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내분비학회 춘계학술대회 7~9일 개최
100mCi 투여 시 연간 1만명당 7~10명 모든 암 발생 추정
팽진철 교수 "환자·가족의 치료 위험·이익 이해도 높여야"

▲서울대병원 팽진철 교수는 7~9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대한내분비학회 춘계학술대회 및 학연산심포지엄'에서 '방사성 요오드 치료의 방사선 위험: 감정 및 과학'을 주제로 발표했다.
▲서울대병원 팽진철 교수는 7~9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대한내분비학회 춘계학술대회 및 학연산심포지엄'에서 '방사성 요오드 치료의 방사선 위험: 감정 및 과학'을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이차암 발생 우려로 갑상선암 환자와 보호자뿐 아니라 의료진도 치료에 대한 걱정이 크다. 

실제 방사성 요오드 치료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연구마다 다른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하지만 과학적 측면에서 방사성 요오드 치료가 이차암을 유발한다고 봐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다. 단, 항암제의 종양 발생 위험과 비교해 큰 차이가 아닐 수 있다고 분석된다. 

이에 임상에서는 갑상선암 환자 및 보호자에게 방사성 요오드 치료에 따른 위험과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치료 수용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팽진철 교수(핵의학과)는 7~9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대한내분비학회 춘계학술대회 및 학연산심포지엄'에서 '방사성 요오드 치료의 방사선 위험: 감정 및 과학'을 주제로 발표했다.

"항암제와 비교해 종양 위험 크지 않을 수도"

팽 교수에 의하면, 갑상선절제술을 받은 환자가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진행하면 100mCi당 1.0Sv의 높은 선량을 받게 된다. 그러나 갑상선을 제거했다는 점을 고려해 계산하면 100mCi당 0.7Sv로 선량이 감소한다. 

이를 토대로 모든 암 위험을 계산하면 방사성 요오드 100mCi 투여 시 연간 1만명당 7~10명에게서 암이 발생한다고 추정된다.

실제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를 보면, 미국 SEER(Surveillance, Epidemiology, and End Results) 데이터베이스 조사 결과 방사성 요오드 치료군의 고형암 또는 조혈계 암에 대한 초과상대위험(ERR)은 비치료군 대비 각 1.18배, 1.78배 높았다. 초과절대위험(EAR)은 연간 1만명당 고형암 10.97명, 조혈계 암 4.01명이었다. 

대만 국민건강보험 코호트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방사성 요오드 150mCi 이상 투여 시 유의한 암 발생 위험 증가가 나타났고, ERR은 모든 암 1.30배, 백혈병 6.03배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 데이터를 토대로 약 21만명을 2.4년간 추적관찰한 연구에서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 시 백혈병에 대한 ERR이 1.68배, EAR이 연간 1만명당 1.1명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구 데이터를 함께 분석하면 방사성 요오드 100mCi 투여 시 연간 1만명당 7~10명의 전체 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이 방사성 요오드 치료의 이차암 발생 가능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있지만 통상적 항암치료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아닐 수 있다는 게 팽 교수 설명이다.

팽 교수는 "모든 항암제는 종양 발생 위험이 있다. 여러 항암제를 투약한 경우 골수계 종양 발생 위험이 일반인 대비 9배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다"며 "방사성 요오드 치료도 항암치료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와 항암제의 종양 발생 위험을 비교하면 큰 차이가 아닐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환자 심리 이해하면서 치료 접근 필요

▲서울대병원 팽진철 교수.
▲서울대병원 팽진철 교수.

과학적 측면에서 방사성 요오드 치료가 이차암의 절대적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갑상선암 재발을 줄이고 생존기간을 연장시키며 일부 갑상선암 환자는 완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 준비 과정과 시행에 갑상선암 환자 및 보호자의 협조가 필수인 만큼, 위험 대비 치료 이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고용량 방사성 요오드 치료조차 통상적 항암치료보다 위험이 높지 않으며 분명한 이익이 있음을 이해시켜야 한다. 

팽 교수는 "갑상선암 환자가 방사성 요오드 치료에 따른 위험과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치료 위험과 이익에 대한 환자 및 가족의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위험 노출에 대한 결정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다. 팽 교수에 의하면,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 경우 사람들이 느끼는 주관적 위험도가 높아지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저항성이 커진다. 그러나 치료 결정 권한이 본인에게 있다면 위험에 대한 감정적 수용성이 높아진다고 보고된다. 

팽 교수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의 감정적 수용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위험요인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주고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본인이 실천할 수 있는 방사선 노출량 저감 지침 등을 제공하면 감정적 수용성이 크게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사성 요오드 치료에 거부감을 가진 환자와 보호자의 감정적 수용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이들의 심리를 이해하면서 치료에 접근하는 것이 도움 될 것"이라며 "또 사회적으로 부정확하고 감정적인 노출 정보를 줄이고 합리적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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