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정혜경 교수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정혜경 교수는 P-CAB 제제는 빠른 약효와 강력한 산분비 억제로 위식도역류질환 1차 치료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정혜경 교수는 P-CAB 제제는 빠른 약효와 강력한 산분비 억제로 위식도역류질환 1차 치료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최근 새로운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임상진료지침이 발표됐다. 2012년 이후 8년 만에 나온 개정안이다. 개정안에는 위식도역류질환이 다양한 아형이 존재하는 만큼 이를 감별진단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법이 제시됐다. 

한국에서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는 급격히 늘고 있지만, 진단과 치료가 어렵고 약물 과용 등의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총 22개의 권고안으로 구성된 이번 가이드라인은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인에게 적합하도록 근거중심의학 방법론에 기반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다.

가이드라인 개정에 참여한 이대목동병원 정혜경 교수(소화기내과)는 P-CAB 제제가 위식도역류질환 초치료에 권고된 만큼 향후 PPI 제제가 충족시켜주지 못했던 의학적, 사회경제적 수요를 해결할 약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8년 만에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가이드라인이 개정됐다.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

크게 두 가지로 보면 된다. 우선 위식도역류질환은 진단이 잘 안되다 보니 서브타입에 대한 검사를 정확하게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치료를 진행하자는 내용이다. 현장에서는 실제 위식도역류에 따른 증상을 마주하기도 하지만 역류가 일어나지 않으면서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기능성 가슴쓰림증도 종종 있다. 

또 하나는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는 치료 과정에서 약물 복용을 중단한 이후 재발이 흔한 만큼 유지요법이 중요하다. 이에 가이드라인에는 초치료 이후 유지요법, 즉 장기치료에 대한 내용도 담겼다.

- 가이드라인 개정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한계도 있을 것 같다.

사실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은 상당히 방대한 작업이었다. 2012년 개정은 외국의 가이드라인을 국내 실정에 맞게 수용개작한 것이라 보면 된다. 그러나 이번 개정판은 그동안 축적된 임상 연구의 근거를 바탕으로 신규직접개발 방법으로 개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22개 권고안으로 구성돼 있고 각 권고안마다 메타분석을 통한 체계적 문헌고찰을 통해 근거를 축적했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한계라고 한다면 대면회의를 통한 활발한 토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논의해 인종별, 국가별 역학적 특성과 이에 따른 치료 전략에 차이가 있는가에 대한 토론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 가이드라인에서 GERD 초치료에 P-CAB이 권고됐다.

P-CAB 제제는 기존 약제에 비해 효과가 월등하게 좋다. 특히 PPI 제제와 비교하면 산 분비 억제에 있어 훨씬 강력하다. 이 때문에 역류성식도염 증상이 심한 환자들에게 초치료에 P-CAB을 사용하면 치료 효과가 좋다. 또 불응성 환자의 경우에도 사용할 수 있다. 위산분비억제제는 환자의 약 40%에서 불응성이다.

환자들이 불필요하게 약제를 복용하지 않도록 약효가 강력한 P-CAB 제제를 처방함으로써 불응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더 효과적으로 진단하고 치료도 초기에 잘할 수 있게 된다.

- P-CAB이 PPI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나.

PPI의 미충족 수요는 여러 가지가 있다. PPI는 위산을 분비하는 벽세포의 프로톤 펌프에 붙어 작용하는데 여러 가지 기전적 특성 때문에 약효를 발현하기까지 3~5일의 시간이 걸린다. 한국인의 특성상 빠른 약효 발현이 중요한데 이는 PPI의 미충족 수요로 볼 수 있다.

반면 P-CAB 제제는 빠른 약효 발현 시간 덕분에 PPI를 복용하는 환자들이 다른 약제, 다른 의료기관을 찾지 않도록 한다. 

아울러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 가능하다는 점도 PPI의 언맷니즈를 해소한 부분이다. PPI 제제 가운데 오메프라졸은 식후 복용하게 되면 불안정한 경우가 있어 식전 복용을 권유하는데, P-CAB 제제는 식사 전후 상관없이 복용 가능해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

-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의원-병원-상급종합병원으로 이어지는 진료의뢰체계가 잡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식도역류질환의 아형을 분류하는 등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24시간 식도산도검사 등이 필요한데 적은 수가, 복잡한 검사, 판독 등을 고려할 때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시행하기 어렵다.

이에 의원급에서 위식도역류질환 여부, 불응 여부 등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상급종합병원에서 필요한 검사를 시행한 후 다시 의원급으로 회송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가이드라인 제정 이후 후속조치도 중요하다. 개정된 가이드라인의 의미를 개원가에 정확하게 전달하고, 의료진 대상 연수강좌도 진행하는 등 확산시키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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