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O 2022] 건강한 남성 대상 DMAU·11β-MNTDC 임상1상 발표
성선기능저하증 없이 피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으로 테스토스테론 억제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남성용 경구 피임약으로 개발 중인 후보물질들이 임상1상에서 안전성과 유의한 효과를 입증하며 무사히 사람 대상 첫 번째 임상단계를 통과했다.

긍정적 결과를 얻은 남성용 경구 피임약 후보물질은 DMAU(dimethandrolone undecanoate)와 11β-MNTDC(11β-methyl-19-nortestosterone-17b-dodecylcarbonate)다.

두 가지 후보물질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개발하고 있다. 

건강한 남성이 참여한 임상1상 결과, 두 후보물질은 성선기능저하증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충분한 피임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테스토스테론 생성을 억제했다. 

각 후보물질의 임상1상을 통합해 분석한 이번 결과는 미국 애틀랜타에서 11~14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리는 미국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ENDO 2022)에서 발표됐다.

▲미국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아동보건·인간발달연구소 Tamar Jacobsohn 연구원은 미국 애틀랜타에서 11~14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리는 미국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두 가지 남성용 경구 피임약 임상1상 결과를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미국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아동보건·인간발달연구소 Tamar Jacobsohn 연구원은 미국 애틀랜타에서 11~14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리는 미국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두 가지 남성용 경구 피임약 임상1상 결과를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치료 7일째, 테스토스테론 100ng/dL 미만으로

충분한 안드로겐성 없이 비정상적으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감소하면 성욕 감소, 발기부전, 홍조, 감정기복, 체중 증가 등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DMAU와 11β-MNTDC는 난포자극호르몬(FSH)과 황체형성호르몬(LH) 등 성선자극호르몬을 억제하지만 테스토스테론 보충제 없이 안드로겐성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단일약제다.

안드로겐 및 프로게스테론 효과 등 두 가지를 모두 가진 전구약물로, 섭취 후 체내에서 분해돼 24시간 동안 방출되므로 1일 1회 복용 가능하다. 

이번 임상1상은 DMAU와 11β-MNTDC가 혈청 테스토스테론 수치에 미치는 영향과 수용성을 확인하고자 진행됐다. 

건강한 남성 96명이 임상1상에 참여했다. 이들은 DMAU 200mg 또는 400mg 복용군(DMAU군, 38명), 11β-MNTDC 200mg 또는 400mg 복용군(11β-MNTDC군, 30명), 위약군(28명)에 무작위 배정됐다. 

효능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로, 수용성은 환자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조사했다. 수용성에 대한 질문에는 △약제에 대한 일반적 만족도 △임신 조절을 위한 주요 방법으로서 약제 복용 가능성 △다른 남성에게 약제 추천 의향 등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 DMAU와 11β-MNTDC는 성선기능저하증 증상 없이 정자 수를 줄이는 수준으로 적절하게 테스토스테론 생성을 억제할 수 있었다.

치료 7일째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위약군이 참조수치인 400~600ng/dL을 유지했다. 이와 달리 DMAU군과 11β-MNTDC군은 용량과 관계없이 100ng/dL 미만으로 낮아졌다.

이어 치료 7~28일 테스토스테론 평균 수치는 DMAU군과 11β-MNTDC군 모두 200mg보다 400mg 복용 시 더 낮았다. 용량별 테스토스테론 평균 수치는 DMAU 또는 11β-MNTDC 200mg군 92.7ng/dL, 400mg군 49.6ng/dL였다. 용량에 따라 테스토스테론 생성 억제 차이가 있었으나 모두 치료 목표인 100ng/dL 미만을 유지했다. 

이와 함께 테스토스테론 생성 억제 정도 차이는 수용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약제에 대한 일반적 만족도 또는 다른 남성에게 약제 추천 의향 등은 위약군과 치료군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임신 조절을 위한 주요 방법으로서 약제 복용 가능성은 위약군 대비 치료군에서 의미 있게 높았다. 

아울러 DMAU 또는 11β-MNTDC 200mg군과 400mg군은 수용성에 대한 세 가지 질문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안전성 측면에서 중증 이상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일부 남성에게서 성선기능저하증 관련 경도 이상반응이 확인됐으나 연구 종료 시 모두 해결됐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미국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아동보건·인간발달연구소 Tamar Jacobsohn 연구원은 "이들 후보물질은 강력한 안드로겐으로서 성선자극호르몬 분비를 억제해 혈청 테스토스테론 생성을 줄인다"며 "효과적이고 가역적인 남성 피임법을 개발하면 남성과 여성의 생식옵션(reproductive option)을 개선하고 의도치 않은 임신을 줄여 공중보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남성이 가족 계획에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 이번 연구는 임상1상으로 후보물질들이 상용화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상당하다. 

임상1상에서 내약성을 확인했지만, 정자 생성 억제 관련 생물학 연구에서 남성은 피임 초기에 임신을 막으려면 적절한 정자 생성 억제에 달성할 때까지 약 3개월 동안 매일 약을 먹어야 한다. 

Jacobsohn 연구원은 "피임 효과를 목표점으로 한 임상2상을 시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를 위해 초기 임상연구를 포함해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 전구약물은 성선 억제와 연관된 성선기능저하증 이상반응을 피할 수 있다. 테스토스테론을 대체하는 잠재적 치료법으로 연구돼야 한다"면서 "이번 연구는 남성 호르몬 피임법에 대한 후보물질 관련 연구를 계속 진행해야 한다는 근거가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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