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성필수 교수팀 "'면역글로불린 A'가 면역항암제 효과 낮춰"
동물실험에서 면역글로불린 A 차단·면역항암제 병용요법 효능 입증

▲서울성모병원 성필수 교수.
▲서울성모병원 성필수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연구팀이 진행성 간암의 면역치료 효능을 낮추는 원인을 규명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성필수 교수(소화기내과) 연구팀은 진행성 간암에 대한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을 나쁘게 만드는 새로운 기전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치료가 어려운 진행성 간암은 낮은 치료성적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연구는 향후 면역치료 반응률을 높이는 데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간세포암은 일차 악성 간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조기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지만 간암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진행성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흔하다. 

진행성 간암의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치료가 시도되고 있고, 대표적 면역항암제인 면역체크포인트 억제제가 간암에서도 효능을 보인다. 

하지만 면역체크포인트 억제제도 단일요법으로는 반응률이 15%가량에 머무르고 있다. 최근 면역체크포인트 억제제(아테졸리주맙)와 표적치료제(베바시주맙) 병합요법이 반응률을 약 30%까지 끌어올렸으나, 아직 치료 반응이 충분하지 않다. 특히 빈도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지방간에서 발생하는 간암은 치료 반응이 더 좋지 않다고 알려졌다. 

성 교수팀은 섬유화를 동반한 비알코올지방간 등 만성 염증성 간질환에서 상승돼 있는 면역글로불린 A(immunoglobulin A, IgA)가 간세포암 발생에 관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면역글로불린 A가 간암의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효과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간세포암 발생에 관여하는 면역글로불린 A가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효과를 낮추는 기전.
▲간세포암 발생에 관여하는 면역글로불린 A가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효과를 낮추는 기전.

면역글로불린 A는 체내에서 감염에 대항해 만들어지는 항체의 한 종류이지만, 감염 이외의 상황에서도 다양한 역할을 한다. 증가된 면역글로불린 A는 간 내 단핵세포에 결합하고, 이로 인해 단핵세포의 면역억제 기능이 증가한다. 결과적으로 항종양 면역반응을 담당하는 T세포 기능이 약화돼 간암 발생 및 면역치료에 좋지 않은 반응을 유발한다.

이어 연구팀은 간암 동물실험을 통해 면역관문억제제 단독으로 사용한 경우보다 면역관문억제제를 쓰면서 면역글로불린 A를 동시에 차단한 경우 종양 크기가 더 감소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후속으로 간 내 증가한 면역글로불린 A가 대식세포 이외의 다른 세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 중"이라며 "또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반응 예측을 위한 마커로서 혈중 면역글로불린 A 효용을 검증하는 다기관 임상 연구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항암면역치료 국제학술지 Journal for ImmunoTherapy of Cancer 지난달 16일자에 실렸다. 앞서 지난해 말 '간세포암 진단용 면역글로불린 A 마커 및 이의 용도'로 특허 등록됐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 및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서울성모병원의 연구지원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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