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보훈병원 유근영 원장 "공공병원의 역할 필요한 시기"
김춘관 기획조정실장 "의사 인력 확보 위해 총액인건비 제한 철폐 절실"

보훈병원의 역할을 떠나 공공병원의 역할을 주장하는 중앙보훈병원 유근영 원장
보훈병원의 역할을 떠나 공공병원의 역할을 주장하는 중앙보훈병원 유근영 원장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중앙보훈병원이 코로나19(COVID-19)를 이겨낸 경험을 바탕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역주민 감염관리는 물론 지역 공공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본인들의 역할을 자각했다는 것이다. 

16일 출입기자들과 만난 중앙보훈병원 유근영 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공공병원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공공의료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알게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 팩데믹 시기에 중앙보훈병원은 코로나 환자를 약 4만명 진료하고, 중등증~중증 병상까지 개설하면서 지역 사회에서 병원의 역할을 수행했다.   

유 원장은 "코로나를 겪으면서 보훈의 틀은 한계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지난 1년 동안 중앙보훈병원의 변신을 고민했다"며 "지금 상태로 충분히 병원을 운영할 수 있지만, 우리 병원 같은 규모의 병원이 보훈 임무만 하는 것은 낭비"라고 말했다. 

공공병원으로 변신을 위해 공공병원 간 공공보건의료협의체를 구성하고, 각 권역별 주요 역할을 할 계획이다. 또 병원에서 일반진료를 확대하고, 전염병 등 국가재난에서도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으로 도약 준비 

상급종합병원으로의 도약도 준비하고 있다. 고도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보훈의료전달체계를 잡겠다는 의지다. 

1차 위탁병원에서 2차 지방보훈병원 3차 중앙보훈병원의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유 원장은 "감염병 등 공중보건의 위기발생 시 중증환자 전담치료 등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특수공공의료 영역의 상급종합병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기준을 특수목적 병원에 적용하면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특수목적 병원은 별도의 상급종합병원 기준이 필요하다. 현재 국립암센터 등과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보훈병원이 병원 색깔을 바꾸려는 근간에는 절박함이 담겨있다. 현재 국가 유공자는 전체 180만명이고, 서울은 약 90만명이다.

또 고령화로 인해 국가 유공자 수가 점점 줄고 있다. 

김춘관 기획조정실장(감염내과)은 "외부의 의료환경은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는데 우리는 내부적으로 보훈에 매몰돼 있다"며 "특수 공공의료체계에서 중앙보훈병원이 최상의 전달체계를 제일 잘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총액 인건비로 인해 의사 이직 빈번 

역할의 변신을 꾀하지만 중앙보훈병원이 안고 있는 현실적 문제도 산적해있다. 

현재 중앙보훈병원의 인건비는 타 병원 대비 연봉 1.5배 이상 낮은 상태다. 서울의료원이나 지방의료원 등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로 인해 의료진 이직이 빈번하고, 더불어 의료의 질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 원장은 "낮은 인건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실험적으로 1명의 의사를 대상으로 성과급 계약을 맺었고, 올해 5명과 계약을 했다"며 "총액 인건비 제한을 철폐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김 기획조정실장도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김 실장은 "공공의료를 발전시키려면 총액인건비와 정원제를 풀어줘야 한다"며 "성과금은 총액인건비에서 제외하면 이 문제는 풀린다. 오래전부터 예외조항을 만들어 달라고 건의했지만 들어주지 않고 있다. 기재부에서 공공의료 발전을 위해 규정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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