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경정신의학회 오강섭 이사장(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오강섭 신임 이사장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오강섭 신임 이사장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코로나 19(COVID-19)로 인해 우울증 등 국민들의 정신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더불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역할 또한 더욱 중요해졌다. 

올해 1월부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지휘를 맡게 된 오강섭 신임 이사장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역할은 지금까지와는 달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 이사장은 "코로나 19가 길어지면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졌다"며 "사회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고,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미래 사회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전략특별위원회, 보험특별위원회, 법사-사회특별위원회 등을 가동하고 있다. 오 이사장을 만나 2년 동안 학회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들어봤다. 

- 임기 2년 동안 어떤 사업을 진행할 계획인지?

많은 사람이 코로나 19로 인해 정신건강을 위협받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정신건강의학과 요양급여 비용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정신질환 진료뿐 아니라 심리방역 활동, 비대면 프로그램 개발 등 적극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기존 학회 운영에 더불어 급변하는 사회에 대처하기 위해 '미래전략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새로운 시대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한양대구리병원 최준호 교수가 위원장을 맡은 미래전략특별위원회에서 디지털 치료제나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을 연구하고 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비대면 진료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시선이 있지만 정신건강의학과에 맞는 새로운 접근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경희대병원 백종우 교수가 위원장으로 있는 법사-사회특별위원회에서 장기화하는 코로나19에 대한 심리방역 대책도 만들고 있다. 코로나19 초기 만들어 발표했던 심리방역을 조금 더 보강해 이번 달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석정호 교수가 위원장으로 있는 보험특별위원회에서는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수가를 인정받기 위해 노력 중이다. 

-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역할의 중요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는 팬데믹이 앞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물음표를 던져줬다. 앞으로 학회는 변화하는 사회에 제대로 대처하고 능동적으로 반응하기 위해 회원들의 역량 강화를 중점을 둘 계획이다.

이를 위해 춘·추계학술대회는 물론 이슈가 발생했을 때 온라인으로 심포지엄을 열어 환자 치료와 정신건강 케어 등 회원들이 자신 있게 진료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오강섭 신임 이사장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오강섭 신임 이사장

- 디지털 치료제가 이슈다. 이에 대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디지털 치료제에 관해 관심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도 많고, 학회도 이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도 많고,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진행 사항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 수년 내에 디지털 치료제가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전략특별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문제는 임상에서 사용될 수 있느냐다. 이를 위해 디지털치료제 임상시험이 필요하고, 수가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 외국에서도 디지털 치료제개발이 한창이다. 하지만 이런 제품도 국내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 국가 건강검진에 정신건강 항목을 매년 넣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2년마다 국가 건강검진에서 정신건강을 체크하고 있지만 너무 형식적이란 비판이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쉽지 않은 것 같다. 모든 질환을 대상으로 해야 할지, 특정 질환만 해야 할지 등 논의할 게 많다. 현재 학회 내에서 TF를 만들어 논의 중이고, 정부와도 얘기하고 있다.

- 여러 상급종합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입원 병동을 없애는 추세다. 이에 대한 환자들 불만도 높다. 

아마도 병원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아 병원 경영진들이 입원 환자를 받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는 서울 시내에서 급성기 환자를 입원시킬 병원이 없다는 점이다. 환자들이 갈 곳이 없어진 것이다. 정부가 병동이 유지될 수 있도록 수가를 올려주거나 혹은 병동을 운영하는 병원에 의료기관 평가인증 시 점수를 더 주는 방식 등 변화가  필요하다. 

- 진료 환경은 좋아졌는지 궁금하다.

고 임세원 교수 사건 이후 위험한 상황에 대비해 대피로를 만들거나 훈련을 하는 등 좋아진 것은 맞다. 하지만 개인의원 등 규모가 작은 병원의 상황은 여전히 열악하다. 비상벨이 설치돼 있지만 경찰이 출동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정신건강복지법에 의사를 보호할 수 있는 항목을 좀 더 세세하게 규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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