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암병원 김경진·김신곤 교수팀, 건보공단 건강검진코호트에서 갑상선암 환자 데이터 분석
방사성요오드 치료군, 비치료군보다 CVD 위험 높지 않아…누적용량 많아져도 위험 증가 없어
김신곤 교수 "방사성요오드 치료의 심혈관 안전성 확인…국내 임상에 일반화 가능"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방사성요오드 치료가 갑상선암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오명을 벗었다.

국내 리얼월드 데이터를 토대로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받은 갑상선암 환자군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평가한 결과, 치료받지 않은 이들과 비교해 그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다. 

방사성요오드 치료가 심혈관에 안전하다는 결과를 얻은 것으로, 특히 누적용량이 많아져도 심혈관질환 위험이 유의하게 높아지지 않아 방사성요오드 치료용량에 대한 우려도 덜었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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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경진(제1저자)·김신곤 교수(교신저자)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Annals of Translational Medicine 10월호에 실렸다(Ann Transl Med 2020;8:1235).

방사성요오드 치료, 심혈관질환 위험 결과는 연구마다 제각각

방사성요오드 치료는 갑상선암이 '치료 잘 되는 암'이 되도록 해준 표준치료다. 갑상선암 환자는 갑상선 절제술에 이어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진행한다.

방사성요오드 치료는 일반적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이지만,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받은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방사성요오드 치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방사성요오드 치료가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명제는 정설이 아니며 연구마다 다른 결과를 보고하는 상황이다. 이를 주제로 덴마크 연구팀이 진행한 두 가지 연구 결과가 일치하지 않았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2013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갑상선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방사성요오드 치료 후 경동맥에 노출된 방사선량을 추정한 결과, 내피세포 기능부전을 촉진하고 죽상동맥경화증을 유발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Ann Nucl Med 2013;27:862~866).

그러나 같은 연구팀이 2016년 발표한 연구에서는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받은 갑상선질환 환자의 경동맥 내중막 두께(CIMT)는 변화가 없었고, 방사성요오드 치료가 죽상동맥경화증에 미치는 영향은 없거나 작다고 보고됐다(Thyroid 2016;26:965~971).

게다가 방사성요오드 치료가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들은 갑상선암이 아닌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했다는 한계가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심혈관에 부담을 주는 질환으로, 연구에서 혼란변수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방사성요오드 치료가 심혈관에 안전한지 명확하지 않은 가운데, 김경진·김신곤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코호트(NHIS-HEALS)를 기반으로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받은 갑상선암 환자와 치료받지 않은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비교했다.

NHIS-HEALS 분석 결과, 방사성요오드 치료 심혈관 안전성 확인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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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2015년 NHIS-HEALS 데이터베이스에서 갑상선암 환자 4845명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평균 나이는 56세였다.

전체 환자군 중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받은 환자(방사성요오드 치료군)는 2533명, 치료받지 않은 환자(비치료군)는 2312명이었다. 방사성요오드 치료군의 누적용량(중앙값)은 103mCi였다. 추적관찰 기간은 방사성요오드 치료군 72개월, 비치료군 58개월이었다. 

허혈성 뇌졸중, 허혈성 심질환, 출혈성 뇌졸중, 심부전 등을 1차 목표점으로 설정해 심혈관질환 발생률을 평가한 결과, 1000인년(person-years)당 방사성요오드 치료군은 13.96명, 비치료군은 17.32명으로 조사됐다.

다변량 교란요인을 보정해 분석한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은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지만 방사성요오드 치료군이 비치료군보다 13% 낮은 경향을 보였다(HR 0.87; 95% CI 0.71~1.07).

1차 목표점 평가요인을 각각 분석한 위험도 방사성요오드 치료군이 비치료군 대비 △허혈성 뇌졸중 17%(HR 0.83; 95% CI 0.51~1.34) △허혈성 심질환 10%(HR 0.90; 95% CI 0.71~1.13) △심부전 11%(HR 0.89; 95% CI 0.49~1.63)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출혈성 뇌졸중은 두 군간 위험 차이가 없었다(HR 1.01; 95% CI 0.49~2.09).

아울러 방사성요오드 치료의 누적용량에 따른 심혈관질환 위험도 관찰되지 않았다.

방사성요오드 누적용량에 따라 환자군을 △누적용량 없음 △100mCi 미만군(1045명) △100mCi 이상군(1488명) 등 세 개 군으로 분류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비교한 결과, 누적용량이 없는 군 대비 100mCi 미만군이 9%(HR 0.91; 95% CI 0.70~1.18), 100mCi 이상군이 15%(HR 0.85; 95% CI 0.67~1.08)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와 함께 허혈성 뇌졸중, 허혈성 심질환, 출혈성 뇌졸중, 심부전 등에 대해서도 방사성요오드 누적용량이 증가해도 유의한 위험 차이가 없었다.

김신곤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는 국내 갑상선암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방사성요오드 치료군과 비치료군간 심혈관질환 위험 차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방사성요오드 치료의 누적용량에 관한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100mCi를 기준으로 저용량과 고용량으로 분류했을 때에도 방사성요오드 치료는 심혈관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국내 갑상선암 환자 주요 사망 원인 '심혈관질환' 아냐

이와 함께 갑상선암 환자의 사망에 심혈관질환이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고 갑상선암 자체가 주요 원인으로 밝혀지면서, 적극적인 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김신곤 교수 연구팀이 지난 1월 발표한 결과에 의하면, 갑상선암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은 갑상선암이었고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일반인과 다르지 않았다(Eur J Endocrinol 2020;182:103~110).

이 연구는 2002~2013년 NHIS-HEALS를 48개월(중앙값)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로, 갑상선암 환자 4082명과 갑상선암이 없는 대조군 1만 2246명을 나이, 성별, 심혈관질환 과거력 등을 보정해 비교했다.

결과에 따르면, 갑상선암 환자의 사망률은 1.5%(61명)로 낮았다. 사망 원인을 살펴보면, 갑상선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32.8%로 가장 높았고, 다른 악성종양과 관련된 사망률이 31.1%,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13.1%로 뒤를 이었다.

이를 토대로 다변량 교란요인을 보정해 갑상선암 환자군과 대조군의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비교한 결과, 두 군간 유의한 위험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HR 1.25; 95% CI 0.90~1.74).

게다가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보정한 후 갑상선암 환자군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대조군보다 50%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지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는 없었다(HR 0.50; 95% CI 0.22~1.16).

그는 "갑상선암 환자는 생존기간이 길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분석한 결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특히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갑상선암 환자군과 대조군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심혈관 안전성 우려로 방사성요오드 치료 꺼리지 않아도 돼"

결과적으로 방사성요오드 치료는 갑상선암 환자에게 중요한 치료라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방사성요오드 치료의 심혈관질환 위험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최소 국내 갑상선암 환자는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받아도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방사성요오드 치료의 심혈관 안전성을 확인한 것"이라며 "연구들은 10년 동안 추적한 환자 중 건강검진 데이터가 있는 환자들을 분석해 국내 임상에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단, 건강검진을 받았다는 것은 건강에 신경 쓰고 적극적으로 병원에 내원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있다는 제한점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사성요오드 치료는 갑상선암 환자의 심혈관에 악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환자들은 적어도 심혈관 안전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치료받는 것을 꺼리지 않아도 된다"며 "갑상선암 환자의 사망 원인을 분석했을 때 갑상선암 자체가 원인인 경우 가장 많았고 심혈관질환은 주요 원인이 아니었다. 갑상선암의 예후가 좋다고 알려졌지만 갑상선암 진단시점에 이미 진행암 단계이고 예후가 좋지 않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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