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의료기기 업체들과 공공의료 빅데이터 세미나 개최
민간기업에 12건 정보 제공, 현재 2곳만 연구 완료
환자-의료진 건강정보 공유 서비스, QR 처방전 시범사업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데이터3법 개정 이후 민간 기업이 공공 보건의료데이터 가명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가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적극적인 데이터 협력을 약속하고 나섰다.

다만 아직까지 민간 헬스케어 기업이 데이터를 적극 요청하기에는 문턱이 있어 보인다. 건보공단은 비급여 정보를 구축하고, 시장진출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건보공단 빅데이터운영실 조규동 팀장, 빅데이터전략본부 건강서비스부 김록영 부장
왼쪽부터 건보공단 빅데이터운영실 조규동 팀장, 빅데이터전략본부 건강서비스부 김록영 부장

건보공단은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과 '공공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의료기기·서비스 개발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해 11월 30일 기준 건보공단이 갖고 있는 국민건강정보 데이터베이스는 584테이블, 1만 4000기가바이트 규모다.

특히 데이터3법 개정 이후 근거법 없이도 개인연구자가 가명정보 결합을 통해 데이터 결합을 연구할 수 있게 됐다.

자료를 필요로 하는 신청자는 IRB 계획서와 공문을 제출하고 두 차례의 심의를 거친다. 이후 결합신청 승인을 받게 되면 결합키를 생성한 후 자료 제공 절차에 진입한다.

건보공단은 지난 2014년부터 자료를 제공한 후 약 7000건의 데이터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중에서 민간기업에 제공한 것은 12건이다.

박종헌 빅데이터실장은 "데이터3법 개정 이전까지는 민간기업에 제공하지 못했고, 개정 이후 제공한 12건은 대부분 AI(인공지능) 업체였다"며 "로직을 활용해 건강위험도를 계산하거나 앱에 탑재하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가 오래 걸리기 때문에 자료제공에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12건 중 연구가 완료된 것은 2건이지만 1건은 중단됐고, 나머지 1건이 앱을 개발해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건보공단은 의료기기 업체들을 향해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결합 노력을 당부했다.

건보공단 빅데이터운영실 조규동 팀장은 "병원에 있는 자체 코호트 결합 사례가 많고, 항암자료도 연계하려고 하고 있다. IT 업체가 특정 데이터를 결합하고 싶다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보공단 데이터 세계적 인증...의료기기 개발에 경쟁력 있다"

의료기기 업체 관계자들 비급여, 행위수가 정보 등 질의

건보공단은 개인건강정보를 바탕으로 향후 평생건강정보를 제공하고 신기술과 웨어러블 기기를 연동한 건강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보건복지부가 밝혔던 보건의료데이터 표준화 로드맵에 발맞춰 개인생성건강데이터(PGHD) 표준 기반도 마련할 예정이다.

빅데이터전략본부 건강서비스부 김록영 부장은 "건보공단 자료 공개 시기가 꽤 오래됐는데, 처음에는 국제 학회 문턱을 넘기 어려웠다. 전국민데이터라는 것을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이었고 대표성에 대해 의문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데이터를 손질해 쓸 수 있게 만들고, 최근에는 좋은 학회지에도 많이 실렸다"며 "개인건강기기 연계 지원을 위해 표준화 기반도 마련하겠다. 건보 데이터는 세계적 인증을 받았으며 이를 통해 의료기기 R&D가 성공하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의료기기 업체 관계자들은 다양한 질문을 제시했다. 특히 건보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에는 비급여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박종헌 실장은 "올해 1월부터 비급여관리실을 만들었다.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전체 의료기관 비급여 정보를 받도록 진행 중이지만 아직 공급자의 우려가 있다"며 "의견차가 해소된다면 올해 내로 비급여 자료를 제출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 정보를 민간에 개방하기 위해서는 다른 절차가 필요하다. 급여는 어느정도 표준화 작업이 이뤄졌지만 비급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표준화 작업을 완료해야 한다"며 "연구용으로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공개된 정보가 주상병과 보조상병에 비해 행위정보 비중이 낮아 구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 실장은 "상병정보와 행위정보는 똑같이 제공하고 있다. 다만 행위자료는 더 어렵기 때문에 행위, 약제, 치료재료로 분류해 코드와 함께 제공하겠다"고 답했다.

진료지원 플랫폼 구축사업 중 하나인 QR 처방전 개요
진료지원 플랫폼 구축사업 중 하나인 QR 처방전 개요

빅데이터 청구자료가 실시간 데이터가 아닌 의료기관 청구 데이터라는 점에서 시간차가 존재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건보공단은 실시간 처방정보(QR처방전)와 진료지원 플랫폼을 연계하는 시범사업을 원주에서 진행 중이다. 진료지원 플랫폼은 환자와 의료진간 건강정보를 공유하고,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부 협업 시범사업이다.

김록영 부장은 "자신의 건강정보를 의료진이 보고, 맞춤형 진료를 받고 싶은 사람도 있다. 여러 정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복약정보"라며 "이를 위해 진료지원 플랫폼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개월 전 처방정보가 아닌 현재 정보가 중요하다. 전자 처방전을 통해 실시간 내역을 의료진과 공유할 수 있다"며 "의료기관 규모에 따라 플랫폼이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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