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ASi, 고칼륨혈증 위험 있어…벨타사, 고칼륨혈증 회복·정상 유지
DIAMOND 연구, 고칼륨혈증으로 최적 치료 어려운 HFrEF 환자 임상
벨타사, 칼륨 농도 개선…콩팥병 동반 환자도 효과 일관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RAAS 억제제 투약 후 고칼륨혈증이 발생해 최적 치료가 어려운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환자를 도울 수 있는 조력자가 학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스위스 제약사 비포파마의 고칼륨혈증 치료제 벨타사(성분명 파티로머)다.

고칼륨혈증 동반 또는 병력이 있어 RAAS 억제제 치료 용량을 줄이거나 중단한 HFrEF 환자는 벨타사 투약을 통해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MRA)를 포함한 RAAS 억제제 최적 용량으로 치료받을 수 있었다.

DIAMOND로 명명된 벨타사의 임상연구 주요 결과는 2~4일 미국 워싱턴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2)에서 공개됐다.

이어 6~10일 미국 보스턴에서 개최된 미국국립신장재단 학술대회(NKF SCM22)에서는 만성 콩팥병 동반 환자 대상의 하위분석 결과가 나왔다. 

벨타사, FDA·EMA 승인 받은 고칼륨혈증 치료제

주요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HFrEF 치료제 중 하나가 RAAS 억제제다.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심혈관질환 또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줄이는 혜택이 있다. RAAS 억제제에는 ACEi, ARB, ARNi, MRA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RAAS 억제제 투약 시 고칼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고령과 만성 콩팥병 또는 당뇨병 동반 환자에게서 그 위험이 크다. 고칼륨혈증이 발생하거나 위험이 인지되면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최적 RAAS 억제제 치료가 어려워진다.

벨타사는 칼륨 흡착제로 고칼륨혈증을 빠르게 회복시키면서 정상칼륨혈증 유지에 효과적이고 내약성이 좋다고 평가받는다. 2015년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이어 2017년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고칼륨혈증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하지만 심부전 환자에게 벨타사 투약 시 효능 및 안전성 데이터는 제한적이다. 

DIAMOND 연구는 RAAS 억제제로 인한 고칼륨혈증을 동반했거나 병력이 있는 HFrEF 환자의 칼륨 농도를 벨타사가 조절해 최적 RAAS 억제제 치료가 가능하게 하면서 임상 예후를 개선할 수 있는지 평가하고자 진행됐다.

DIAMOND, 고칼륨혈증 동반·병력 있는 HFrEF 환자 모집

연구에는 RAAS 억제제를 복용 중이고 칼륨 농도가 5.0mEq/L 이상인 고칼륨혈증 동반 또는 칼륨 농도가 4.0~5.0mEq/L이면서 RAAS 억제제 용량 감량·중단으로 이어진 고칼륨혈증 병력이 있는 HFrEF 환자 878명이 모집됐다. 평균 나이는 67세였고 여성이 70% 이상을 차지했으며 평균 좌심실 박출률(LVEF)은 33%였다. 

전체 환자군은 벨타사군(439명)과 위약군(439명)에 1:1 무작위 배정됐다. 등록 후 최대 12주 동안 단일맹검 치료 전 단계(run-in phase)로 벨타사 1일 8.4g을 투약한 뒤 이중맹검 치료 기간을 가졌다. 

이번 연구의 주요 특징은 코로나19(COVID-19) 대유행으로 인해 1차 목표점이 변경됐다는 것이다. 초기 1차 목표점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첫 심혈관질환에 의한 입원까지 시간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라 환자 등록이 어려워졌고 입원 패턴이 달라졌으며 검사실에서 검사 가능성과 벨타사 공급 유지 등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이에 따라 1차 목표점은 연구 종료 시 평균 혈청 칼륨 농도 변화로 변경했다. 2차 목표점으로 △칼륨 농도 5.5mEq/L 초과한 고칼륨혈증 사건 발생까지 시간 △50mg의 스피로노락톤 또는 에플레레논 등 MRA 용량을 목표 미만으로 감량까지 시간 △연구자가 보고한 고칼륨혈증 이상반응 △고칼륨혈증 관련 예후를 보정한 유병률 및 사망률 등을 평가했다.

MRA 감량·치료 중단 가능성, 벨타사군 26%↓

미국 베일러의대 Javed Butler 교수. ACC 제공.
▲미국 베일러의대 Javed Butler 교수. ACC 제공.

ACC에서 발표된 27주(중앙값) 추적관찰 DIAMOND 주요 연구 결과, 등록 당시 대비 벨타사군의 칼륨 농도 변화는 위약군보다 1.0mEq/L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P<0.001). 연구 기간에 위약군의 칼륨 농도는 0.13mEq/L 늘었으나 벨타사군은 0.03mEq/L 증가에 그쳤다.

이어 칼륨 농도가 5.5mEq/L를 초과한 비율은 벨타사군 13.9%, 위약군 19.4%로 벨타사군의 증가 가능성이 37% 의미 있게 낮았다.

또 MRA 용량을 목표 미만으로 감량한 비율은 각 13.9%, 18.9%로 벨타사군에서 감량 가능성이 38% 유의하게 낮았다.

연구자가 보고한 고칼륨혈증 이상반응 발생 위험도 벨타사군이 위약군 대비 34% 적었다. 심혈관질환에 의한 입원 또는 사망, 칼륨 농도 5.0mEq/L 초과 등 고칼륨혈증 관련 예후 발생 가능성 역시 벨타사군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됐다.

아울러 MRA 용량을 줄이거나 치료를 중단한 비율은 벨타사군은 21.6%, 위약군 26.7%로 벨타사군의 가능성이 26% 의미 있게 적었다. 또 벨타사군의 92%는 RAAS 억제제·MRA 치료 용량을 최소 50% 이상 유지할 수 있었고 위약군은 87%로 조사됐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미국 베일러의대 Javed Butler 교수는 "이번 연구는 칼륨 흡착제가 칼륨 농도, 고칼륨혈증 사건을 조절해 고칼륨혈증 발생 HFrEF 환자의 RAAS 억제제 사용이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확인한 대규모 연구"라며 "고칼륨혈증으로 최적 RAAS 억제제 치료가 어려운 환자는 벨타사로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예후를 개선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벨타사, eGFR 관계없이 칼륨 농도 개선

NKF에서 발표된 사전에 정의한 DIAMOND 하위분석에서는 만성 콩팥병 동반 HFrEF 환자에게도 벨타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벨타사는 만성 콩팥병 단계와 관계없이 HFrEF 환자의 칼륨 농도를 개선했다.

결과에 따르면,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이 낮은 환자군에서 벨타사는 위약 대비 더 큰 칼륨 농도 감소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위약군 대비 벨타사군의 칼륨 농도는 △60mL/min/1.73㎡ 이상군 0.07mEq/L △60mL/min/1.72㎡ 미만군 0.14mEq/L △45mL/min/1.72㎡ 이상군 0.08mEq/L △45mL/min/1.72㎡ 미만군 0.19mEq/L 등 유의하게 더 감소했다. 

이와 함께 eGFR과 관계없이 벨타사군은 위약군보다 심혈관질환에 의한 입원 또는 사망 등을 포함한 예후가 개선됐다. 또 벨타사 투약 시 고칼륨혈증 사건 첫 발생, MRA 용량을 목표 미만으로 감량 등까지 시간을 연장할 수 있었다. 치료 관련 이상반응 발생률은 두 군 간 차이가 없었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미국 메릴랜드대학 Matthew Weir 교수는 "만성 콩팥병 동반 심부전 환자가 RAAS 억제제 치료 용량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가 칼륨 농도 증가 때문이다. 이에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 RAAS 억제제와 MRA는 과소투여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하위분석은 eGFR이 감소했을지라도 벨타사를 통해 MRA 전체 용량을 사용할 수 있음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