 비스포스포네이트, 데노수맙… 각각 ‘골흡수 억제 기전’ 달라
▪ 장기적인 측면에서 치료 전략 짜는 것이 중요  
▪ 폐경기⋅노후의 골절, 반드시 골다공증 검사 받아야 


- 폐경 후 골다공증 발생이 높아지는 이유는?
뼈는 파골세포에 의한 골흡수와 조골세포에 의한 골형성을 반복하는 골재형성(bone remodeling)을 통해 밀도와 미세구조를 유지하는 조직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에스트로겐이며, 폐경 후 발생하는 골다공증은 이러한 에스트로겐의 감소에 기인한다.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 파골세포가 많이 만들어지고, 그에 따라 뼈교체율(bone turnover rate)이 급속하게 증가되기 때문이다. 

또한 노화로 인해 뼈세포와 조골세포의 고사가 증가하면서, ‘새로운 뼈가 만들어지는 속도와 양’이 ‘뼈가 흡수되는 속도와 양’을 따라가지 못해 뼈에 결손이 생긴다. 이때 뼈의 소주(trabecular)가 얇아지거나 끊어지기도 하며, 피질골(cortical bone)의 두께가 얇아지고 표면 아래 다공성의 변화가 일어난다. 결국 뼈의 양 감소와 더불어 뼈의 미세구조가 나빠지면서 뼈가 유약해지고, 여기에 낙상이 일어나면 골절이 발생하게 된다.

- 골다공증성 골절이 위험한 이유는 무엇인가?
골다공증성 골절은 어디든 일어날 수 있지만 특히 척추, 대퇴골 경부, 손목에서 주로 일어나고 상완골, 늑골, 골반에서도 발생한다. 가장 흔한 골절은 척추골절로 1년 내 치명률이 5.4%에 이를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골다공증성 골절은 한 번 발생하면 이후 4년까지 재골절의 위험이 증가하는데, 특히 척추골절이 발생했을 때 또 다른 골다공증성 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척추골절은 만성 요통, 척추 변형 등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예방이 중요하다.

대퇴골 골절의 경우 치명률이 15.6%로 가장 높으며, 골절 발생 시 이동에 문제가 생기면서 낙상으로 인한 재골절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역시 예방과 주의가 필요하다. 

[그림1, 2] 골대사학회-골다공증 FACT SHEET 2019
[그림1, 2] 골대사학회-골다공증 FACT SHEET 2019

- 폐경 후 골소실이 척추에서 많이 관찰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뼈는 크게 바깥 부분을 싸고 있는 피질골과 안쪽 부분을 채우고 있는 소주골로 구분된다. 그런데 소주골은 뼈 표면이 넓고, 피질골은 (소주골에 비해) 뼈 표면이 훨씬 적다. 앞서 언급한 뼈재형성은 뼈의 표면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소주골의 비율이 높은 척추에서 뼈 소실이 빠르게 관찰된다.  

- 호르몬제와 SERM제제(랄록시펜/상품명; 에비스타 플러스) 사용의 차이는? 
앞서 말한 대로 폐경기 골감소는 에스트로겐 저하에 기인하는 것이므로, 호르몬제 사용이 효과적이다. 호르몬제는 골소실뿐 아니라 갱년기 증상, 콜레스테롤 개선 등 이점도 많다. 그러나 유방암 발생 위험 등 여러 이유로 인해 사용에 일부 제한도 따른다.  
그에 비해 SERM 제제(랄록시펜)는 폐경기 다양한 대사질환이나 유방암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에게 특별한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랄록시펜이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로써 뼈에는 에스트로겐의 작용을 하고, 유방과 자궁내막에서는 길항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심혈관 위험이 높은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된 RUTH 연구에서 랄록시펜은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최소한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관상동맥질환과 같은 심혈관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 랄록시펜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랄록시펜은 유방암 위험이 있는 폐경 여성에서 타목시펜과 동일한 수준으로 침습성 유방암의 위험을 낮춤으로써[그림3. STAR 연구], 유방암 위험이 있는 폐경 여성에서 유방암 예방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FDA 승인을 받았다. 

따라서 골감소⋅골다공증이 있으면서 유방암 위험도 있다면 랄록시펜이 좋은 선택지라고 볼 수 있다.                  

[그림 3]  STAR 연구
[그림 3]  STAR 연구

- 폐경기 골감소 단계에서 랄록시펜(상품명; 에비스타 플러스) 사용의 이점은 무엇인가?
골감소 단계에서 치료제 사용 여부와 어떤 치료제를 쓸 것인가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골밀도 검사 결과 골감소증에 해당하더라도, 자세히 보면 척추 쪽은 골다공증에 가깝고 대퇴골 쪽은 골감소증에 해당하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대퇴골 골절의 위험은 적으면서 척추 골절의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랄록시펜을 사용할 경우 척추 골절 예방 효과를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 

만약 같은 상황에서 대퇴골 골절 위험이 높다면 비스포스포네이트나 데노수맙을 쓰게 된다. 

중요한 것은 폐경기 골다공증에 랄록시펜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골밀도가 골다공증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지는 시점에 낙상 위험이 높거나 약물 사용으로 뼈 소실이 더 심화되는 경우 예방치료 목적으로 효과적일 수 있다.

- ‘골밀도가 골다공증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지는 시점’이란? 
흔히 골밀도 검사 결과를 나타내는 T-score가 –1~-2.5 구간일 경우 골감소증이라고 통칭하지만, 같은 골감소증이라도 –1.5와 –2.4가 같을 수는 없다.   

또한 환자의 골감소가 폐경 후 에스트로겐 감소에 의한 것인지, 젊은 시절 최대 골량 자체가 떨어져 있던 상황에서 폐경 이슈가 맞물린 것인지도 살펴봐야 한다. T-score는 골감소 단계라도, 자신과 같은 연령대와 비교한 골밀도 수준인 Z-score는 정상에 속할 수도 있다. 거기에 개개인의 골감소 속도, 기저질환, 기타 위험요인도 모두 다를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환자의 상태가 골다공증으로 이어질 것인가를 엄격하게 판단해 치료제 복용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 랄록시펜과 다른 골흡수억제제의 차이는 무엇인가? 
같은 골흡수억제제라도 랄록시펜과 비스포스포네이트(이하 BP)⋅데노수맙의 작용 기전에는 큰 차이가 있다. 랄록시펜은 단순히 파골세포를 억제하기보다, 증가된 골재형성을 ‘정상화’ 시켜주는 약제다. 생리적인 수준의 골재형성 과정을 유지함으로써, 손상된 뼈를 적당히 없애고 새로운 뼈를 만들어 골 밀도를 원래 수준으로 돌려주는 것이다. 

BP⋅데노수맙은 파골세포를 아주 강력한 수준으로 억제함으로써, 골재형성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다. 즉 골재형성의 정상화보다 골재형성을 최대한 억제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2차 석회화가 진행되며 골밀도가 더욱 높아진다. 

데노수맙은 골재형성을 가장 강력하게 억제하는 약물이지만, 약물투여를 중단하면 골재형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바로 사라지는 반면, BP는 뼈에 오래 침착되어 있기 때문에 약물을 중단하더라도 일정 기간 약물이 남게 되고, 따라서 골재형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바로 없어지지 않는다. 

- 치료제를 결정하는 데 고려할 것이 많다
골다공증 치료는 장기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어떤 약을 쓰고, 어느 시점에 약제를 변경할지 등을 총체적으로 디자인해야 한다.

만약 상대적으로 젊은 폐경 여성에서 골다공증이 심한 경우, 초치료 때 BP나 데노수맙으로 골밀도를 올려놓고 이후 랄록시펜으로 유지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때에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물을 사용하는 기간과 순서를 잘 짜야 된다.
 
- 골감소⋅골다공증 위험이 높은 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첫째, 영양제를 과하게 신용하지 말아야 한다. 뼈 건강에 칼슘과 비타민D가 필수이긴 하지만, 특히 노인에서 과도한 비타민D 섭취는 오히려 낙상이나 뼈 소실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지나친 칼슘 섭취는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 

일부에서는 칼슘을 보충한다고 멸치를 갈아먹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염분 섭취도 많아지기 때문에 오히려 소변으로 칼슘 배설이 많아질 수 있다. 

음식에서 섭취할 수 있는 칼슘의 흡수율이 10%도 안 되지만, 비타민D가 충분히 보충되면 최소 40% 이상 흡수가 증가되므로, 균형 잡힌 식사와 적적량의 비타민D 복용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골다공증은 운동이나 칼슘섭취 부족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므로, 골다공증 진단을 받았다면 운동이나 식이로 극복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의사에게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법을 상의해야 한다. 

둘째, 골절이 발생했다면 반드시 골밀도 검사를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골절이 됐을 때, 골절이 치유되면 이후 모든 치료를 종료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골절의 배경에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그에 따른 약물치료가 이어져야 재골절을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척추, 손목, 대퇴골, 늑골, 골반골 등에 골절 과거력이 있다면 반드시 골밀도 검사를 통해 골다공증 유무를 확인하고, 골다공증으로 진단된다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약물치료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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